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군수가 ‘플라이강원 부당지원 의혹’으로 고발을 당해 경찰 수사를 받게 된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수사가 플라이강원 및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이사에까지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은 강원도 양양군 플라이강원 본사. / 양양=제갈민 기자
양양군수가 ‘플라이강원 부당지원 의혹’으로 고발을 당해 경찰 수사를 받게 된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수사가 플라이강원 및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이사에까지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은 강원도 양양군 플라이강원 본사. / 양양=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플라이강원이 지난 5월 15일 양양군으로부터 ‘운항장려금’ 명목으로 20억원을 지원받은 후 하루 만에 법정관리(기업회생)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양양군민은 '양양군이 플라이강원에 예산 20억원을 부당하게 지원했다'며 김진하 양양군수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해 현재 강원경찰청에서 수사에 착수했다.

플라이강원이 양양군에 지원금을 요청하기 전부터 사업을 지속할 의지가 없었고 매각 절차를 검토한 정황이 있다고 일각에선 보고 있다. 따라서 양양군수에 대한 수사가 플라이강원 및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이사에까지 확대 가능성이 제기됐다.

양양군과 플라이강원은 지난 5월 15일 ‘항공사업 유지 협약서’를 체결했다. 양양군은 해당 협약서와 ‘양양군 양양국제공항 모기지 항공사 육성 및 지원 조례’를 근거로 플라이강원에 운항장려금 20억원을 예산으로 지원했다.

양양군이 플라이강원에 20억원을 지원할 때는 ‘사업을 지속’하는 것을 전제로 했으며, 그 일환으로 양양군민들에게 항공권 요금을 30% 할인해주는 조건이 포함됐다.

하지만 플라이강원은 지원받은 예산을 그동안 밀린 임직원들의 인건비로 지급한 뒤 곧바로 기업회생을 신청했고, 법원도 회생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는 지난 5월 16일 임직원 간담회에서 “우리가 채무를 감당할 수 없어서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양군으로부터 20억원을 지원받은 후 불과 하루 만에 기업회생을 검토한 것이다. 

이유는 극심한 경영난이다. 지난 2019년 4분기에 날개를 편 플라이강원은 2022년말(누적기준)까지 매출 401억원, 영업손실 959억원, 순손실 771억원 등을 기록했다. 이 기간 플라이강원은 리스사를 통해 도입했던 항공기를 줄줄이 반납해 5월 중순 기준 항공기는 1대(보잉 737-800, HL8518)만 남았다.

이후 5월 18일, 플라이강원은 5월 20일부터 항공기 운항 전면 중단(셧다운)을 선언했고, 같은달 22일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사실상 5월 15일 ‘사업 지속’을 전제로 양양군으로부터 20억원 지원금을 받았지만, △5월 16일 ‘기업회생 검토’ △5월 18일 ‘셧다운 선포 및 기업회생 신청 확정’을 한 셈이다.

이를 두고 박봉균 양양군의원(더불어민주당)은 “5월 15일 플라이강원과 양양군이 체결한 협약서에는 ‘사업을 지속하고 양양군민에게 항공권 30% 할인’을 지원 목적으로 명시했지만 사업을 지속하지 않고 다음날 기업회생을 신청했다”며 “사업을 지속할 의지가 없음에도 지원금을 신청하고 지원금을 수령한 직후 운항을 중단한 행위는 사기며, 양양군이 플라이강원을 사기죄로 고발을 해야 하는데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면서 양측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어 “플라이강원이 회사를 계속 유지할 의지가 없었던 증거로, 법인은 분기마다 재무제표와 경영상태 진단을 받아야 하는데 (올해 1분기부터) 이러한 것을 하나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플라이강원은 지난 4월 28일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마지막으로 공시했고, 올해 1분기 분기보고서는 공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플라이강원이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 양양군으로부터 20억원을 지원금으로 받았을 것인데, 이러한 목적과 무관하게 지원금을 임직원의 체불 임금 지급에 사용하고 기업회생을 신청했다면 양양군을 기망해서 지원을 받은 ‘사기’로 볼 수 있다”며 “플라이강원은 재정 상태가 좋지 않다는 얘기가 계속해서 보도됐고 운항을 중단하는 것을 양양군이 알았다면 지원금을 주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정보가 제한적이라서 플라이강원의 행위가 사기라고 단정 짓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는 점 양해바란다”고 덧붙였다.

주원석 대표는 이와 관련해 “우리가 계약서를 위배하거나 법을 위반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법정관리는 도산·청산·회생 목적이 있는데, 우리는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기업회생신청을 한 것”이라며 “기업회생을 신청한 후에도 우리는 운항을 유지하려고 했으나 항공기 압류 및 회사 주거래 계좌 가압류로 인해 유류비를 지급하지 못하게 되면서 운항이 중지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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