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당과 후보 지지율이 높에 나오는 것과 관련해 ′겸손′을 요구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내에 ‘낮은 자세’를 주문했다. 당과 후보 지지율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당내 들뜬 분위기를 경계한 것이다. 한편 이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로 좁아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대표의 ‘경고’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 ‘컨벤션 효과’ 약발 다했나… 윤석열-이재명 ‘오차범위’ 격차

18일 엠브레인퍼블릭과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실시한 공개한 전국지표조사(NBS)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윤 후보는 36%, 이 후보는 35%를 기록했다. 직전 여론조사에서 39%였던 윤 후보는 3%p 떨어졌고, 32%를 기록했던 이 후보는 3%p 상승했다. 

윤 후보는 지난 5일 전당대회 이후 줄곧 ‘컨벤션 효과’를 톡톡히 봐왔다. TBS 의뢰로 한국여론사회연구소(KSOI)가 지난 12일부터 1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윤 후보가 45.6%, 이 후보가 32.4%를 기록하며 10%p 이상 격차를 벌리기도 했다. 같은 기간 데일리안의 의뢰로 여론조사공정이 실시한 조사도 비슷했다. 윤 후보는 45.4%, 이 후보는 34.1%를 기록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모두 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러한 분위기는 민주당의 위기감을 불러일으켰다. 당내에서 ′선대위 쇄신론′ 등이 분출된 것도 이 시점이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민주당 내 많은 분들이 위기상황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며 “그런 인식의 공감대 속에 여러 흐름이 나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날 여론조사는 그간 상황과는 사뭇 다르다. 특히 윤 후보를 지지하던 중도층의 이탈이 컸다는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 중도층의 윤 후보 지지율은 직전 조사에서 39%였지만, 이날 28%로 11%p가 떨어졌다. 당 지지율에서 간극이 좁혀지고 있다는 점도 ‘근심거리’다. 이날 같은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6%, 민주당의 지지율은 33%로 3%p 차이로 좁혀졌다. 전주 같은 조사에서 8%p 격차를 벌렸던 것과는 다른 양상인 셈이다.

◇ 중도층 움직임, 이준석 지적에 힘 실리는 모양새

물론 대선 국면에서 지지율 변화는 일상적인 만큼 일부 여론조사를 통해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이번 여론조사 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분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이날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윤 후보의 중도층 이탈과 관련 “이 조사를 참고할 필요가 있는 것은 여전히 중도층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지적은 당장 국민의힘 선대위 구성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신경전과도 맞닿아 있다. 앞서 김근식 국민의힘 전 비전전략실장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정권교체 민심만 타고 가면 된다고 굉장히 쉽게 생각하는 흐름이 일각에 있다”고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중도층 등을) 모셔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점을 김종인 전 위원장이 따끔하게 해 주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겸손의 자세’를 강조하며 당내 분위기를 잡았다. 그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후보의 경쟁력이 높게 나타나는데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조정국면에 들어가는 추세도 나타난다”며 “후보의 경쟁력에 대한 부분이 아니라 기술적인 조정이기에 동요 없이 정권교체를 향해 정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우리 당 지지율이 민주당과 격차를 유지하며 당 전반에 다소 들뜬 분위기가 감지된다”며 “이런 때일수록 낮은 자세로 정권교체를 위한 행보에 나설 것을 주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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