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프리미엄 제품 출시 및 판매 확대 방침

LG전자가 의류관리기 트롬 스타일러의 새 TV 광고를 공개했다. /LG전자
지난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생활가전 부문에서 실적 호조를 이뤄냈다. 이에 양사는 올해도 생활가전의 프리미엄 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사진은 LG전자 의류관리기 '스타일러'의 TV광고. /LG전자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지난해 전자기기 제조사의 실적에서 눈여겨 볼 것은 바로 생활가전의 실적이 견조하다는 점이다. 반도체 부진 및 스마트폰 시장 둔화 등의 악재 속에서도 기업들은 생활가전, 특히 프리미엄 가전의 매출 증가를 보이며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생활가전 시장에서 이 기세를 이어가고자 프리미엄 전략을 들고나올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달 30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각각 발표했다. TV와 생활가전(에어컨·세탁기 등)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부문은 지난해 매출액 44조7,600억원, 영업이익 2조6,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3%, 30.5% 늘었다.

LG전자는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가 TV를, H&A(홈어플라이언스 앤 에어솔루션)사업본부는 생활가전을 담당한다. 지난해 HE사업본부는 매출액 16조1,516억원으로 전년 대비 0.9%, 영업이익은 9,801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줄었다. 이는 LCD(액정표시장치) TV 시장이 중국 업체의 물량공세에 장악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H&A사업본부는 연간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해 LG전자의 실적에 효자 노릇을 했다. H&A사업본부의 지난해 매출은 21조5,155억원이며, 영업이익은 1조9,962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3% 증가했다.

양사가 이같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시장에서 프리미엄 생활가전의 수요가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양사는 프리미엄 TV인 QLED TV(삼성)와 OLED TV(LG)가 치열하게 맞섰으며, 건조기·의류관리기(에어드레서·스타일러), 냉장고 등 다양한 생활가전 분야에서 경합을 벌였다.

기존 전자업계에서 생활가전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세탁기·냉장고·청소기 등은 한 번 사면 오래 쓴다는 인식이 더 강해서 디자인도 단순하고 용량이 큰 제품들이 선호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1~2인 가구가 늘고 밀레니얼(1980~2000년생) 세대들이 주 소비층으로 대두되면서 용량이 큰 제품보다는 작고 실속있으면서도 디자인적으로 눈길을 끌 수 있는 맞춤형 제품이 요구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양사는 올해도 프리미엄 생활가전 경쟁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스마트폰 시장의 침체 속에서 생활가전이 새로운 수익 창출 모델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삼성 퍼스트 룩 행사에 참가한 전 세계 기자들이 삼성전자 2020년형 QLED 8K 신제품의 15mm 초슬림 디자인 슬림의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지난달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삼성 퍼스트 룩 행사에 참가한 전 세계 기자들이 삼성전자 2020년형 QLED 8K 신제품의 15mm 초슬림 디자인 슬림의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우선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는 QLED 8K TV의 신모델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베젤(테두리)를 거의 없앤 ‘인피니티 TV’를 공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한층 업그레이드 된 QLED TV 뿐 아니라 인피니티 TV 등 기술력을 뽐낼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올해 도쿄올림픽이라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있는데다, 도쿄 올림픽이 8K로 방영되는 점 등 고부가 제품인 8K TV의 수요가 늘어날 것을 염두에 두고 프리미엄 시장 확대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는 가정용 마이크로LED를 75·88·93·110인치의 다양한 크기로 출시할 계획이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중심 전략과 수익성 중심 전략을 유지해 수익성 악화를 막을 방침이다. LG전자는 우선 올해 상반기 내에 ‘롤러블 TV’를 공개할 예정이다. 롤러블 TV는 지난해 공개된 ‘돌돌 말리는’ TV로 OLED 패널의 특징을 극대화한 제품이다. 

또 마이크로LED TV도 준비해 조만간 시제품 계획을 세우고 가격 경쟁력 등에 대해 검토 중이다. 만일 LG전자가 해당 제품을 출시한다면 삼성전자의 마이크로LED와 경쟁할 제품이 되는 셈이다.

냉장고, 건조기 등 생활가전에서도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 전략은 이어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프로젝트 프리즘’의 첫 제품인 ‘비스포크 냉장고’의 판매에 힘입어 밀레니얼 시대 소비자 맞춤형 가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 공개한 프로젝트 프리즘의 두 번째 제품인 ‘그랑데AI’도 소비자 맞춤형 가전이다. 이에 상반기는 신제품 및 프리미엄 제품 판대 확대를 노린다. 올해에는 비스포크 등 프리미엄 라인업 강화, 소비자 맞춤형 가전을 꾸준히 내놓을 예정이다.

‘신가전’의 선두주자인 LG전자는 향후 계속 신가전 개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H&A사업본부는 지난해 프리미엄 가전인 LG 시그니처, 스타일러, 건조기 등 신가전에서 성과를 냈다. 이에 올해도 프리미엄 가전 판매 확대와 가정용 피부관리기, 맥주제조기 등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트렌드인 ‘구독경제’가 확산되면서 가전 렌탈사업도 꾸준히 확대한다. 지난해 LG전자는 렌탈사업 계정 200만대를 돌파했다. LG전자에서 대표적으로 렌탈하는 제품은 정수기다. 하지만 최근 정수기 뿐 아니라 의류관리기 등 다양한 제품들이 렌탈사업에 진출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LG전자는 올해 30% 성장한 270만개 렌탈 계정 확보가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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