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손지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 가운데 국민의힘은 당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는 탄핵 찬반을 두고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14일 오전 10시부터 의원총회를 열고 의원들의 총의를 모으기 위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7일 1차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해 국민적 지탄을 받은 만큼 표결에는 참석하자는 논의가 이뤄졌다. 하지만 ‘탄핵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는 기류도 보인다. 2차 탄핵소추안에 추경호 전 원내대표의 내란공모죄 혐의를 적시한 점을 ‘탄핵 반대’ 논리로 펼치는 친윤계 의원들은 추 원내대표 보호를 고리로 찬성파인 친한계 의원들 설득에 나서고 있다.
◇ 국민의힘, 2차 탄핵안 표결 참여 가닥
조경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총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총 분위기에 대해 “찬성하는 분들과 반대하는 분들의 입장이 극명하게 차이가 있다”며 “탄핵에 찬성하시는 분들은 주로 마음의 결심이 섰기 때문에 침묵하는 그런 분위기고 반대하는 분들이 설득하려고 하는 그런 분위기도 읽혀지고 있다”고 전했다.
조 의원은 권성동 원내대표가 표결 참여를 제안한 것이 맞냐는 질문에 “아마 표결 참여 쪽으로 가는 부분은 의원들이 동의를 거의 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현재 국민의힘 당론은 ‘탄핵 반대’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탄핵에 찬성하겠다고 밝힌 국민의힘 의원이 7명에 달하는 상황이다. 1표만 더 이탈표가 생긴다면 탄핵안이 가결된다.
조 의원은 ‘소신 투표가 8표 이상 나올 것 같냐’는 물음에 “국민의힘이 국민을 향해서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되고 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저는 예상보다 더 많은 표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여당 의원들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본인들의 논리를 그렇게 주장을 하신다. 그 논리가 과연 국민들께 설득력이 있을까 한다”며 “우리 당명이 국민의 힘인데 국민의 짐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친윤계, ‘탄핵 반대’ 설득... ‘탄핵 반대’ 공식화도 잇따라
하지만 탄핵 반대를 고집하는 의원들의 주장도 완강한 상황이다. 고동진 의원은 이날 의총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표결에 참여하시냐’는 질문에 “전부 다 들어가서 하는 쪽으로 많이 기울었는데 그것조차도 아직 반대하는 분이 있다”고 했다.
이인선 의원도 ‘기류가 바뀌고 있냐’는 물음에 “그런 것 같다”며 “의원들이 오늘 처음으로 탄핵안을 읽어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탄핵에 찬성하는 분위기인가’라는 물음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의총장 내에서 탄핵 찬반 총의가 모아지기 보다는 혼란이 더욱 가중되는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공식적으로 탄핵 반대 입장을 밝히는 의원들도 나타났다.
대통령실 출신으로 친윤계인 강명구 의원은 이날 오후 1시 51분 페이스북에서 “저는 오늘 오후 4시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반대표를 행사하겠다”며 “헌법 77조에 명시된 계엄 조치를 무턱대고 내란죄로 단정 짓겠다는 탄핵소추안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수사 결과도 나오지 않았는데, 계엄을 내란죄로 단정 짓고 탄핵하겠다는 것을 국회의원으로서 결코 인정할 수 없다”며 “그냥 다수 여론에 밀려 헌재에서 알아서 판단하라고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의회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오늘 2차 탄핵소추문은 급기야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를 내란공모자로 몰아가고 있다”며 “추경호 대표의 행적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가짜뉴스와 상상에 근거한 내란공모 혐의를 뒤집어씌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이 탄핵은 윤석열 대통령 한 사람에 대한 탄핵이 아니다”라며 “국민의힘을 탄핵하고, 한미동맹을 탄핵하고, 보수를 탄핵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종오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22분경 의총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우리가 걱정되는 부분은 추 전 원내대표가 여기에 연루됐다는 얘기 때문에 ‘그 부분을 좀더 지켜야 된다’는 건 저도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의 보호를 위한 것이냐는 물음에 “대부분 그런 내용이 많다”며 “일단 어떠한 것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원내대표가 잘못됐다고 얘기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 흐름대로 가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친윤계 의원들의 주장이 강하게 대두되는 가운데 ‘탄핵 찬성’을 행사할지 관심이 주목된 친한계 의원들의 탄핵 반대도 공식화했다.
우재준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43분 페이스북에서 “저는 한 사람의 법조인으로서 법리적 판단으로는 이번 비상계엄 사건이 탄핵 사유에 해당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지역 여론을 수렴하여 오늘 탄핵소추안에도 반대표를 행사하려 한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관련기사
- 윤상현, 조경태 ‘윤석열씨’ 발언 직격… “성급한 결정 자제”
- 김상욱, 국회서 ‘탄핵 찬성’ 1인 피켓시위... 여당 의원 동참 호소
- 민심과 동떨어진 국민의힘 행보
- 국회 통과한 ‘내란·김건희 특검법’… ‘윤석열 탄핵안 표결’에 달렸다
- [굿모닝 프레지던트(62)] 분노에 기름 부은 28분간 담화
- 한동훈, 의총서 “윤석열 내란 자백”... 친윤 “사퇴하라” 야유
- 한동훈, 윤석열 ‘탄핵 찬성’… “국정운영 즉각 배제”
- ‘윤석열 탄핵안’ 가결… ‘찬성 204표’
- 윤석열 “마지막 순간까지 국가 위해 최선 다할 것”
- 한동훈, 尹 탄핵 직후 “직무 수행할 것”... 최고위원 사퇴로 퇴진 수순
- 한동훈, 146일만에 당 대표 사퇴
- 신지호, 친윤 ‘탄핵 반대’ 당론 유지는 ‘한동훈 축출 카드’
- 당 접수 나선 친윤 '역풍 맞을까'
- 자가당착에 빠진 권성동
- 김상욱, 국힘 반민주‧반보수‧극우 비판 '왜?'
- 한지아, ‘쌍특검법’ 재표결 시 여당 소장파 ‘가결’ 시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