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연구원, 집값 1% 오르면 출산율 0.014명↓… 아이 1명 양육시 6.1억원 소요
박진백 부연구위원 “출산율 높이려면 수요층 구매가능한 주택가격대 형성 중요”

주택가격 상승이 출산율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 뉴시스
주택가격 상승이 출산율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집값이 1% 오를 경우 최장 7년간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이 약 0.014명 감소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지난 2일 박진백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주택가격 상승이 출산율 하락에 미치는 동태적 영향 연구’를 통해 주택가격 상승이 출산율 하락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시기별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출산율 하락 반응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대에는 주택가격 상승 충격이 발생하면 약 10개월 이상 시차를 두고 출산율이 떨어졌다.

이어 2000년대 들어서는 주택가격 상승 충격이 일어나면 출산율 하락까지의 반응이 이전 보다 4~5개월 빨라져 약 5~6개월 이후부터 출산율이 내려갔다.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주택가격이 오르면 반응 시기는 더욱 빨라져 1~2개월 이내 출산율이 감소했다.

통계청 국민이전계정의 생애주기적자 구조(2020년 기준)에 의하면 우리 국민들은 평균적으로 생애기간 중 27세에 흑자(소득>소비)로 전환된다. 이 과정에서 26세까지 1명당 총 6억1,583만원(개인 3억4,921만원, 정부 등 공공부문 2억6,662만원)이 지출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자녀 2명 출산시 26세까지 약 12억3,166만원의 지출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게 박진백 부연구위원 설명이다.

박진백 부연구위원은 “주택가격이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것은 출산을 경제적 이득 관점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화된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며 “자녀 출산은 그 자체로 많은 비용을 발생하지 않지만 출산 이후 발생하는 양육·보육·교육 등에 발생하는 비용까지 고려해 (출산)의사결정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출산을 하지 않는다면 이같은 비용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출산을 경제적 이득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할수록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이 커질 유인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박진백 부연구위원은 집값 상승에 따른 출산율 하락을 막기 위해선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택 가격이 매입자가 지불 가능한 수준이 되도록 형성하는 것과 주택가격이 특정시기 급등급락하는 등 높은 변동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의 정책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부가 수요자들이 부담 가능한 수준의 주택을 지속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박진백 부연구위원은 출산을 담당하는 가계가 자산축적이 적은 사회초년생이 주를 이루고 이들이 전·월세 등 임대차 점유를 많이 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향후 임대차가격이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나라는 서울 강남 등 특정 지역에서 주택 및 교육수요가 동반 작동하는 경향이 크기에 교육비 충격이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도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연구 조사는 1992년 1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장기 시계열 자료를 시간가변모수 벡터자기회귀모형에 적용해 시점별 충격반응함수(Impulse Response Function)를 추측한 뒤 주택가격과 출산율의 구조 변화를 추정했다. 또한 2009년부터 2021년까지 16개 광역지자체를 대상으로 동태패널모형 및 국소투영법을 적용해 주택가격 상승이 합계출산율 하락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와 지속기간을 예상했다.

한편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주택가격이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작년 12월 5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주택가격변동이 혼인율과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적 함의‘ 보고서를 통해 주택가격이 두 배 오를 시 합계출산율이 최대 0.29명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세부적으로 2013~2019년까지 6년간 집값이 두 배 오를때 출산율은 0.1~0.29명 감소했다. 같은시기 무주택자의 출산율 감소폭은 0.15~0.45명에 달했다. 이는 주택 소유자의 출산율 감소폭 0.055~0.2명에 비해 두 배 가량 차이 나는 수치다.

 

근거자료 및 출처
주택가격 상승이 출산율 하락에 미치는 동태적 영향 연구
2023. 1 . 2. 국토연구원
주택가격변동이 혼인율과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적 함의
2022. 12. 5 한국조세재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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