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19일 6년 11개월 만에 더불어민주당에으로 돌아왔다. 사진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이는 모습. / 뉴시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19일 6년 11개월 만에 더불어민주당에으로 돌아왔다. 사진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이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야권 스피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거의 7년 만에 더불어민주당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민주당은 여러 차례 박 전 원장의 복당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다 19일 복당 신청을 받아들였다. ‘정치 9단’으로 불리는 박 전 원장의 복귀는 민주당의 대여 투쟁 수위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박 전 원장 역시 복당을 정계 복귀 포석으로 삼을 전망이다. 

◇ '잠재적 폭탄' 우려에도 복당 결정

민주당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전 원장의 복당을 결정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승적·대통합 차원에서 박 전 원장의 복당을 수용하자는 (이재명) 당 대표의 의견에 대해 최고위원들이 수용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민주당은 지난 대선부터 대통합 차원에서 그동안 탈당한 분들을 받아들여 왔다”며 “민주당이 하나의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 박 전 원장도 같이 가야 한다고 당 대표가 결정했고, 최고위원들도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박 전 원장은 지난 2016년 탈당 이후 6년 11개월 만에 민주당으로 돌아왔다.

2016년 당시 박 전 원장은 문재인 대표 체제에 반발하며 탈당 뒤 거취를 고민하다 안철수 당시 대표가 이끌던 국민의당에 합류했다. 이후 2017년 대선을 이끄는 등 문재인 전 대통령과 각을 세웠으나 2018년 안철수 대표와 결별했고, 2020년 국정원장에 발탁된 바 있다. 

이 같은 이력 때문에 민주당에서 그동안 여러 차례 박 전 원장의 복당을 논의했음에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 지난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최고위원들의 견해차를 이유로 박 전 원장의 복당에 대한 결정을 미뤘다. 특히 정청래 최고위원이 박 전 원장의 과거 탈당 이력을 지적하며 거세게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정 최고위원은 “잠재적 폭탄은 제거 대상이지 내 몸으로 끌어안는 것은 아니다. 위험천만한 일이고 경계해야 된다”며 “애당심에 광장에서 서로 협력하고 무도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다시 정권을 탈환하는 일에 함께 한다면 제 사전 경고는 기우였고 우려였음을 입증하게 될 거다. 모든 건 그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 민주당-박지원 시너지 효과 낼까

하지만 이재명 대표는 박 전 원장의 복당을 강력히 원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대선 당시에도 ‘대사면’이라는 명분 아래 탈당자들을 복당시켰던 만큼, 박 전 원장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본 셈이다. 대선 당시 복당한 인사로는 박 전 원장과 국민의당에 합류했던 정동영 전 의원 등이 있다. 

또 야권의 강력한 ‘스피커’로 볼리는 박 전 원장이 그간 방송 등에서 윤석열 정부 비판을 이어간 것 역시 복당의 한 요인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박 전 원장의 복당은 대여 투쟁 수위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복당 소식에 감사를 표하며 “일부의 염려가 있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강한 야당, 통합·화합하는 야당을 만드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박 전 원장의 복당은 정계 복귀의 첫걸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원장은 지난 2020년 총선에서 민생당 후보로 출마해 김원이 민주당 의원에게 패한 바 있다. 그러나 전남지역에서 그의 영향력은 여전하다는 게 지역의 평가다. 이에 박 전 원장이 차기 총선에 도전해 여의도 정치에 복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민주당에 따르면, 박 전 원장의 복당은 ‘당규 제10호 제83조제1항’에 따른 것이다. 이는 공직선거 후보자 추천 관련 당규로, 당의 요구로 복당이 결정된 자의 경선감산 예외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당초 탈당 등의 전력이 있는 경우 선출직 후보 경선에서 일종의 ‘감점’을 받게 된다. 그러나 박 전 원장은 해당 규정 적용으로 예외로 분류되며, 불리한 요소 없이 경선에 나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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