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국 법무부 차관이 지난 27일 오후 충북혁신도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정문 앞에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초기 정착 지원을 발표하는 브리핑을 하는 동안 한 직원이 무릎을 꿇고 우산을 받쳐주고 있다./뉴시스
강성국 법무부 차관이 지난 27일 오후 충북혁신도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정문 앞에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초기 정착 지원을 발표하는 브리핑을 하는 동안 한 직원이 무릎을 꿇고 우산을 받쳐주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강성국 법무부 차관의 ‘황제의전’ 논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언론이 원인 제공을 해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반론 제기에 나섰다.

지난 27일 강성국 차관이 아프가니스탄 특별입국자 지원 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 중에 한 직원이 바닥에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우산을 씌워주는 모습이 포착돼 ‘과잉 의전’ ‘황제 의전’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나 민주당은 당시 우산을 든 직원이 무릎을 꿇게 상황을 만든 것은 현장에 있던 언론의 요구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일부 취재진이 카메라에 해당 직원의 모습이 포착되지 않도록 강 차관 뒤쪽으로 이동할 것과 몸을 구부리도록 요구했다는 것이다.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당시 현장에서 취재진 중 한 사람이 “더 앉으세요”라고 요구하는 음성이 포함된 영상 기사를 올린 뒤 “보도라는 것이 기자의 눈을 빌려하다보니, 분석 없는 섣부른 비판이 결국 오보를 만들어 낸다. 그런데 책임은 지지 않는다”며 “가짜뉴스피해구제법,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당 대표 비서실장인 김영호 의원도 페이스북에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언론 기자가 기자수첩을 통해 강 차관 뒤로 가라고 지시한 것은 기자들이었고, ‘황제 의전’ 원인을 제공한 것도 기자들이라고 주장한 내용의 기사 전문을 올렸다.

그러면서 “이 황당한 사진을 보고 국민이 공분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현장에 있던 기자의 설명을 들어보면 법무부 차관에게만 손가락질하고 나무랄 일만은 아닌 것 같다”며 “이런 상황을 지켜본 현장 기자는 왜 모두들 침묵하고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고민정 의원도 “잘못된 방송취재 관행을 바꿔야 한다, 법무부의 해명을 보면 ‘차관 뒤에서 우산을 받치던 직원이 키가 커서 사진, 영상 취재진이 비켜달라고 요청한 것 같다’라고 했다”며 “촬영기자 입장에선 가장 좋은 화면을 담기 위해 그랬을테지만 이번처럼 불가피한 경우에는 그런 요구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야당에서는 여당이 ‘우산 갑질’의 원인을 기자들 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우산은 강 차관이 직접 들면 될 일이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비 오면 젖기 싫은 사람이 우산을 펼쳐들면 되는 것이다. 그게 정상이고 상식”이라며 “희대의 우산 갑질이 뭐가 문제인줄도 모르고 기자 핑계대는 정권이니 참으로 딱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강성국 법무부 차관은 ‘황제 의전’ 논란이 일자 사과문을 내고 “이유를 불문하고 국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저 자신부터 제 주위의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권이 존중받고 보호받도록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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