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C랩 아웃사이드 데모데이 개최… 투자 유치의 장 마련해

26일 서울 서초구 '삼성 서울R&D캠퍼스'에서 열린 'C랩 아웃사이드 데모데이'에서 1년간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들이 그간의 성과와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
26일 서울 서초구 '삼성 서울R&D캠퍼스'에서 열린 'C랩 아웃사이드 데모데이'에서 1년간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들이 그간의 성과와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

시사위크|서초=서예진 기자  국내 스타트업의 든든한 조력자를 자처한 삼성전자가 1년간의 성과를 선보였다. 자사 창업지원 프로그램 ‘C랩 아웃사이드’를 통해 기술지원부터 투자유치까지 ICT 분야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종합적으로 지원해온 성과다.

C랩 아웃사이드는 스타트업의 아이디어와 삼성전자의 첨단 기술력·사업 노하우를 접목해 국내 유망 스타트업을 ‘유니콘 기업’(매출 1조원이 넘는 벤처기업)을 넘어 세계적인 ‘데카콘 기업’(매출 11조원이 넘는 벤처기업)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삼성전자는 26일 서울 서초구 R&D센터에서 스타트업 대표, 투자자, 삼성전자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C랩 아웃사이드 데모데이’를 개최했다. C랩 아웃사이드는 삼성전자의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을 사외 스타트업까지 확대한 창업지원 프로그램이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10월 선발돼 1년간 지원을 받은 20개 스타트업들이 투자자 등에게 제품과 서비스 등을 소개하고 전시하는 차원에서 개최됐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 8월부터 2019년 C랩 아웃사이드 공모 진행을 통해 선발된 18개 신규 스타트업도 공개했다. 

행사는 스타트업들의 발표와 전시로 구성됐다. 전시부스에서는 각 스타트업의 창업 목적과 기술, 성과에 대해 알아볼 수 있었다. 

아동용 시력검사 앱을 제작한 픽셀디스플레이의 하주은 팀장은 “인도 시장을 타겟으로 만든 앱”이라며 “근시·원시·난시·약시 위험까지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픽셀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의 기본 카메라로 어두운 곳에서 아동의 눈을 촬영하면, 모아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안질환을 진단해내는 앱이다. 

해당 앱은 저소득층 아동이 정기적으로 시력검사를 받지 못해 실명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주요 시장은 인도 등 개발도상국이다. 우선적으로는 인도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픽셀디스플레이는 국내와 인도 병원과 협업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인증도 받았다. 삼성 측은 인도·중국 시장에서의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로봇 맞춤 운영체제(OS)를 탑재한 반려 로봇도 있다. 반려 로봇 Pibo를 개발한 써큘러스 박종건 대표이사는 C랩 아웃사이드 지원과 관련해 “정량적·정성적 지원을 모두 해주고 있다”며 “쾌적한 사무실과 식사 제공,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1억원을 지원해준다. 또 삼성 그룹사와 협업을 제공하는 등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26일 서울 서초구 '삼성 서울R&D캠퍼스'에서 열린 'C랩 아웃사이드 데모데이'에서 1년간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들이 투자자들에게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26일 서울 서초구 '삼성 서울R&D캠퍼스'에서 열린 'C랩 아웃사이드 데모데이'에서 1년간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들이 투자자들에게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실제로 이날 발표를 진행한 스타트업들은 1년간 C랩 아웃사이드 프로그램을 통해 각자의 성과를 거둔 곳이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스파크랩스, 디캠프 등 스타트업 투자사 관계자들도 참석해 발표 내용에 관심을 보였다. 스타트업들의 발표 후에는 스타트업 유튜버 태용의 사회로 4개 스타트업 대표가 C랩 아웃사이드와 관련한 경험담을 나누는 시간도 마련됐다. 

다자간 영상통화 앱 ‘스무디’를 만든 조현근 대표는 “삼성전자와 협업을 통해 삼성전자 AR(가상현실) 이모지를 도입했다”며 “스타트업이 AR 이모지를 개발하려면 굉장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삼성전자로부터 최고 수준 AR 이모지 기술을 제공받아 서비스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스무디는 현재 갤럭시 스토어에 등록된 상태다. 

인공지능(AI) 기반 유아 인지발달 솔루션 개발사 ‘두브레인’은 저소득층 학생을 돕는 봉사단체에서 시작해 회사가 됐다. 두브레인의 최예진 대표는 “아이들을 조용히 시키려고 스마트폰을 줄 수밖에 없다면 다양하게 두뇌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아산병원, 연세대 세브란스, 하버드 의대 등 11곳에서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브레인은 현재 33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최 대표는 “삼성전자와 함께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글로벌 사업 확대 기회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기술로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외국어 학습 앱 에그번을 만든 문관균 대표는 발표에서 “에그번은 챗봇으로 외국어를 배우는 플랫폼”이라며 “대부분 매출이 미국, 일본에서 나왔지만 삼성전자와의 협업으로 3분기에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새로운 매출이 생겼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체리혜리(베트남 전문 유튜브 크리에이터)같은 유명 유튜버도 삼성전자 덕분에 쉽게 접촉, 협업할 수 있었다”며 “사업기반이 취약한 스타트업 입장에서 컨설팅 등 성장지원을 통한 흑자전환이 C랩 창업지원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우수 스타트업들에게는 CES, MWC, IFA 등 세계적인 IT 전시회 참가도 지원해준다. 전세계 소비자로부터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셈이다.

올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에는 C랩 아웃사이드 소속의 ▲서큘러스 ▲소브스 ▲렛시 ▲스무디 등 총 4개의 스타트업이,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9’에는 ▲모인 ▲브이터치 ▲네오사피엔스 등 총 9개의 스타트업이 참가했다.

삼성전자 가전(CE)부문 대표 겸 삼성리서치 연구소장 김현석 사장은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기술적 스펙 중심의 상품 시장은 쉽게 포화되지만 만족스러운 소비자 경험을 그렇지 않다”며 “(스타트업 같은) 스몰팀의 장점을 잘 살린다면 시장과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포착해 새로운 경험과 솔루션을 빠르게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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