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딱’은 아이들과 함께 병원에 찾을 일이 많은 부모들에게 큰 도움을 주는 앱입니다. /똑딱 홈페이지
‘똑딱’은 아이들과 함께 병원에 찾을 일이 많은 부모들에게 큰 도움을 주는 앱입니다. /똑딱 홈페이지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새해가 밝은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3월 새학기가 시작됐습니다. 저희 삼남매에게도 큰 변화가 찾아왔는데요. 처음 어린이집에 갔던 날이 생생한 첫째는 유치원 최고참이 됐고, 둘째는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으로 옮기며 신입생이 됐죠. 12월생이라 또래 중에서도 가장 어린 축인 막내도 어린이집 적응기에 돌입하며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고요.

봄이 가까워진 요즘 지난 겨울을 돌이켜보면 가장 많이 찾았던 곳은 소아과였던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는 잠잠해졌지만 겨울인데다 강력한 독감 등 각종 바이러스들이 기승을 부리고 아이까지 셋이다 보니 소아과 문이 닳도록 찾을 수밖에 없었는데요. 심지어 첫째는 독감에 두 번이나 걸려 아주 고생을 했답니다.

그렇다보니 가장 자주, 또 요긴하게 사용한 앱도 ‘똑딱’이었습니다. 저에겐 배달앱이나 택시호출앱보다 훨씬 더 자주 사용하는 앱이죠.

벤처기업 비브로스가 2010년대 중반 처음 선보인 똑딱은 2017년 국내 최초로 모바일 병원 접수 서비스를 시작했는데요. 이후 병원 이용과 관련한 다양한 서비스로 확대하며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 왔습니다.

이러한 똑딱의 핵심 성장동력으로는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소아과를 꼽을 수 있는데요. 오픈런 등 소위 ‘소아과 대란’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까지 떠오른 가운데, 부모들의 니즈를 제대로 공략한 겁니다.

병원에서 장시간 대기하는 일은 어른에게도 피하고 싶은 상황인데요. 아파서 칭얼거리는 아이를 데리고 오랜 시간 기다리거나 접수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은 그야말로 고역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 또한 첫째가 어릴 땐 똑딱이 지금처럼 널리 보급되지 않은 상태였다 보니 병원에서 오래 기다리거나 아예 병원 문 여는 시간에 맞춰 서두르는 일이 많았습니다. 오래 기다릴 수 없거나 접수가 마감된 상황이어서 다른 병원을 찾아 헤매기도 했고요.

똑딱은 오늘날의 기술을 활용해 이 같은 고충을 크게 덜어줬습니다. 병원에 직접 가지 않고도 스마트폰으로 접수를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병원에 따라서는 실시간 접수 뿐 아니라 예약도 가능하고요. 진료 차례가 돌아올 때에 맞춰 병원에 갈 수 있으니 병원에서 오랜 시간 기다리는 일을 피할 수 있게 됐죠. 

뿐만 아니라 똑딱은 병원 이용 전반을 굉장히 편리하게 해줍니다. 굳이 방문 또는 전화하지 않아도 병원 운영시간을 비롯한 각종 정보와 그때그때 변동사항을 확인할 수 있죠. 또한 결제도 간편하게 할 수 있고, 필요한 서류를 떼고 보험을 청구하는 일도 한결 간단하게 해결해줍니다. 커뮤니티를 통해 유용한 정보와 소소한 일상을 공유할 수도 있고요.

이처럼 똑딱은 부모라면 단골이 될 수밖에 없는 병원을 이용하는데 있어 정말 큰 도움이 되는 앱입니다. 똑딱 덕분에 육아의 질, 삶의 질이 크게 나아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죠.

똑딱이 안겨주는 여러 편익 이면엔 해결해야할 과제도 존재합니다. / 권정두 기자
똑딱이 안겨주는 여러 편익 이면엔 해결해야할 과제도 존재합니다. / 권정두 기자

다만, 그 이면엔 여러 아쉬움이나 생각해봐야할 문제도 있습니다. 먼저, 똑딱이 낳고 있는 또 다른 여러 혼란입니다. 

일단 진료 차례가 됐음에도 병원에 도착하지 않는, 혹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심지어 앱 상으로는 접수한 진료 대기자가 수십 명인데 정작 병원 현장엔 한 명도 없는 모습도 본 적이 있습니다. 이에 똑딱은 진료 차례가 돌아온 뒤 대기시간과 페널티 등을 도입하기도 했는데요. 그럼에도 아픈 아이들의 진료와 관련된 것이다 보니 현장에선 여러 혼란 또는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하곤 합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눈치게임’이란 웃지 못 할 상황도 벌어집니다. 아이들 하원 시간대가 다가오면 접수 대기자가 순식간에 늘어나곤 하는데요. 자칫 타이밍을 놓치면 한참 뒤에 진료를 받을 수 있거나 접수가 마감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서두르는 것이 능사도 아닙니다. 하원 후 병원에 도착 가능한 시간과 남은 대기자 수를 적절히 계산해야 하죠. 행여나 진료 차례가 빨리 돌아와도 문제가 되니까요. 적절하게 잘 접수했다고 생각했는데, 앞 대기자들의 취소로 진료 차례가 예상보다 훨씬 빨리 돌아와 난감한 적도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이런 가운데, ‘디지털 약자’는 소외되고 있습니다. 저도 아이들과 병원을 오가며 안타까운 상황을 종종 마주하곤 하는데요. 할머니가 아픈 손자를 데리고 병원에 왔는데, 똑딱으로 접수가 이미 마감돼 진료를 받지 못하고 돌아가는 경우입니다. 병원 직원들이 똑딱으로 접수해야 한다고 설명을 드려도 잘 알아듣지 못한 채 돌아가는 뒷모습이 안타깝지 그지 없었습니다. 또한 현장 접수해 오랜 시간 힘들게 대기하는 어르신과 똑딱으로 접수해 진료 차례에 맞춰 도착하는 대다수 젊은 부모들의 상반된 모습이 미안함과 씁쓸함을 안겨주기도 했죠.

물론 이러한 디지털 약자 문제는 현재 우리 사회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입니다. 단, 병원 이용에 있어 디지털 약자가 소외당하는 상황은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유료화도 짚어볼 문제인데요. 똑딱은 당시 유료화 전환이 불가피한 이유를 상세하게 설명했습니다. 서비스가 확대되고 이용자수가 늘면서 운영비용도 거듭 증가했는데, 투자유치는 난항을 겪었고 마땅한 수익모델을 찾기도 어려웠다는 설명이었죠. 이로 인해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었다는 겁니다.

똑딱은 기본적으로 플랫폼 앱입니다. 수많은 병원과 수많은 환자를 연결해주는 앱이죠. 똑딱이 여러 부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긴 하지만, 진료라는 근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병원입니다. 환자들도 진료 서비스 이용자로서 참여하며 플랫폼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병원과 환자 모두 여러 데이터를 남기기도 하고요. 병원과 환자가 없다면 플랫폼인 똑딱도 존재의 가치를 잃습니다. 즉, 병원과 환자가 일방적으로 똑딱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플랫폼을 형성하고 있는 겁니다.

이때 플랫폼 운영사의 핵심적인 역할은 각 구성원들에게 여러 편익을 제공해 플랫폼에 모여들게 하고, 원활하게 운영해나가는 겁니다. 여기엔 수익구조 구축을 통한 지속가능성 확보도 포함됩니다. 그렇지 않고 다른 플랫폼 구성원들에게 의존해 비용을 충당하고 수익을 얻는 건 바람직한 플랫폼으로 보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똑딱도 수익구조 확보를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사용편의성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압니다. 수익구조 확보가 쉽지 않은 일인 것도 잘 알고요. 그렇다고 유료화라는 손쉬운 방법에 안주하는 건 결코 플랫폼으로서 제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든 해법을 찾아야 할 겁니다.

정부 차원에서도 움직임이 필요합니다. 똑딱을 통해 스마트폰 앱 기반 병원 접수 및 예약의 효용성과 수요는 충분히 확인됐습니다. 편익 이면에 해결해야할 문제들도 드러났고요. 육아 지원 차원에서라도 소아과만큼은 이러한 앱을 공적으로 운영 또는 지원하면서, 문제도 해결해나가는 게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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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과 #똑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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