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제공 사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제공 사진.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과 신남성연대를 댓글조작 혐의로 고발하자 국민의힘 측이 과거 드루킹 사건까지 언급하며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격화되는 댓글조작 논란이 양측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전망하지만, 논란을 잠재우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 민주당, 이준석 ‘크라켄’ 언급하며 여론조작 고발

민주당 선대위 양부남 국민검증 법률지원단장은 10일 국민의힘 선대본부와 남성단체 ‘신남성연대’ 관계자 7명을 불법적 선거운동 유사기관 설치 금지 위반과 포털사이트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조직적으로 댓글 조작을 공모하고 실행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고발장을 통해 “피고발인들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당선을 위해 신남성연대를 설립해 ‘언론정화팀’이라는 댓글부대팀을 운영하는 등 선대본 유사기관을 설립했다”며 “이들은 디스코드 메신저로 구체적 업무를 지시했고 이 지시를 다른 단체 대화방에 전하는 등 조직적 지휘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신남성연대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3일 첫 4자 토론 전날 “전쟁 준비한다” “우리 남성연대가 여론전에 본격 참전, 압도적 화력이 뭔지 보여줄 것”이란 글이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민주당의 주장대로 국민의힘이 개입해 신남성연대 회원들로 하여금 선거 기사 등에 댓글을 달게하고 그 댓글이 상위에 노출되도록 추천·반대를 조직적으로 지시했다면 불법선거운동 소지가 충분하다.

국민의힘은 당초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날 박찬대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이 “이준석 당 대표 크라켄 운운하더니 비단 주머니가 댓글 조작이었냐”며 “국민의힘은 신남성연대와의 ‘댓글 조작’에 대해 어떤 해명도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자 뒤늦게 반박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준석 대표의 ‘크라켄’은 어디 갔냐”며 “직접 개발을 주도했다는 오징어 닮은 바다 괴물 ‘크라켄’은 국민의힘 조작에는 눈감는가 보다. 과연 요란하게 자랑한 이 대표의 비단 주머니답다. 혹시 댓글 조작도 비단 주머니에 들어있었던 것이냐”고 조소했다.

이어 “세대로 나누고 성별로 나누는 국민 갈라치기도 모자라 여론까지 갈라치고 조작하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신남성연대’를 동원해서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여론을 왜곡한 ‘댓글 조작’은 파렴치하고 악의적 범죄다. 이 대표는 정정당당하게 정치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이 10일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및 신남성연대 관계자 등 총 7명을 선거 관련 기사 등에 조직적으로 댓글을 조작하고 여론을 왜곡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사진은 민주당 선대위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10일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및 신남성연대 관계자 등 총 7명을 선거 관련 기사 등에 조직적으로 댓글을 조작하고 여론을 왜곡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사진은 민주당 선대위 제공.

◇ 국민의힘, ‘드루킹’ 언급하며 내로남불 주장

이에 국민의힘 측은 “오히려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허위 사실을 고발해야 할 상황”이라며 “민주당은 피고발인들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조직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선대본 유사기관을 설립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다”고 해명했다.

이어 “뉴스기사에 좌표를 찍고 조직적으로 한 사람이 많은 댓글을 달고 여론을 허위로 호도해 온 것은 민주당이 아닌가”라며 “민주당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국민의힘과 외부 단체의 명예를 훼손함은 물론, 정상적인 온라인 활동까지도 모함하고 겁박하고 있다. 과거 ‘프로그램’을 이용해 불법 댓글조작을 자행했던 ‘드루킹’ 민주당이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이야말로 위선이자 내로남불이 아니냐”고 과거 사건을 언급했다.

드루킹 사건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경제적공진화모임 대표 김동원(드루킹)이 당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그리고 일부 권리당원들과 공모해 인터넷 포털과 커뮤니티 등지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댓글창의 여론을 조작 한 사건이다.

정치권에서는 대선이 한달 남은 시점에서 막판 네거티브 공방이 사라질 수는 없지만, 고발이 난무하는 상황이 계속 될수록 제 살 깎아먹기에 가깝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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