시사위크=손지연 기자 자유통일당을 창당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전날(19일)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힘 경선 후보가 20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한 김문수·나경원·홍준표 후보에게 “전광훈당으로 가서 경선하라”고 일침했다. 전 목사가 주도한 탄핵 반대 시위에 참여한 이들을 옹호하는 등 윤 전 대통령 강성 지지층에 호소하던 세 후보를 향한 공세의 수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 “전광훈 목사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저 웃고 넘길 해프닝이 아니다”라며 “헌법 질서를 부정하고 내란을 미화한 인물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는 일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며, 보수의 정신을 뿌리째 뒤흔드는 모욕”이라고 말했다.
이어 “탄핵 정국 당시 전광훈 목사와 보조를 맞추며 극우의 길을 함께 했던 나경원, 김문수, 홍준표 세 분, 이제는 분명히 입장을 밝혀야 할 때”라며 “전광훈 목사의 출마에 동의하냐, 아직도 그의 노선에 함께하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침묵은 동조다. 모호함은 방조다”라며 “만약 여전히 전광훈 목사의 생각을 따르고, 그와의 관계를 끊지 못하겠다면 전광훈당으로 가서 경선을 치르시라. 그게 자신에게, 국민에게 솔직한 길”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께도 요청한다”며 “이들을 말리고 타일러 주시라. 대한민국을 위해, 보수를 위해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안 후보는 전광훈 목사가 이끌었던 ‘탄핵 반대’ 세력의 논리를 ‘극우’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지금, 보수는 결단해야 한다”며 “극우와 결별할 것인가. 아니면 함께 침몰할 것인가”라고 강조했다.
비상계엄 전 국민의힘은 자유통일당을 비롯한 전 목사의 세력을 보수가 아닌 ‘극우’로 보고 이들과 선을 그어 왔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직후 국민의힘은 직접 비상계엄을 옹호할 수도, 정부의 결정에 공동 책임을 가진 여당으로서 선 긋기를 할 수도 없는 상황에 몰렸다.
전 목사는 자유통일당을 주축으로 ‘탄핵 반대 집회’를 열고 윤 전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이들의 논리에 호응해 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국민의힘의 지지율도 동반 상승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탄핵 반대 집회에 직접 참여해 윤 전 대통령 강성 지지층에 편승한 발언을 내놓았다.
당내 일각에선 ‘당이 극우화되고 있다’는 지적들이 있었지만 헌재에서 기각·각하 판결이 나올 수 있다는 예상이 커지면서 ‘탄핵 반대’ 세력과 결탁이 더욱 심화한 바 있다. 하지만 결국 헌재에서 8대0으로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조기 대선이 현실화돼 국민의힘 당내 경선이 진행되고 있지만 탄핵을 반대한 후보들이 윤 전 대통령과 강성 지지층에 애매한 줄타기를 하는 모양새에 안 후보가 이를 지적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지금 교육 현장과 정치 무대에까지 전한길 씨처럼 계엄령을 미화하고 독재를 합리화하는 인물들이 침투하고 있다”며 “이제는 분명한 선을 그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내란을 옹호하고 탄핵을 부정하는 세력은 결코 이재명을 이길 수 없다”며 “전광훈 세력은 보수의 가치를 안에서부터 무너뜨릴 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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