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7일 대통령실이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요구와 관련해 ‘원칙적 공감’을 언급한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의 발언을 뺀 속기록을 배포한 것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 대해 국민 앞에 직접 해명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부조직법 문제점’ 토론회에서 “이번 사태를 방치 한다면 대통령실의 메시지는 향후 단 한 줄도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 15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이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것에 대해 “특별한 입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발언이 대통령실이 조 대법원장의 사퇴에 힘을 실은 것이란 해석이 나오자 강 대변인은 재차 브리핑을 열고 “브리핑 취지를 오독했다”고 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에게 제공되는 대통령실 속기록에는 ‘원칙적 공감’이라는 내용을 뺐다는 것이다. 이후 기자단의 항의로 대통령실은 해당 발언을 포함한 속기록을 재차 올렸다.

송 원내대표는 “대통령 대변인의 발언은 대통령의 뜻으로 기록되는 대통령 기록물”이라며 “이를 고의로 삭제, 수정한 것은 은폐 시도이자 국민과 언론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강 대변인의 발언이 대통령의 뜻인지 직접 밝혀야 한다”며 “강 대변인의 기만과 은폐가 대통령실 내부에서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것인지에 대해서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기록은 민주주의의 블랙박스”라며 “국가의 기록 역시 권력의 입맛대로 수정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과거의 기록은 은밀히 사후적으로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언론 앞에서 실시간으로 삭제와 복구가 반복됐다”며 “대통령의 입이라는 위치를 망각했거나 대통령 권력을 등에 업고 호가호위할 수 있다고 자만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외교는 한미 간에도 주변국과의 관계에서도 계속 산으로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의 입이 제멋대로 행동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말실수로 끝나지 않고 곧바로 외교적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 대통령은 결단해야 한다. 기록을 제멋대로 수정하며 공직기강을 해태한 강유정 대변인을 즉각 해임해 더 큰 외교적 참사가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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