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 30일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공원에서 열린 국민소통 민심경청 프로젝트 '문화예술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송 대표가 민심 경청 후 어떤 쇄신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 30일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공원에서 열린 국민소통 민심경청 프로젝트 '문화예술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송 대표가 민심 경청 후 어떤 쇄신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4·7 재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민심에 철퇴를 맞았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국민의힘에게 20~30%포인트에 육박하는 득표율 차이로 패배했다. 지난해 4월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냈던 민심이 1년만에 차갑게 돌아선 것이다.

이에 민주당이 대선 패배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면서 당 내에서 민심 수습책을 놓고 쇄신 경쟁을 벌이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의 분위기는 이 같은 기대와는 정반대로 흘러가는 듯하다. 쇄신책은 민심이 왜 민주당에게 돌아섰는지 자유롭고 치열한 토론을 거쳐야만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치열한 토론은 불이 붙다 꺼졌다. 일부 초선 의원들이 재보선 참패 원인 중 하나로 ‘조국 사태’를 거론하자 강성 친문 지지층은 “배은망덕하다”며 들고 일어났다. 강성 지지층에게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라는 존재 자체가 성역이 된 듯하다. 이들 초선 의원들에게는 ‘문자 폭탄’이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친문과 비문이 갈라져 ‘문자 폭탄’을 두고 논쟁을 벌이기 시작했고 이후 쇄신 목소리는 서서히 사그라들었다.

민주당 내 대표적 비주류인 조응천 의원이 4월 말 쇄신파 결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구체적 성과를 냈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조 의원이 쇄신파 결성 추진 계획을 밝히자 정치권 안팎에서는 공천을 의식한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이런 와중에 국민의힘에서는 ‘이준석 돌풍’이 불고 있다. 30대 원외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당권 경쟁에서 다선 의원들을 제치고 선두를 달리면서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의 쇄신 경쟁에서도 밀릴 판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에서는 “부럽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도부 내 강성 친문으로 꼽히는 강병원 최고위원도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정말로 놀라면서 보고 있다”며 “한편에서 부럽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럽다”는 반응이 민주당의 변화의 바람으로는 아직 이어지지 않고 있다. 강성 친문 지지층 표심 잡기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회고록 출간을 앞둔 조국 전 장관을 위로하며 ‘조비어천가’를 부르고 있는 것만 봐도 민주당이 쇄신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 25일부터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송영길 대표는 현장에서 민심을 경청한 후 내달초 대국민 보고 형식으로 당의 진로와 쇄신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송 대표가 대국민 보고에서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할 것인지도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송 대표의 대국민 보고는 민주당의 쇄신 노력을 가늠할 수 있는 1차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보여준 민주당의 행태를 본다면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있다. 민주당이 쇄신 노력을 게을리하고 일부 강성 지지층의 구미에 맞는 언행만 계속 한다면 내년 대선에서 민심은 더 큰 분노를 표출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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