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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3년만에 돌아온 라그나로크 오리진, 무거워도 너무 무겁다
[리뷰] 3년만에 돌아온 라그나로크 오리진, 무거워도 너무 무겁다
  • 송가영 기자
  • 승인 2020.07.16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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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비티가 지난 7일 라그나로크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 신작 '라그나로크 오리진'을 정식 출시했다. /그라비티
그라비티가 지난 7일 라그나로크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 신작 '라그나로크 오리진'을 정식 출시했다. /그라비티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그라비티가 3년만에 자사의 대표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라그나로크 오리진’을 정식 출시했다.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그라비티의 장수 IP 라그나로크를 활용한 모바일 신작이다. 기존에 서비스하고 있는 모바일 MMORPG ‘라그나로크M’ 출시 이후 약 3년만이다. 전작과의 가장 큰 차별점은 ‘정통성’으로 퀘스트, 스킬, 업적, 스탯 등 기존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모바일로 완벽하게 구현했다. 

또한 이용자들의 쉬운 적응을 위해 기존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대부분 동일하게 반영했고 기존의 몰입도 높은 스토리와 새로운 스토리 라인을 구축했다. 여성 이용자들을 위한 새로운 콘텐츠들도 다수 준비했다.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출시 이후 불안정하고 최적화되지 않은 시스템, 과금 유도 등으로 출시 당일부터 이용자들에게 적잖은 혹평을 받은 한편 라그나로크의 원작을 제대로 구현했다는 평가도 받으며 안정적인 서비스를 해나가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라비티는 지난 3년 동안 라그나로크 IP를 활용한 신작들에 대해 “언제까지 우려먹을 거냐”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여러 자리를 통해 상당히 공들인 게임임을 거듭 강조해왔다. 그렇다면 그라비티가 라그나로크 오리진으로 지금까지 받아온 비난을 상쇄할 수 있을 수 있을지 직접 플레이해봤다.

라그나로크 오리진을 처음 시작하며 발키리를 만나러 가는 황금다리(위쪽)는 풍경조차 예뻐서 퀘스트를 마치고도 한참을 머물렀다. 서버를 게펜(아래쪽)으로 선택했는데 마을이 전체적으로 보라색이고 촌스럽거나 눈이 아프지 않도록 컬러 조합을 어떻게 해냈는지 놀라울 정도다. 사진은 기자가 직접 플레이하며 캡처. /송가영 기자
라그나로크 오리진을 처음 시작하며 발키리를 만나러 가는 황금다리(위쪽)는 풍경조차 예뻐서 퀘스트를 마치고도 한참을 머물렀다. 서버를 게펜(아래쪽)으로 선택했는데 마을이 전체적으로 보라색이고 촌스럽거나 눈이 아프지 않도록 컬러 조합을 어떻게 해냈는지 놀라울 정도다. 사진은 기자가 직접 플레이하며 캡처했다. /송가영 기자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1‧2차 비공개 시범 테스트(CBT)와 포커스그룹테스트(FGT)에서 그래픽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라비티도 여러 자리를 통해 전작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의 뛰어난 그래픽을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게임이 정식으로 출시된 이후 플레이를 하면서 가장 크게 와닿았던 부분 역시 그래픽이다. 한마디로 그래픽이 다 했다. 깨지는 부분없이 완벽한 3D 캐릭터들과 촌스럽지 않은 컬러 조합, 전투에서도 부자연스럽지 않은 움직임 등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백그라운드로 활용되는 건물 및 던전 내부의 경우 확대할 때 밋밋한 느낌이 들지만 전체적으로 주변 환경들과 조화를 이루고 크게 어긋나는 부분이 없다. 쉬워보이지만 절대 쉽지 않은 작업이다. 카메라 방향을 전환하면서 그래픽이 깨지거나 캐릭터가 지나가면서 건물 밑바닥만 날아가는 진풍경도 있다.

생활 콘텐츠까지 담아낸 탓에 각 마을과 사냥터의 지형지물, 건물 등도 허투루 제작된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존재하는 마을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세밀하게 구현됐다. 라그나로크 오리진의 또다른 재미인 ‘옷장’ 콘텐츠에서는 실제로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도 착용이 가능한데 아이템의 일러스트와 실제 착용 모습에서 괴리감이 없다는 점도 만족스럽다. 

전투를 할 때 발생하는 스킬 그래픽도 화려하다. MMORPG의 경우 서브 캐릭터(부캐) 육성을 선호하지 않는 편이어서 처음 캐릭터의 직업을 고를 때 상당히 신중한 편이다. 이번에 선택한 직업이 ‘복사(보조)’인데 스킬 사용시 등장하는 천사, 이펙트 효과도 취향저격이다. 

던전에서 플레이할 때 복사의 2차 전직인 ‘프리스트’와 ‘하이 프리스트’가 옹기종기 모여 보조 스킬을 사용할 때는 없는 종교마저 있는 기분이 들 정도다. 다른 직업들의 스킬을 볼 수 없어 서운해하지 않아도 된다. 스토리를 진행하는 중간중간 다른 NPC 시점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고 다양한 스킬과 전투를 체험해볼 수 있다.

스토리 구성도 알차다. 서브 퀘스트를 통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기 때문에 PC온라인 라그나로크나 라그나로크M을 플레이하지 않고 처음 접하는 이용자들도 별다른 무리없이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다. 한 챕터에 대한 분량도 적당해 이용자들의 이해도를 높이는데 주력한 모습이다.

2차 전직후 특정 레벨 달성시 열리는 의뢰 콘텐츠의 '안개의숲'이다. 반드시 파티를 구성해 전투를 해야하며 어디서 열릴지 모르는 루트를 파티원들과 함께 전투를 치를 수 있다. 필수 의뢰를 제외하고는 다른 의뢰에서는 티켓이 소모된다. 사진은 기자가 직접 플레이하며 캡처했다. /송가영 기자
2차 전직후 특정 레벨 달성시 열리는 의뢰 콘텐츠의 '안개의숲'이다. 반드시 파티를 구성해 전투를 해야하며 어디서 열릴지 모르는 루트를 타고 만나는 몬스터를 파티원들과 함께 해치우면 된다. 필수 의뢰를 제외하고는 다른 의뢰에서는 티켓이 소모된다. 사진은 기자가 직접 플레이하며 캡처했다. /송가영 기자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캐릭터의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용자들이라면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겠다. 레벨을 올릴 수 있는 요소가 많지만 밸런스가 전체적으로 약간씩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레벨을 올릴 수 있는 수단은 △스토리 중심으로 전개되는 퀘스트 및 서브 퀘스트 △도전 퀘스트 △사냥 퀘스트 △의뢰 △모험 퀘스트 △전투 △이벤트 등이 있다. 이 중 가장 많은 경험치를 제공하는 메인 콘텐츠는 스토리 중심의 퀘스트와 함께 연결되는 서브 퀘스트다.

오픈 단 몇시간만에 처음 게임을 시작해서 직업을 선택하고 2차 전직까지 돌파한 이용자들이 셀 수 없이 많다. 레벨다운 현상까지 안고 시작했던 게임인 만큼 레벨이 빨리 오르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 아니다.

게임을 처음 시작한 이용자들은 기본적으로 2차 전직까지 빠른 속도로 돌파하지 않으면 일부 콘텐츠를 따라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2차 전직은 레벨 40부터 가능한데 이후에 등장하는 던전 콘텐츠를 플레이하기 위해 파티에 참여하면 대부분이 레벨 60에 달하는 이용자들이다.

이들이 레벨이 낮은 이용자를 배척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전투에 참여하면 레벨이 높은 이용자들에 비해 기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일반 퀘스트와 사냥보다 장기간 전투를 하고도 소득이 비교적 낮다는 이야기다. 

던전이나 의뢰 퀘스트를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파티가 한 번에 성사되기 어려울뿐만 아니라 솔로 플레이를 선호하는 이용자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을 시작할 때 라그나로크 세계관을 처음 접하거나 PC온라인으로 플레이한 지 오래돼 기억이 잘 나지 않는 이용자들에게 스토리 중심의 플레이는 지루함을 유발시킬 수 있다. 

게다가 도전 및 사냥 퀘스트는 메인 퀘스트 만큼 만족스러운 경험치가 나오지 않고 사냥터에서 솔로 플레이를 하며 얻는 경험치는 상당히 낮기 때문에 육성을 중심으로 플레이하는 이용자들에게는 불가피한 콘텐츠다.  

육성이 아닌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으로 플레이하는 이용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게임이다. 단순한 육성뿐만 아니라 생활 콘텐츠를 비롯한 꾸미기, 무도회 등 전투 이외의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접속 후에는 의뢰 퀘스트(위쪽)를 전부 소화하는 것이 편하다. 휴대전화가 상당히 빠른 속도로 발열을 일으키기 때문에 하드 모드가 아니라면 먼저 해결하는 것을 추천한다. 빨간 네모 박스안에는 다양한 퀘스트들이 함축돼 있다. 모바일 화면의 절반가까이를 차지할 정도로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상당히 불편하다. /송가영 기자
접속 후에는 의뢰 퀘스트(위쪽)를 전부 소화하는 것이 편하다. 휴대전화가 상당히 빠른 속도로 발열을 일으키기 때문에 하드 모드가 아니라면 먼저 해결하는 것을 추천한다. 빨간 네모 박스안에는 다양한 퀘스트들이 함축돼 있다. 모바일 화면의 절반가까이를 차지할 정도로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상당히 불편하다. 사진은 기자가 직접 플레이하며 캡처했다. /송가영 기자

귀여운 캐릭터와 훌륭한 그래픽만큼이나 콘텐츠도 상당하다. 그러나 서비스 초반임을 감안하지 않고 콘텐츠 규모를 설정하는데 실패했다. 앞서 언급한 전투 중심의 콘텐츠에 길드 콘텐츠, 지역을 옮기면서 발생하는 특수 퀘스트, 게임속 아이템 ‘의뢰티켓’을 활용한 콘텐츠, 경험치나 재화를 얻기 위해 파티 및 길드전을 치러야 하는 콘텐츠 등이 있다.

여기에 출시 초반 많은 이용자들의 유입을 위한 기간한정 이벤트, 더 많은 보상을 제공하기 위한 스페셜 이벤트, 한정 보상 이벤트 등 적잖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콘텐츠까지 있다. 다양한 꾸미기 아이템을 만들기 위한 파밍 콘텐츠, 깜빡이 없이 밀고 들어오는 NPC 의뢰 등 소규모의 콘텐츠까지 더하면 하루종일 게임을 붙들고 있어도 전부 소화하기 어렵다. 퀘스트가 한 곳에서만 발생하지 않아 이곳저곳 옮겨 다니는 과정까지 더하면 시간은 두 배로 든다. 

그라비티는 아직 보여줄 것이 많다. 게임을 진행하며 얻는 보상과 기록을 확인하기 위해 화면위에 떠 있는 수많은 아이콘을 누르다보면 ‘미오픈’된 공간이 자주 등장한다. 

콘텐츠가 부족한 것은 당연히 문제가 되고 그렇기 때문에 서비스 초반 많은 콘텐츠를 마련한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레벨 밸런스를 초반부터 제대로 잡지 못한 탓에 이미 이용자들은 상당한 레벨을 갖추고 있고 그라비티가 준비한 콘텐츠를 대부분 돌파했을 가능성이 높다. 

국내 이용자들은 게임사가 마련한 콘텐츠가 적든 많든 최대 한 달 안에 대부분의 콘텐츠를 소모한다. 게임사들이 대략 서비스 한 달 차에 대규모 업데이트를 실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구나 대부분이 이용자들의 유입을 지속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고정 콘텐츠가 아니어서 라그나로크 오리진이 서비스 한 달 차를 맞이했을 때, 서비스 중반에 접어들었을 때 현재 수준의 대규모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으면 말 그대로 ‘남을 이용자들만 남게’ 된다. 

게임이 이토록 무거워진 탓에 ‘발열’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피로도 여부를 떠나 한시간만 플레이해도 휴대전화가 폭발할 것 같은 발열이 발생했다. 워낙 고퀄리티의 그래픽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 해상도를 두 단계나 낮춰 플레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쉬지 않고 울려대는 콘텐츠‧보상‧이벤트 알람 탓에 발열이 쉽게 잡히지 않았다.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과 사운드, 방대한 양의 콘텐츠를 맘 편히 즐기기도 전에 발열로 휴대전화가 먼저 망가질 판이다. 

라그나로크 오리진이 출시된 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여전히 안정화 작업은 끝나지 않았다. 현재 그라비티는 게임 메인 화면과 공식카페, 공식홈페이지 등을 통해 적극 커뮤니케이션하며 안정화 작업을 알리고 있다. /송가영 기자
라그나로크 오리진이 출시된 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여전히 안정화 작업은 끝나지 않았다. 현재 그라비티는 게임 메인 화면과 공식카페, 공식홈페이지 등을 통해 적극 커뮤니케이션하며 안정화 작업을 알리고 있다. /송가영 기자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출시 당일부터 아쉬움이 적지 않았던 게임이다. PC온라인 라그나로크에 향수를 가진 수많은 이용자들이 몰려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비스는 안정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오리진 출시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이슈를 모니터링하고 이용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보상 지급, 오류 수정 등 적극 대응하고 있지만 어째서인지 지금도 오류가 발생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를테면 절전모드 이후 게임을 다시 플레이하면 퀘스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공격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거나 아이템 장착에 지속적으로 실패한다. 이러한 오류는 게임 자체를 재부팅하면 해결되지만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절전모드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라비티는 앞으로 개발 방향을 더욱 고심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화면 절반이 아이콘으로 빼곡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 하루 단위로 번갈아가며 발생하는 서버 오류, 어떻게 손을 써도 이용자 입장에서는 걷잡을 수 없는 발열, 자동인 듯 자동아닌 자동같은 퀘스트 진행 방식 등 모른척 넘어가기엔 사용성이 크게 떨어진다.

라그나로크 오리진의 핵심 콘텐츠인 꾸미기와 연계되는 과금 유도 지적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규모 있는 과금을 하지 않아도 이용자들의 노력으로 꾸미기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하고 최대한 오랫동안 게임에 머무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자그마치 3년동안, 어쩌면 라그나로크M보다 더 많은 공을 들이고 더 많은 애정으로 개발됐을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출시 초반부터 이용자들에게 수많은 비난을 받을 정도의 게임도 아니다.

그렇지만 국내 이용자들은 냉정하다. 많은 국내 대형‧중견게임사들이 수익이 보장된 유명한 IP를 보유하고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게임을 개발하는 이유는 이제는 이용자들이 과거의 향수만으로 오랫동안 게임에 애정을 쏟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향수는 향수고, 게임은 게임이다.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오리진을 위해, 라그나로크 오리진을 플레이하는 이용자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부디 이른 시일내 안정을 되찾고 라그나로크 오리진을 오랫동안 기다린 이용자들과 장수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