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비판을 멈추지 않고 있다. 급기야 그는 윤 후보의 선대위 구성에 ′잡탕밥′이라는 원색적 비판도 내놓았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연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대해 ‘엇박자’를 내고 있다. 그간 윤 후보에게 거리를 둬온 그는 선대위 구성과 관련해서도 날선 비판을 마다하지 않았다. 당 안팎서 우려의 기색이 역력함에도 끊임없이 비판해 온 홍 의원의 의중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는 형국이다.

홍 의원은 자신이 만든 온라인 청년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윤 후보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선대위 불참’을 선언했던 그는 연일 윤 후보의 신경을 건드리는 말들을 이어왔다. 이번 대선을 “막장 드라마 대선”으로 규정하고 “민망하기 이를 데 없다”고 쏘아붙인 것은 대표적이다. 그간 국민의힘이 ‘원팀’을 강조해 온 것과는 거리가 먼 반응인 셈이다. 

윤 후보의 의중이 담긴 선대위 인선은 또 다른 비판의 대상이 됐다. 앞서 윤 후보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가 함께하는 선대위 인선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홍 의원은 ‘3김(金) 영입과 캠프 인사들을 보면서 보수의 본질이 흔들려 위기상황이라 걱정된다’는 한 네티즌의 질문에 “한국 정통보수주의 정당이 사라져 간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려면 김종인, 김한길, 김병준 이분들의 도움이 필요하냐’고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잘 몰라서 그런다”고 일축했다. 홍 의원이 김종인 전 위원장과 ′악연′으로 이어져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비판은 무게감이 실린다.

비판의 정점은 홍 의원이 이번 선대위를 ‘잡탕밥’이라고 표현하면서다. 그는 지난 20일 윤석열 주요 선대위 인사 선임과 관련, ‘이러한 늙은 지도부를 2030 젊은 세대가 지지해야 하냐’는 질문에 “잡탕밥도 찾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비판을 가한 것은 아니지만, 사용한 단어 자체가 자당 후보 선대위를 지칭하기엔 부적절한 발언인 것이다.

◇ ‘정치 세력화’ 소문 무성

홍 의원의 감정은 비단 ‘발언’에서만 드러난 것은 아니다. 지난 19일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했던 대선 후보들이 일제히 윤석열 후보의 지지를 선언했지만, 홍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이 자리에 불참했다. 오는 23일 이들과 오찬이 예정된 자리에서도 홍 의원의 참여 여부는 불투명하다. 말뿐 아니라 행동으로 직접 ‘거리 두기’에 나선 것이다.

앞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홍 의원의 자택을 방문하는 등 홍 의원 달래기에 힘을 쏟은 바 있다. 홍 의원 역시 이같은 이 대표의 노력에 ‘정권교체의 밀알’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그의 모습은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선대위 참여를 강요하는 것 자체가 부당한 횡포″라는 명분을 앞세워 재차 선대위 거부 의사만 밝혔다.

그러나 그가 연일 ‘강한’ 메시지를 흘리는 것을 두고선 정치권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당장 유승민 전 의원이 잠행에 돌입하며 어떠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는 점과도 비견되는 상황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죽기 살기로 싸웠는데 얼굴 바꿔서 이야기하긴 힘들겠지만,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흔한 이야기로 ′정치 금도′에서 벗어난 것”이라며 “침묵을 지키려면 아예 지키든지, 아니면 선배로서 뭔가 역할을 하든지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렇다 보니 홍 의원의 ‘정치 세력화’, ‘차기 대권 출마’ 등 소문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홍 의원 역시 ‘청년의 꿈’을 통해 차기 대선 출마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경선서 확인된 20‧30세대의 지지를 힘입어 추후 정치적 행보를 도모하겠다는 의중이 강하게 읽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시간’이 지나면 홍 의원도 자연스럽게 힘을 보탤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위기가 강하다. 당장 선대위가 정식 발족될 경우 정치권의 시선은 오롯이 윤 후보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홍 의원으로서도 정치적 지형을 다지기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김병민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YTN과 인터뷰에서 “후보 중심으로 정권교체를 위해 노력을, 최선을 다할 것이란 후보의 진심과 마음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