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조 대법원장이 ‘반이재명 정치 투쟁’의 선봉장이 됐다는 것이디. 이는 지난 대선 당시 대법원이 이재명 대통령(당시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2심 무죄 판결을 뒤집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을 결정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은 반이재명 정치 투쟁의 선봉장이 됐다. 대선에서 조 대법원장이 이재명 (당시) 후보의 최대 정적으로 부상했음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라며 “이로써 대법원장의 내심 의사가 어떠한지도 알 수 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 자격을 박탈할 수 있거나, 적어도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쳐 낙선시킬 수 있다고 믿었기에 사법부의 명운을 걸고 과반 의석을 장악한 정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와 승부를 겨루는 거대한 모험에 나서기로 결심했을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 추론 아니겠는가”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사법부는 대법원장의 사조직이 아니다”라며 “대법원장의 정치적 신념에 사법부 전체가 볼모로 동원돼선 안 된다.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해명할 수 없는 의심에 대해 대법원장은 책임져야 한다. (조 대법원장은) 사과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정 대표는 조 대법원장을 향해 대한민국 국민을 우습게 보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국민은 3·15 부정선거 부정부패의 책임을 물어 이승만을 하야시켰고, 당시 내무부 장관은 사형당했다”며 “내란 수괴, 부정부패 혐의 등으로 전두환·노태우 씨를 단죄했고, 이명박도 감옥에 보냈다. 박근혜·윤석열을 탄핵한 국민”이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가운데 대통령실도 민주당에서 나온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대해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에 대한 대통령실의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특별한 입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국회는 숙고와 논의를 통해 헌법 정신과 국민의 뜻을 반영한다. 가장 우선시되는 선출 권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대적·국민적 요구가 있다면 임명된 권한으로선 그 요구에 대한 개연성·이유를 돌이켜봐야 할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점에선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강 대변인은 브리핑 후 서면 공지를 통해 “추 위원장의 ‘대법원장 공개 사퇴’ 요구와 관련해 밝힌 대통령실 입장은 ‘국회는 숙고와 논의를 통해서 헌법 정신과 국민의 뜻을 반영하며 대통령실은 그러한 시대적·국민적 요구가 있다면 임명된 권한으로서 그 요구에 대한 개연성과 이유를 돌이켜봐야 될 필요가 있다’는 취지”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