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비례대표제 및 국고보조금 폐지 등 정치 개혁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사진=김경희 기자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비례대표제 및 국고보조금 폐지 등 정치 개혁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사진=김경희 기자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차기 당권을 두고 국민의힘의 시계추가 빨라지는 모양새다. 전당대회 시점은 물론 전당대회 룰을 놓고 당내 분위기가 들썩이는데다, 자천타천 거론되는 후보군만 해도 여럿이다. 이런 가운데 일찍이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의 행보는 남다르다. 현안과 관련한 다양한 메시지 속에 정부와 당은 물론 정치권을 향한 거침없는 ‘직설’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러한 ‘강직함’이 자신의 강점이라고 설명한다. 잘못된 점을 잘못됐다고 말할 줄 아는 것이야말로 정치인의 ‘책무’라는 의미다. 이렇다 보니 당권 도전에 나선 명분도 확실하다. 여당의 당수로서 정치 개혁 선봉에 서겠다는 것이다. 

5일 <시사위크>와 인터뷰를 가진 조 의원은 절반을 훌쩍 넘긴 21대 국회에 대해 “국익에 부합되는 행위를 했는지 아쉬움이 많다”고 소회했다. 여야 모두 정쟁에만 몰두하며 ‘헌법기관’으로서 국회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여야의 갈등 국면 속에 예산안 처리가 법정기한을 넘긴 것을 두고도 “국민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 국회라면 빨리 문 닫는 게 좋다”고 비판했다.

당을 향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는 물론 이상민 장관 해임안, 예산안 처리 등 정치적 현안에 당이 휩쓸려 가는 게 ‘로드맵’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 의원은 “눈앞에 있는 이해관계에 몰입된 것 같다”며 “여당으로서의 책임성 결여”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의 자신만의 역할에 대해 청·장년층을 아우를 수 있는 마인드를 꼽았다. /사진=김경희 기자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의 자신만의 역할에 대해 청·장년층을 아우를 수 있는 마인드를 꼽았다. /사진=김경희 기자

- 21대 국회에 대한 평가는.

“보통 국회의원들이 선서를 할 때 보면 ‘국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한다. 21대 국회도 그런 선서로 시작했을 텐데 소회를 말하자면 과연 우리 의원들이 국익에 부합되는 행위를 했는지 아쉬움이 많다. 남은 후반기만큼은 좀 더 최선을 다하는 국회가 됐으면 한다.”

- 오랜 기간 국회의원으로 일을 했는데, 기억에 남는 성과나 순간이 있다면.

“지역의 성과라고 하면 교통의 오지라고 불릴 정도였던 곳에 지하철을 개통한 점이다. 지역 주민들과 함께 노력한 게 저한테는 상당한 성과라고 보고 있다. 또 국회의원으로서 자긍심을 느끼는 점은 전기요금 누진제를 완화한 것이 상당한 성과 중 하나라고 본다.”

- 국회의원 조경태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영역은 무엇인가.

“비교적 젊은 나이부터 정치를 시작했다. 만 28살 때 국회의원에 출마했고, 물론 두 번 낙선을 했지만, 서른여섯부터 지금까지 5선의 의원 활동을 하고 있다 보니 아무래도 청년과 장년을 연결할 수 있는 마인드는 좀 돼 있지 않은가 싶다. 그래서 정치를 지망하는 청년 정치인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은 누구보다 좀 많이 알고 있지 않을까 싶고 제 경험도 참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비례대표제와 국회의원 면책특권 폐지 등 정치 개혁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 의원 수가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닌데 그에 반해서 활동하는 일은 생산적이지 못하다고 본다. 의원 숫자가 상대적으로 많을 때 더 많은 성과를 이뤄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게 결국은 정치가 여야의 정쟁으로 치닫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례대표를 폐지하고 일부 지역구를 조정하는 등 국회의원 수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국민들께 알리고 여야 정치권에서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본다.

아울러 면책특권도 없애야 한다. 국회가 가짜뉴스를 생산해 내는 공장이 되서는 안 된다. 국회의원들이 말이나 행동을 상당히 신중하게 할 수 있는 품격 있는 정치를 하기 위해서라도 면책특권을 이제는 폐지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는 정당에 주는 국고 보조금이 약 20년간 1조2,500억을 지원했는데, 감사를 받은 적이 없다. 정당이 불투명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국정감사라든지 행정부를 감사할 수 있겠나. 이건 자기모순이다.” 

- 쓴소리에 대한 정치권의 비판이 거셀 것 같은데 부담은 없나.

“우리 후배 정치인들도 앞으로 계속 생겨나지 않나. 선배 정치인이 올곧고 달라야지 후배 정치인들도 본을 받을 거 아닌가. 우리 한국 사회의 경제 수준은 많이 발전 했는데 정치 수준은 중하위라고 본다. 그래서 정치 수준을 경제수준으로 끌어올리려고 하면 이 방법 밖에는 없다.”

- 정치권의 중론을 모을 방법은.

“올바른 주장을 하게 되면 따라올 거라고 본다. 제가 당 대표가 돼야할 가장 큰 이유도 정치 개혁이다. 저를 통해서 정치개혁이 이뤄지면 좋겠다.”

- 당권 도전을 했고, 여러 번의 선거 경험을 갖고 있는데 나름대로의 선거 전략이 있나.

“결국은 우리 당원들의 의식이 중요하다고 본다. 당원들이 정치 개혁을 위한 마음의 자세가 됐느냐, 준비돼 있으면 과감하게 저를 선택해 줄 것이다. 그 나물에 그 밥이니 그냥 편한 길로 가자고 생각하면 변화는 없고 정치 수준은 그냥 제자리걸음 하지 않겠나.”

당권 주자로서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당의 가장 큰 문제로 ′로드맵′의 부재를 꼽았다. 로드맵이 부재하다 보니 현안에 대한 땜질식 대응만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진=김경희 기자
당권 주자로서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당의 가장 큰 문제로 ′로드맵′의 부재를 꼽았다. 로드맵이 부재하다 보니 현안에 대한 땜질식 대응만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진=김경희 기자

- 지금 당의 문제점과 해결해야 할 부분은.

“우리 한국 정치가 똑같다. 첫 번째는 지나친 정쟁주의다. 국가에 대한 비전을 보고 정치하는 것이 아니라 눈앞에 있는 이해관계에만 몰입된 것 같다. 예를 들어 야당이 이상민 장관 해임안, 국정조사, 예산안 가지고 시비를 걸면 거기에 대응하기에만 급급하다. 그것은 그것대로 하되 국가 비전을 고민해야 한다.

지금 출산율이 얼마나 떨어져 있나. 그러면 출산율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소위 MZ 세대라는 청년들이 희망이 없다면 일자리 문제 등 행복감을 줄 방법이 무엇인지를 봐야 한다. 우리가 외교 안보적으로 취약하다면 어떻게 초당적으로 해결할 것인가 이런 로드맵이 없는 것 같다. 그건 우리 여당으로선 책임성이 결여 돼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또 하나가 항상 공천과정에서 패거리 문화, 계파 문화가 남아 있다 보니 갈등이 심각하다. 공정하지도 상식적이지 않는 공천으로 후보자가 선출된다면 그 또한 당내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으로 본다. 이런 것도 벗어나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 당권 주자로서 다른 후보들에게 없는 강점을 하나 꼽는다면.

“강점은 강직함이라고 보면 된다. 할 말은 하면서도 지나치지도 않고 합리적이고 개혁적이면서 통합적 마인드다. 삼박자를 갖출 수 있는 분들은 그렇게 흔하지 않다.”

- 전당대회 룰 관련해서 말들이 많다.

“룰은 심플한 게 가장 좋다. 복잡하게 몇 대 몇, 시장통에서 흥정하는 것이 아니지 않나. 공직자를 뽑을 때는 될 사람을 뽑아야 하니 당연히 여론을 물어봐야겠지만, 당내 선거는 다르다. 학교에서 학생회장 뽑는데 타학교 여론 들어보고 뽑는 건 아니지 않나. 구성원들 중 대표자를 뽑기 때문에 구성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100% 당원 경선을 하자는 게 오래전부터 가진 소신이다.”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안 건의를 두고 여야의 대치가 극심하다. 

“이건 더불어민주당이 잘못 계산한 것 같다. 이치에 안 맞는 주장을 하고 있다. 지금 장관이 해임되고 나면 국정조사 때는 누구를 통해서 진실규명을 하겠나. 이치에 안 맞는 행동을 하니까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가고 상대적으로 민주당 여론이 악화되는 것 아닌가. 그러니 이성적인 판단들을 했으면 좋겠다. 그분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이태원 참사를 바라보는지 모르겠는데 정말 진실규명을 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장관이 있어야 한다. 진정성이라는 부분에서 드리는 말씀이다.”

- 예산안 처리가 법정기한 내에 처리되지 못했는데 무엇이 문제라고 보나.

“애당초 제가 국정조사를 하지 말자고 했던 이유가 ‘야당이 과연 예산안을 쉽게 통과시켜주겠는가’라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예산안하고 국정조사를 맞바꾼 것 아닌가. 된통 맞았다. 여기에 대해 원내대표와 이번에 국정조사를 하자고 했던 분들이 일말의 책임감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민주당도 조금 부족한 것 같다. 어떤 핑계로 예산안을 미루는지 의도를 잘 모르겠다. 국회가 국민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다면 빨리 문 닫아야한다고 생각한다. 법정시한을 지키지 않으면서 국민들 보고 법을 지키라고 한다면 자기모순 아닌가. 헌법기관으로서 참 자격들이 없다. 이럴 거면 21대 국회 빨리 문 닫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자격도 없는 집단이 국회 문을 여나. 국민과의 약속은 지켜야 한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향후 정치적 목표로 더 만족스러운 정치적 환경을 만드는 데 힘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땀 흘리는 사람들이 더 대접받는 세상′이 꿈이라고 설명했다. /사진=김경희 기자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향후 정치적 목표로 더 만족스러운 정치적 환경을 만드는 데 힘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땀 흘리는 사람들이 더 대접받는 세상′이 꿈이라고 설명했다. /사진=김경희 기자

-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당내 인사들의 만찬 회동 보도가 나오며 당무 개입 우려가 나온다.

“대통령 입장에서는 정치인이니까 이런저런 분들을 만날 수 있다고 본다. 그와 별개로 당 대표 선출은 당원들이 하는 거니까 우리 당이 이대로 가는 게 좋은지 대폭적으로 변화를 시키고 개혁을 해서 국민들께 많은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는 정당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게 좋은지는 당원들이 판단할 문제다.”

-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전당대회‧총선 차출론이 회자된다.

“본인 의지가 중요하다. 본인이 출마하고 싶으면 당 대표든 국회의원이든 그것은 자유 의지라고 생각한다.”

- 내년 지역구 관련 집중하시는 현안은 무엇인가.

“지역구(부산 사하을) 일대에 종합병원이 없는 데 서부산 공공의료원이 확정됐다. 대규모 공공의료사업으로 차질없이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하나는 다대포 해수욕장이 있는데 그 옆에 동척 해수욕장 복원사업이 있다. 이 부분도 관심 있게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시민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문화생활, 의료혜택을 많이 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 최연소 5선 의원이다. 향후 정치적 목표는 무엇인가.

“저는 링컨 미국 전 대통령을 상당히 존경한다. 여러 정치적 역경을 극복을 하면서 결국은 미국에서 또 나아가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정치 지도자로 우리 머릿속에 남아있지 않나. 이분이 하신 말씀 중 하나가 성공의 비결 뭐냐고 물어보니 ‘나는 천천히 가되 결코 뒤로 가진 않는다’라고 말씀을 하셨다. 조금 이른 나이에 정치인 생활을 했기 때문에 최연소 5선 의원이 됐다. 지금 보다 훨씬 더 만족스러운 결과물, 정치적 환경을 만들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어쨌든 제가 꾸는 꿈이 국민들의 삶과 일치됐으면 좋겠다. 열심히 땀 흘리는 사람이 좀 더 대접받고 잘 사는 정직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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