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진건설산업 “5성급 몬드리안호텔” 보도자료 배포… 소비자 기만
한국관광협 “몬드리안, 지난해 11월 등급 심사 신청… 심사는 아직, 현재 無(무) 등급”
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 “등급 없는 호텔은 모텔과 동급… 마케팅 수단 이용” 지적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은 등급이 없는 무(無) 등급 관광호텔임에도 5성급이라고 홍보를 하고 있다. / 요진건설산업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5성 호텔’. 현재 국내에 존재하는 호텔 등급 중 가장 높은 등급이다. 호텔 등급은 한국관광협회중앙회(KTA)에서 심사를 통해 부여한다. 그런데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이하 몬드리안호텔)’은 호텔 등급 심사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5성급 호텔’로 홍보되고 있어 허위·과장 광고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요진건설산업 측은 지난해 8월 14일, 각 언론매체에 배포한 <요진건설, 호텔 등 ‘신사업’ 박차⋯ 사업다각화 펼쳐> 제하의 보도자료를 통해 몬드리안호텔을 ‘5성급 호텔’이라고 명시했다. 이렇게 붙게된 ‘5성급’ 타이틀은 최근까지도 몬드리안호텔의 수식어처럼 쓰이고 있다. 최근에 보도된 다수의 기사에서도 몬드리안호텔을 5성급으로 표현하는 경우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5성 수준의 시설과 서비스를 갖췄다’는 것에 비유한 마케팅적 표현일 수 있다. 하지만 ‘5성’을 따내기 위해 까다롭고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호텔들의 경우를 고려하면 ‘(5성)급’이라는 교묘한 말장난으로 그들의 ‘프리미엄’ 이미지에 무임승차하는 것이 과연 옳으냐는 지적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은 등급 심사를 받지 않은 몬드리안호텔을 ‘5성 호텔’로 혼동하고 있기도 하다. 등급 심사도 이뤄지지 않은 무(無) 등급 호텔을 두고 ‘5성급 호텔’이라고 홍보하는 행위는 자칫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은 오픈 직후 5성급 호텔임을 강조하고 있다. 몬드리안호텔에 대해 5성급이라고 지칭하는 보도는 올해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 네이버 뉴스 갈무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은 오픈 직후 5성급 호텔임을 강조하고 있다. 몬드리안호텔에 대해 5성급이라고 지칭하는 보도는 올해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 네이버 뉴스 갈무리

요진건설 측이 몬드리안호텔을 ‘5성급’이라고 강조한 배경에는 ‘몬드리안’이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글로벌 호텔·관광기업 SBE가 보유한 5성급 호텔 브랜드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국내에는 국내 호텔 등급 평가 절차와 기준이 존재한다. 호텔 등급 평가는 한국관광협회중앙회에서 시행하는데, 몬드리안호텔은 협회 측으로부터 등급 심사를 아직 거치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호텔업등급관리국 국장은 “몬드리안호텔은 협회 측에 지난해 11월 등급 심사 요청을 한 바 있으나, 아직 심사는 진행하지 않았다”며 “결론적으로 현재 몬드리안호텔은 ‘무(無) 등급’이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5성으로 선정된 호텔은 대표적으로 △신라호텔 서울·제주 △롯데호텔 서울·부산·울산·제주 △시그니엘 서울·부산 △웨스틴 조선호텔 서울·부산 △그랜드 워커힐·비스타 워커힐 서울 △그랜드하얏트 서울·인천 등이 있다. 해당 호텔들은 모두 한국관광협회에 등급 심사를 요청한 후 기준치 이상의 점수를 획득해 5성 현판을 내걸고 영업을 하고 있다.

반면, 몬드리안호텔은 무(無) 등급임에도 오픈 직후부터 ‘5성급 호텔’이라고 홍보하며 소비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

이와 관련해 요진건설 관계자는 “몬드리안호텔 오픈 후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5성급’이라고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사에서 호텔을 리모델링할 때 5성급 시설 기준에 맞춰 행했기 때문에 기자들의 문의에 ‘5성급’이라고 답을 한 것이 기사화된 것이라 생각된다”고 해명했다.

이어 “호텔은 오픈 전에 등급이 부여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호텔업계에서는 오픈 전부터 홍보를 해야 하는 등 불가피한 부분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관광호텔은 관광호텔업 사업자등록증이 발급된 날로부터 60일 이내 한국관광협회중앙회에 등급 심사를 요청해야 한다.

하지만 전문가의 견해는 다소 비판적이다.

이수범 한국호텔관광학회 부회장(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교수)은 “‘5성급’이란 등급은 없다”면서 “등급이 없는 호텔은 일반호텔(모텔)과 동급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소재 대학교의 호텔관광경영학과 A교수도 “호텔 측에서 본인들 마음대로 등급을 임의로 확정해 영업을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보도자료에 몬드리안호텔을 ‘5성급’이라고 표기한 것은 임의로 지정해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러한 행위는 엄밀히 따지면 자격증 없이 자격증이 있다고 얘기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본지는 몬드리안호텔의 총지배인대리(부장) 및 마케팅 팀 관계자에게 등급 심사 계획 등에 대해 문의를 하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해당 기사는 2021년 6월 18일 오후 17시 58분 출고되었으나, ‘등급심사 신청’ 여부에 대한 취재원 측의 착오가 확인돼 해당 내용이 반영되면서 6월 21일 오후 19시 9분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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