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강우 기자 서울의 비아파트(연립·다세대·단독·다가구 주택) 매수에 나선 연령대 중 30대의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일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가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재가공해 얻은 정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연령대별 비아파트 매입 비중이 지난해 동 분기와 비교했을 때 가장 많이 늘어난 연령대는 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30대의 올해 1분기 비아파트 매입 비중은 18.9%로, 지난해 동 분기와 비교했을 때 4.1%p(퍼센트포인트) 상승한 수치를 보여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비중 상승을 보였다.
◇ 30대 매입 비중 상승… 특례대출 수혜일 수도
올해 1분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울에서 비아파트 매입을 가장 많이 한 연령대는 50대였다. 50대는 올해 1분기 22.5%의 비중을 차지하며 지난해 동 분기와 비교했을 때 3%p 증가했다. 그 뒤를 30대가 이어받아 18.9%를 차지해 지난해 동 분기와 비교해 4.1%p 증가, 지난해 동 분기 대비 가장 높은 매입 비중 상승 수치를 보였다. 이어 40대가 18.4%, 60대가 16.3%를 기록했다.
30대의 매수 비중 상승은 주목해야 할 점이다. 통상적으로 가장 높은 매입 비중을 보여주는 연령대는 50대다. 그 뒤를 40대가 계속 이어왔었으나 올해 1분기 이 비중이 뒤바뀌어 30대의 매입 비중(18.9%)이 40대(18.4%)를 뛰어넘었다. 지난해 4분기 내내 40대의 매입 비중이 30대를 뛰어넘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같은 현상을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는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신생아 특례 저리대출의 영향이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전세자금 대출과 구입자급 대출로 구분되며 구입자금 대출 기준으로 순자산 4억6,900만원 이하, 무주택세대주 및 1주택자, 부부합산 소득 조건 1억3,000만원 등 몇 가지 조건을 만족하면 연 1.6%에서 3.3%사이의 낮은 금리로 받을 수 있는 대출이다.
실제 통계청의 ‘2023년 혼인·이혼 통계’를 보면 2023년 혼인 건수는 19만4,000건을 기록했다. 연령별 혼인 건수는 남녀 모두 30대 초반(평균 초혼 연령 남자 34세, 여자 31.5세)이 가장 높아 신생아 특례대출의 주 수혜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 거주와 투자… 목적에 따라 나뉘는 매입 지역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 30대~40대가 매수한 서울 비아파트 주요 지역은 서초구, 서대문구, 용산구, 동작구 등이다. 해당 지역은 주요 업무지구와 접근이 용이하고 실거주 편의성에 집중됐으며, 동일 소재 내 있는 아파트보다 매입가가 저렴하다.
반면 동일 기간 50대~60대는 강북구, 성북구, 도봉구, 관악구 등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해당 지역 내 다수가 정비사업(모아타운) 후보 지역으로 선정된 곳이 많은 지역을 매입해 실거주보다는 투자가치를 우선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측은 30대의 경우 내 집 마련 목적이 강하고 특례 저리 대출 의존도가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센터 측은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비아파트는 30대에게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주는 또 다른 주거 선택지라고 전했다.
◇ 대출 의존 높은 30대… 금리에 큰 영향 받아
한편, 기준금리 인상과 전세사기 이슈가 본격화한 과거 2022년 연령대별 매수 비중을 살펴보면 이 또한 30대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 1분기 대비 4분기 서울 비아파트 매입 비중의 경우 30대가 17.4%에서 13.9%로 3.5%p 감소하며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뒤이어 40대가 15.4%에서 13.4%로 2%p 감소했다.
주택구입 시 대출 의존도가 높은 30대의 경우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주거비용 증가가 비아파트 매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는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