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 재소환과 관련해 “(대선) 패자로서 오라고 하니 또 가겠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개인 비리’ 수사에 대해 ‘정치적 탄압’ ‘핍박’ 등으로 규정한 점을 못마땅하게 여긴 것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검찰 수사를 대하는 이 대표와 민주당의 태도가 너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대선 패배해서 생긴 게 아니고 성남 시장할 때 본인이 저지른 일 때문에 민주당 내에서 문제 제기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30일)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검찰의 재소환 요구에 응하겠다고 말했다. “모욕적이고 부당하지만, 패자로서 오라고 하니 또 가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 대표는 이번 수사가 자신의 ‘기소’를 정해놓고 진행하는 ‘정치적 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상 재소환조차도 이러한 ‘명분’을 쌓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참으로 억지스럽고 검찰권을 이용해 진실을 발견하는 게 아닌 기소를 목적으로 조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 대표의 ‘생각’에 국민의힘은 곧장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주 원내대표는 “사건이 한 두건이 아니고, 한 건만 하더라도 여러 차례 조사 받아야 하는 데 딱 두 번 나가고 ‘더 못 나가겠다’고 하다 한 번 더 나가면서 ‘이제 마지막이다’, ‘대선에 져서 핍박을 받는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바보가 아니지 않나”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검찰이 결론을 내놓고 짜맞추기 하는 것이라는데, 본인이 일체 사실관계라든지 본인 의견을 제대로 말하지 않고 혼자 30페이지짜리 던져놓고 묵비하면서 검찰이 어떻게 결론을 짜맞추려 한 사건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나”라고도 지적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이날 회의에서 “대선 패자로서 오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범죄 혐의자이기 때문에 부르는 것”이라며 “탄압받는 이미지 연출을 그만하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 조사가 억울하고 모욕적이라면 더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싸우라”며 “증거는 부인하고 조사에는 입을 닫고 말로만 수사받겠다며 대선 패배자라서 정권의 탄압을 받는 것처럼 행세하는 가식을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대한 정면 돌파 일환으로 ‘장외 투쟁’에 나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맹비난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화 운동을 위해서 한다든지, 국가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을 막기 위해 장외 투쟁을 하는 경우는 봐도 개인 비리를 수사하지 말라고 장외 투쟁을 하는 것은 처음 본다”고 힐난했다. 

이어 “이번 장외 투쟁으로 장외 투쟁의 의미가 바뀌고 너무 희화화될 것 같다”며 “2월 임시국회에서 제대로 국정을 다룰 수 있도록 민주당이 다시 한번 당의 진로를 재고해 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