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30대는 주택 ‘투자’로 보는 비중이 더 높아
시사위크=이강우 기자 주택은 전통적으로 ‘거주’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개념이 강하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주택을 투자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많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비교적 나이대가 낮은 20대와 30대에서 주택을 ‘투자가치’로 보는 경향이 40대 이상 인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 20·30대 ‘투자가치’ 비중, 40대 이상 인구보다 높아
지난 1일 국토연구원이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한 국토·부동산 이슈 관련 여론과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와 30대는 주택에 대한 투자가치 비중이 각각 평균 34.1%와 33.2%로 나타나 40대(29.1%) 이상 연령대보다 높게 측정됐다.
주택의 투자가치 비중은 주택을 투자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비중을 뜻한다. 투자가치 비중이 30%라면 주택을 ‘투자’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비율이 30%이며 ‘거주’로서 생각하는 비율이 70%다.
20대와 30대가 생각하는 주택의 투자가치 비중은 각각 평균 34.1%와 33.2%로 나타나 통계적으로 큰 차이는 없었다. 반면 40대부터는 평균 29.1%을 기록해 투자가치 비중이 20%대로 낮아졌다. 이는 20대와 30대일수록 40대 이상 연령대와 비교해 주택을 거주가 아니라 투자의 대상으로 보는 비율이 높다는 뜻이다.
더욱 세부적으로 들어가 본다면 주택을 가장 크게 투자가치로 바라보는 연령대는 20대다. 주택에 대한 거주가치 비중이 투자가치 비중보다 평균적으로 두 배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으나 유일하게 20대만 투자가치(34.1%)가 주택에 대한 거주가치(65.9%) 비중의 두 배가 되지 않았다.
아주 미세한 차이지만 30대부터는 다시 거주가치(66.8%) 비중이 투자가치(33.2%)의 2배 이상으로 올라왔다. 그러나 20대와 30대는 각각 주택에 대한 투자가치가 30%가 넘어감에 따라 서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진 않는다.
그러나 20대와 30대가 무조건 주택을 투자가치로 보는 것은 아니다. ‘소유’의 대상으로도 바라보고 있다.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선호하는 주택의 점유형태는 1순위가 ‘자가’로 93.8%에 달했다. 2순위까지 고려하면 97% 수준으로 조사됐다.
전 세대를 통틀어 주택의 ‘소유’를 갈망하고 있지만, 이 중에서 20대와 30대의 주택 소유 갈망은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 20·30대,주택 소유 갈망도 높아
가장 필요한 주거지원정책 조사에서 ‘내 집 마련 지원’ 분야가 59.2%를 차지해 전 세대에서 가장 높았다. 연령별로 보면 20대와 30대가 나란히 55.6%를 기록해 공동 1위를 달성했다. 40대가 다음을 이었으며 50대와 60대는 비교적 낮게 측정됐다.
50대와 60대의 내 집 마련 지원 정책 필요성이 낮게 측정된 이유는 이미 주택을 소유하고 있거나 20대와 30대와 비교해 부를 축적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지표를 두고 서울에 거주 중인 30대 A씨는 <시사위크>와의 전화 통화에서 “주택을 투자, 거주, 소유해야 하는 대상으로 따로따로 보지 말고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며 “내 집 마련은 하고 싶은데 부동산 가격은 너무 높아 대출과 같은 방법을 사용해 부동산에 ‘투자’를 한 후, 부동산을 통해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일시적인 자금을 마련할 수단’으로 쓸 수 있기에 이와 같은 수치가 계측된 것 같다”고 전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올백자문센터 부동산 수석위원은 코로나의 영향이 제일 컸던 것으로 분석했다. 김 수석위원은 <시사위크>와의 전화 통화에서 “코로나 이전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보다 부동산에 관한 관심이 낮았지만, 코로나로 인해 가격이 급등했고 이 당시에 전세대출, 갭투자로 인한 주택가격 급등을 경험한 이후로는 투자를 목적으로 상담을 받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효선 수석위원은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는 차이가 있다”며 “세금에 민감한 기성세대는 단기 양도 세율이 높아 부동산을 투자의 대상으로 보는 시선은 적었으나 20대 30대는 세금을 내더라도 단기적인 차익이 더 크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매입 결정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