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정소현 기자 “호남에서 불 안 나나?!”
지난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역대급 망언이 터져 나왔다. 한 의원이 “호남에서 불 안 나나”라고 발언한 것인데, 공교롭게도 ‘경북 산불 특별법’을 표결하던 중 생긴 일이라는 점에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측에선 발언의 주인공을 반드시 찾아내겠다며 격앙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논란은 지난 25일 경북 산불 특별법을 표결하던 중 발생했다.
이날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선 정부조직법에 앞서 ‘경북·경남·울산 초대형산불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경북 산불 특별법)’ 표결을 먼저 실시하기로 했다.
투표가 진행되고, 우원식 국회의장이 “투표를 다 하셨습니까”라고 묻자 “네”라는 답이 쏟아진 가운데, 국민의힘 의석에서 ‘호남에선 불 안 나나?!’라고 외치는 목소리가 들렸다. 주변에선 웃음소리도 나왔다. 이 목소리는 언론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우원식 의장은 당황한 듯, 좌우를 돌아보며 주변을 살폈다.
해당 발언을 한 의원이 누군인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사상 최악의 산불 피해와 이를 지원하기 위한 법안을 표결하던 중이었단 점에서 이런 발언은 상식 밖이자, 도를 넘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실제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 3월 발생한 초대형 산불로 경북 북부 일대는 사상 최악의 피해를 입었다. 마을 전체가 불에 타는 등 역대 최대 피해 면적을 기록한 것은 물론, 3,587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피해액은 1조505억원, 복구비는 1조8,310억원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해당 의원이 누구인지 밝히고 사죄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김현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망언의 주범은 석고대죄하라”고 적었다. 정진욱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경북·경남·울산 지역의 초대형 산불 지원법이 통과되는 순간 이런 망언을 했다”며 “반드시 찾겠다”고 했다.
국회 과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소속 최민희 의원은 26일 자신의 SNS에 “어제 영남 지역 산불피해법이 통과된 뒤 느닷없이 ‘호남에선 불 안 나나’라는 그녀 목소리가 들려왔다”면서 “사람이라면 도저히 할 소리가 아니다. (그렇게 외친) 국민의힘 의원은 자수하고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날 ‘경북·경남·울산 초대형산불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은 재석 218명 중 찬성 213명, 기권 5명으로 가결됐다. 해당 특별법은 국무총리 소속으로 경북·경남·울산 초대형산불 피해지원 및 재건위원회를 설치해 다른 법률에서 지원 또는 보상한 사항 외에 추가적인 지원 사항 등을 심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아울러 △공동영농조직·스마트농업 지원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피해 복구 지원 △피해지역 복구·지역 재건을 위한 정책사업 및 산림소득사업 등 우선 지원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우원식 의장이 특별법안 가결을 선포하자, 국회 본회의 현장을 찾은 청송·영덕 지역 피해 주민 40여명은 손을 번쩍 들고 박수를 치며 크게 환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