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지난 2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2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시스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지난 2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2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재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쏴 죽이겠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주장했다. 즉각 한 전 대표는 “참담하고 비통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전 대표는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0월 1일 무렵은 제가 여당 대표로서 당과 정부의 성공을 위해 윤 전 대통령에게 의료 사태 해결, 김건희 여서 비선에 대한 단속, 김 여사에 대한 민심을 반영한 특별감찰관 임명을 비공개로 요청하고 있을 때였다”며 “참담하고 비통하다”고 했다.

앞서 곽 전 사령관은 같은 날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1일 대통령 관저에서 군 수뇌부와 만찬을 갖던 중 한 전 대표와 일부 정치인을 잡아 오라면서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 말을 했다고 증언했다. 아울러 이러한 발언 전후에 ‘비상대권’이라는 말을 했다고도 덧붙였다.

즉각 윤 전 대통령 측은 입장문을 내고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변호인들이 직접 여쭈었을 때 윤 전 대통령은 수차례, ‘한동훈을 내가 왜 체포하거나 잡아 오라고 하겠느냐, 그게 말이 되느냐’라고 분명히 말씀하셨다”라고 했다. 

이어 “곽 사령관의 진술은 그간 일관성이 부족하고 발언이 자주 바뀌어 온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해당 내용이 사실인지 매우 의문이며 실제로 오늘도 ‘한동훈 관련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하다가 곧바로 말을 바꾸는 등 본인이 직접 들은 것인지조차 불분명한 태도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곽 전 사령관의 증언이 사실일 경우, 비상계엄의 의도가 일부 정치인들에게 위해를 가할 목적이 있었다고 유추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은 국군을 사병으로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며 “군대를 사병처럼 동원해 헌정질서를 파괴해 독재 권력을 구축하고 정적이나 평소 눈에 거슬린 존재는 총으로 쏴서라도 제거하겠다는 극단적 생각을 가졌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내에서는 이러한 곽 전 사령관의 주장이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전날 YTN 라디오 ‘김준우의 뉴스정면승부’ 인터뷰에서 “수사 과정을 통해 육하원칙에 따라야 구체성이 갖춰지는데 그러지 않고 공판장에서 즉흥적으로 마치 던지듯이 한다면 신뢰성을 얻기 힘들다”라고 했다. 

이어 “친구끼리 있다가도 ‘너 진짜 죽는다’ 그런 이야기는 왕왕한다”며 “일단 윤 전 대통령이 밝힌 입장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좀 더 힘을 싣고 사실관계를 따져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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