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감사원장이 월성 1호기 관련 검찰 수사에 참고자료를 제공한 데 대해 ″범죄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여권과의 대립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최재형 감사원장이 월성 1호기 폐쇄 감사에 대해 범죄 개연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감사원이 검찰에 수사 참고자료를 보낸 경위에 대한 답을 하면서다. 월성 1호기 검찰수사를 두고 윤석열 검찰총장과 여권의 신경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최 원장의 발언이 더해지며 여권과의 긴장감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최 원장은 지난 1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재 감사 사항만으로 혐의가 완전히 인정돼서 고발할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추가 수사 여부에 따라서는 범죄가 성립될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해 수사 참고자료를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의결사항은 아니지만, 감사위원들의 동의와 양해를 구했다”라며 “이의제기한 위원들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간 최 원장은 월성 1호기 감사를 두고 여권과의 대립하는 모양새를 빚어왔다. 탈원전을 추진하는 정부의 정책에 불협화음을 내면서다. 

더욱이 최 원장이 “대선에서 41% 지지밖에 받지 못한 정부의 국정과제가 국민적 합의를 얻었다 할 수 있느냐”고 발언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여권의 불신은 더 커졌다. 여권은 월성 1호기의 ′경제성 평가가 적절치 않았다′는 감사결과가 나오자 감사원을 맹비난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 원장이 정치권의 ‘뇌관’인 월성 1호기 검찰 수사를 옹호하는 분위기를 자아 내면서 여권과의 긴장감은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검찰의 수사가 지극히 ‘정치적’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여당에서는 국민의힘-검찰-감사원 간 커넥션 의혹도 제기됐다. 양기대 민주당 의원은 “(야당이) 고발하고 감사원이 수사 참고자료 보내고, 이 수사 참고자료를 통해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한다”라며 “사전에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교감이 있지 않을까 그런 의혹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원장은 “그런 말씀을 하는 것은 감사 결과, 감사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심히 훼손하는 것”이라며 반박했다.

당장 여당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감사원장은 회의를 중재하는 역할이다. 그런데 감사원장이 나서서 부적절한 발언들이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한편으로는 좀 편향된 인식을 갖고 있다는 걸 어제 확인을 하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최 원장은) 판사로서 재직할 때부터 유명한 정통 법관, 오로지 법 원칙에만 따르는 분이라고 소문이 났다”라며 “친정부 성향 감사위원들이 방해해 안되니 경제성 부분에 대해서만 간략히 감사보고서를 내고, 직권으로 할 수 있는 수사 참고자료를 검찰에 넘겨서 이 부분에 대해 수사를 해달라 라고 요구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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