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사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사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손지연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당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7‧23 전당대회에서 63%의 당원들의 지지로 당선된 지 146일만이다. 

한 대표는 이번 비상 계엄령 사태와 탄핵소추안 가결에 대해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령 선포의 불법성과 본인이 앞장서 계엄 해제를 의결한 점을 강조했다. 앞서 윤 대통령이 계엄령 선포 이유로 든 ‘부정선거’를 음모론이라고 평가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며 “최고위원들의 사퇴로 최고위가 붕괴돼 더 이상 당대표로서 정상적 임무 수행이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고통받으신 모든 국민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 2024년 선진국 대한민국에 계엄이라니 얼마나 분노하시고 실망하셨겠나”라며 “탄핵으로 마음 아프신 우리 지지자들께 많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 대표는 “그런 마음 생각하면서 탄핵이 아닌 이 나라의 더 나은 길을 찾아보려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그러지 못했다. 모두가 제가 부족한 탓이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12월 13일 밤, 당 대표와 의원들이 국민과 함께 앞장서서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의 불법 계엄을 막아냈다”며 “헌법과 민주주의 지켰다. 저는 그것이 진짜 보수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사랑하는 국민의힘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 극단적 유튜버 같은 극단주의자에 동조하고 그들이 상업적으로 생산하는 공포에 잠식당한다면 보수의 미래가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만약 계엄 해제가 안 됐더라면 ‘유혈 사태’가 벌어졌을지도 모른다"며 “막지 못할까 두려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한 것이라도 우리가 군대를 동원한 불법 계엄을 옹호한다고 오해받는 것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해낸 위대한 이 나라와 국민을, 보수의 정신을, 우리 당의 빛나는 성취를 배신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여전히 후회하지 않는다”며 “어떤 일이 있어도 대한민국과 주권자 국민을 배신하지 않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계엄이 잘못이라고 해서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폭주와 범죄행위를 정당화하는 건 절대 아니다”라며 “이 대표 재판의 타이머는 멈추지 않고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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