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 초반 판세에서 30대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선두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키자 긴장감을 표출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이준석 돌풍’으로 주목을 받을수록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쇄신과 변화 노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준석 돌풍’이 부럽다는 반응과 함께 “민주당에게 나쁠 것 없다”는 냉소적 반응이 동시에 나왔다. 

조응천 의원은 26일 YTN라디오에서 “아, 무섭다. 만약에 우리 당이었으면 어땠을까”라며 “국민의힘이 언제 저렇게 정말 괄목상대해졌을까. 정말 놀랍고 부럽고 그렇다. 우리 당도 저런 기풍이 있었으면”이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우리 당 전당대회를 보시면 굉장히 비교가 되지 않나. 그래서 지금 국민의힘이 그동안에 좀 보수적이고 고루하고 그런 느낌이 들었는데, 오히려 지금 우리보다 훨씬 더 젊은 정당, 변화한 정당, 그런 정당으로 이미지가 되어가고 있다”며 “우리도 빨리 그렇게 바뀌지 않으면 뒤처지겠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김남국 의원은 전날 같은 방송에서 “결국에는 정치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저희 당도 굉장히 긴장하면서 지켜보게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정청래 의원은 TBS 라디오에서 함께 출연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이준석 돌풍’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자 “좋아할 게 아닌 게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당대표가 된다는 것은 하태경 의원 이상 다 물러가라는 뜻도 있다”며 “국민의힘의 구태 정치, 옛날의 극우 정치, 이런 것 다 물러가라. 물갈이 대상이 다 될 수 있다, 그런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당대표가 되는 게 우리로서는 나쁠 것 하나도 없다”며 “국민의힘이 간데온데없이 가뭇없이 또 사라질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이준석 돌풍’에 대해 ‘장유유서’를 언급했다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정 전 총리는 TBS 라디오에서 “긍정적으로 보면 새로운 신세대를 받아들이고 변화를 수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또 사실 이게 대선 관리라고 하는 게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며 “거기다가 당력을 하나로 집중시켜야 되는데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문화가 있지 않나. 장유유서, 이런 문화도 있고 그래서 저는 그런 변화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봅니다마는 (국민의힘의)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서울권 대학 언론연합 청년기자단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정 전 총리의 ‘장유유서’ 언급으로 인한 논란에 대해 “그런 요구가 있다는 것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상당수의 국민들이 청년 지도자를 갈망하고 있다는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정 전 총리를 향해 “더불어 민주주의를 하겠다는 정당이 언제부터 나이를 따졌나. 저러니 2030 세대로부터 외면 당하는 거다”라며 “오해라고 얼버무리지 마시고 이준석 후보에게 쿨하게 사과하시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정 전 총리는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같은 방송에 다시 출연해 “저는 이준석 현상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를 했는데 대선 관리를 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의 입장에서 보면 보수 정당이고 해서 장유유서 같은 문화를 고려하면 고민도 있을 거다, 이렇게 한마디 덧붙인 것”이라며 “그런데 이 취지를 간과하고 특정 단어만을 부각을 해서 오해를 증폭시키는 상황이 허탈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