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조윤찬 기자 제4이동통신사 스테이지엑스가 정부의 주파수 할당 취소 처분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는 스테이지엑스가 자본금 납입을 제때 하지 못한 점을 이유로 들었다. 스테이지엑스는 취소 처분이 확정되면 법적 조치할 계획이다.
◇ 정부, 주파수 경매 이전 주파수이용계획서 검토 완료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서울 마포구 인근에서 스테이지엑스 제4이통사 후보자격 취소 관련 청문을 개최했다. 청문은 법무법인 비트 송도영 변호사가 주재했다.
스테이지엑스는 일본 통신사 라쿠텐과 협력하며 5G 28㎓(기가 헤르츠) 주파수를 이용한 사업 준비에 한창이었다. 그러나 자본금 문제가 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정부와 스테이지엑스는 자본금 납입 완료 시점에 대해 이견을 나타냈다. 지난 14일 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에 대해 주파수할당신청서상 자본금이 2,050억원이라고 명시했지만 자본금 납입을 제때 완료하지 않아 선정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스테이지엑스는 정부에 제출한 주파수할당신청서와 주파수이용계획서를 공개하며 정부 발표에 반박했다.
스테이지엑스의 주파수이용계획서에는 “설립 초기 자본금으로 2,050억원, 정부의 정책금융을 포함한 금융자금 6,000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라는 내용이 명시됐다. 출자 요건 확인서에는 주파수 할당 이후 투자자들이 출자한다는 조건이 명시됐다.
스테이지엑스는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은 주파수이용계획서로 확인해야 한다”며 정부가 밝힌 ‘설립 시 자본금 2,050억원’ 요건에 반박했다. 스테이지엑스는 주파수이용계획서에서 ‘설립 초기 자본금’이라고 밝혔다며 법률검토 의견으로 “설립 초기 일정한 시점까지 당해 자본금을 조달하겠다는 취지임이 명백하다”는 내용을 제시했다.
앞서 주파수 경매에 참가하기 전에 사업자들은 주파수할당신청서와 주파수이용계획서 등을 함께 제출하고 과기정통부의 서류 검토를 받았다.
지난 1월 9일 과기정통부는 보도자료에서 “주파수이용계획서 등 신청법인들이 제출한 서류를 검토했다”면서 “세종텔레콤, 스테이지엑스, 마이모바일 등에 적격 통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들 3개 사업자는 정부 서류 검토 이후에 경매에 참여했고, 스테이지엑스가 주파수를 낙찰받았다.
스테이지엑스는 “자본조달 계획에 문제가 있었다면 적격 통보 이전에 지적해야 했다”며 “전파법 시행령이 명시한 제출 서류에는 주파수이용계획서가 있다. 주파수할당신청서는 주파수이용계획서를 기반으로 작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 스테이지엑스 “서약서에 주주구성 관련 서약 없어”
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가 신청서에 명시한 자본금 납입을 완료하지 않아 서약서를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스테이지엑스가 주파수할당 신청 시 제출한 서약서에는 △할당대상법인 선정 이후부터 주파수이용 기간 개시일까지 과기정통부 장관 인가 없이 주식 처분을 하지 않겠다 △구성 주주는 할당신청서류에 기술한 자금조달계획을 성실히 이행 등의 내용이 있다.
구성주주별 지분도 문제로 지목됐다. 스테이지엑스는 5월 7일이 아닌 주파수 할당 이후 시점에 자본금 납입을 완료할 계획으로, 현재는 주주들의 지분이 신청서의 지분과 다른 상황이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주식 처분을 하지 않기로 한 서약서를 위반했다는 입장이다.
스테이지엑스는 주파수이용계획서에서 밝힌 대로 자본금을 조성하는 과정에 있어 주주 비율이 달라졌다. 스테이지엑스는 “각 구성주주는 서약서의 할당대상법인 선정부터 주파수 이용 개시까지 기간 중 주식을 처분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서약서에 따라 구성주주 및 주식 소유 비율이 변경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스테이지엑스는 서약서에 구성주주 관련 내용이 없다고 반박했다.
서약서의 주식 처분 내용에 대해 스테이지엑스는 법률검토 의견으로 “법률 해석은 ‘문언해석의 원칙’이 기본”이라며 “문언해석상 ‘주파수이용 기간 개시일까지 각 구성주주가 무단히 주식을 처분하지 않겠다’는 것을 확약하는 내용일 뿐이다. 달리 해석될 여지가 없다. 법인 설립 시에 2,050억원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고 해석할 여지도 없다”고 밝혔다.
정부와 스테이지엑스는 서로 자본금 납입 시점을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대립하는 중이다.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시작된 청문은 4시 15분까지 이어졌다. 청문 결과는 7월 초에 발표될 것으로 관측된다. 스테이지엑스는 “청문 결과 할당대상법인 선정이 취소될 경우, 집행정지 신청 등 법이 허락하는 모든 권리를 행사해 정당한 법적 지위를 회복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