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8일 예비경선 결과, 1위로 본경선에 합류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 당 대표 예비경선 결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1위로 본경선에 안착한 가운데, ‘이준석 돌풍’이 계속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정치권에선 중진 주자 간 단일화 가능성도 언급되는 등 향후 판세 변화의 조짐도 엿보인다.

28일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실시한 전당대회 예비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비롯해 나경원‧주호영‧홍문표‧조경태 의원이 본경선에 올랐다. 

신진과 중진의 대결 구도가 된 이번 전당대회는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었다. 경선 초반에는 김웅 의원이 앞장서 ‘초선 기수론’을 앞세우며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 전 최고위원과 김은혜 의원이 가세하면서 힘이 실렸고, 예비경선에서 일반 국민 비율을 50% 반영하는 등 유리한 환경도 갖춰졌다. 그러나 결국 초선 의원들은 예비경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인지도나 조직력 등에서 밀린 탓이다.

유일하게 예비경선을 뚫은 이 전 최고위원의 기세가 무섭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본경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지지율과 순위를 공식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정치권에선 이 전 최고위원이 국민 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율을 얻었고 당심에서도 상당한 지분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당 안팎에서 변화를 바라는 표심이 이 전 최고위원으로 향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신진’으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인지도는 물론 오랜 정당 활동으로 초선의 ‘불안감’을 해결할 대안이 됐다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이 전 최고위원을 제외하곤 (두 초선 의원의) 인지도가 너무 낮고, 이렇다 할 대안이 안 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나경원 당대표 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본경선 진출 당대표 후보자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중진 단일화′ 등 변수 산적

관건은 이 전 최고위원의 지지세가 얼마나 이어질 것인가 하는 점이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이번 예비경선으로 신진 주자 간 자연스러운 교통정리가 됐다는 점에서 ‘단일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날 컷오프 된 김웅 의원은 “국민에게 짜릿한 감동을 주는 국민의힘이 되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은혜 의원도 “변화의 바람을 멈춰 세울 순 없다”고 강조했다.

당원 투표에서 나 전 의원과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당심에서 1위를 차지한 나 전 의원과 2위인 이 전 최고위원은 불과 1%p 차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있다는 호사가들의 예측과 달랐다”고 자평했다.

다만, 부정적인 관측도 나온다. 본경선에 오른 당권 주자들은 이날부터 2주간 권역별 합동연설회·TV 토론회 등을 거치며 본격적인 정책과 비전 대결을 펼친다. 이 과정에서 이 전 최고위원의 ‘변화’ 목소리에 얼마나 많은 당원들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본경선은 당원 표심을 70% 반영한다. 

벌써부터 중진 주자들은 이를 고리로 견제에 나섰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 대표 후보자 초청 간담회에서 “당 대표는 통합의 리더십이 가장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주 원내대표는 “변화가 기존의 시스템에 상처를 주거나 하면 큰 선거를 앞두고 위험할 수 있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중진 주자들 간 단일화 가능성도 변수로 떠오른다. 본경선을 앞두고 젊은 리더십에 대한 불안감이나 계파 논쟁 등이 본격적으로 얽히면 당내에서 중진급의 단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나 전 의원과 주 의원이) 남자와 여자, TK와 수도권으로 최고의 단일화 시너지를 거둘 수 있는 멤버″라며 ″막판까지 단일화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선 일정이 3분의 1쯤 지나가면 판세가 나올 텐데, 그 때 당원들의 단일화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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