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손지연 기자 국민의힘 대선 후보 1차 경선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21일 ‘4강’의 남은 한 자리를 두고 나경원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총력전에 나섰다. 1차 경선 후보 8인 중 김문수‧한동훈‧홍준표 후보는 ‘3강’ 구도를 구축하며 2차 경선을 확신하고 있다. 나 후보와 안 후보는 여론조사상 접전을 펼치고 있어 2차 경선 마지막 자리를 두고 서로를 향해 맹공을 펼치고 있다.
◇ 1차 컷오프 앞두고 동분서주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1차 경선 관련 회의를 열었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이날부터 이틀간 5개 여론조사 기관에서 800명씩 총 4,000명을 샘플로 한 여론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결과 발표는 오는 22일 오후 7시쯤 황우여 선거관리위원장이 발표한다. 득표율이나 순위는 공개하지 않기로 하고 4명의 진출자 명단을 가나다순으로 공개하겠다고 했다.
1차 컷오프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자 국민의힘 경선후보들은 지지세 확보 경쟁에 나섰다. 2차 경선 진출이 유력하다고 평가 받는 ‘3강’ 김문수‧한동훈‧홍준표 후보는 이날 후보 간 비방전 없이 정책 발표와 지방 일정을 진행했다. 하지만 2차 경선 진출의 기로에 선 나경원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오전 수도권에서 운영 중인 GTX(광역급행철도)를 전국 5대 광역권으로 확대해 ‘전국급행철도망’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홍준표 후보는 복지 예산을 국내총생산(GDP)와 연동해 책정하고 노인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70세로 단계적으로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한동훈 후보는 보수의 텃밭인 경북 경주와 포항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한 후보는 경주 APEC 정상회의 개최 예정지를 찾았다. 이어 경주 황리단길을 방문하는 등 지역 현안을 듣는 등 시민들과의 접촉면을 늘렸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CBS 노컷뉴스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후보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홍준표‧한동훈‧김문수 후보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이어 안철수 후보 9.1%, 나경원 후보는 4.8%로 조사됐다.
하지만 국민의힘 1차 경선 룰처럼 ‘역선택 방지 조항’을 적용해 국민의힘 지지층 또는 무당층에 한정한 결과에서는 안철수 후보와 나경원 후보의 순위가 바뀌었다. 나 후보가 7.2%, 안 후보가 6.1%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같은 접전 때문에 두 후보 간 설전이 격화됐다.
안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하며 윤 전 대통령 지지층을 이끈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대선에 출마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탄핵에 반대한 나 후보를 향해 “전광훈 당으로 가서 경선을 치르라”고 주장했다.
이에 나 후보는 전날 오후 페이스북에서 안 후보를 향해 “남의 둥지에 알 낳고 다니는 뻐꾸기 그만하고 차라리 탈당해 안철수 당을 만들어 갈 길을 가시라”고 일침했다. 또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뻐꾸기가 남의 둥지에 가서 알을 낳는다. 정당이라는 것은 가치와 이념 집단이다. 사교집단이 아니다”라며 “안 후보는 대선 때마다 이 당 저 당 다니시고 늘 누구 손을 들어주는데 우리 당에 오시기는 했는데 우리 당 가치에 동의하시냐”고 공세의 수위 높였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탄핵에 반대한 후보들을 향해 “어딜 염치없이 대선에 나가냐”며 “제발 당원 앞에 부끄러운 줄 아시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나경원 후보, 윤 전 대통령을 끌어들이지 말라고 하셨다”며 “윤 전 대통령이 본인에게 대선에 나가라고 하셨다고 흘리다가 토론에서는 막상 불리하니 윤 전 대통령을 언급하지 말라니,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것도 이 정도까지는 못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각하’를 외치던 분이 탄핵 인용되자마자 대선 판에 뛰어든 모습, 당원들은 다 기억하고 있다”며 몰염치의 끝”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계엄을 옹호하고 탄핵을 반대한다면 계속 그 길을 가야지, 대선 출마가 웬 말이냐”고 일침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날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나 후보는 김문수 후보와 표를 나눠먹는다”며 “거기에서 얼마나 더 뺏어오느냐가 관건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안 후보 캠프에 현역 의원이 아무도 안 갔다”며 “조직 싸움도 있는 것인데 개인기로만 하실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고 했다.
경선에 참여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나경원 후보가 좀 올라오는 것 같다”며 “어떤 후보가 올라오든 후보 간 유불리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언급된 조사는 무선 자동응답(ARS) 100%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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