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간 회동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 대통령이 일본·미국 순방 성과를 공유하기 위한 ‘여야 지도부 회동’ 형식을 요구한 것과 달리 장 대표는 이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 대표로서 ‘주도권 싸움’을 본격화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양측이 어떠한 결정을 내릴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1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일대일 회동) 문제를 포함해 물밑에서 조율 중이고 잘될 것”이라며 “조만간 만나기 위해서 여러 가지를 조율 중”이라고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도 전날 언론 공지를 통해 “회동은 현재 물밑 협의 중”이라며 “일정이 정해지는 대로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일본과 미국 순방을 마친 후 서울공항에 도착해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에게 여야 지도부 회동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윤석열 정부를 제외하고 이전 정부에서 순방을 마치면 여야 지도부와 회동을 갖고 순방 성과 등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져왔던 만큼, 정치 복원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여야 지도부의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시작부터 스텝은 꼬였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일대일 회동’을 역제안하면서다.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진행된 연찬회에서 “여야 지도부와 대통령이 같이 만나서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이야기할 순 있다”면서 “이후에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따로 시간을 갖고 고통받는 국민의 삶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를 할 시간이 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대미 순방’ 직격한 장동혁… ‘주도권 싸움’ 본격
장 대표의 이러한 제안은 궁극적으로 정국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우세하다. 순방 성과를 공유한다는 이유로 진행되는 여야 지도부 회동에서는 여권의 입맛에 맞는 그림밖에 나올 수 없다는 계산이 깔린 셈이다. 이 대통령의 제안에 순순히 응할 경우 강성 지지층의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을 가능성이 크다. 장 대표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마중도 배웅도 없는 초라하고 낯부끄러운 회담”이라며 이 대통령의 대미 순방을 강하게 비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진정 협치의 의지가 있다면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단순히 협치의 모양새만 보이는 것이 아닌 야권을 실질적인 국정 운영 파트너로 인정하라는 것이다. 신동욱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서 “앞뒤 맥락 없이 사진 찍고 웃고 사진 한 장 공개해서 협치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내기 위한 영수회담을 결코 응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분명히 이야기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을 때, 실효적 조치가 담보됐을 때 하겠다는 것이 신임 대표의 생각이 아닐까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장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와 회동하고 김 총리가 여야 협치의 마중물이 돼 줄 것을 당부했다. 장 대표는 “미래로 나아가자면서 계속 과거의 일로 무리하게 야당 공격에 집중하며 야당에서도 여당과 협치의 손을 내밀지 못하는 것 아닌가”라며 “여야 협치에 있어서 총리가 여러 역할을 해주고 여야정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김 총리는 “대통령께서는 취임 이후 부터 야당 지도자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할 수만 있으면 자주 만나는 걸 노력도 하고 시도도 하고 기본적으로 그런 마음을 갖고 있다”며 장 대표가 이번 회동에 응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오늘 예방이 장 대표와 이 대통령 간 양자 영수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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