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결국 투표 불성립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탄핵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본회의장을 이탈하면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

국회는 7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표결에 나섰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표결에 불참하면서 자동 폐기됐다. 의결정족수인 200명을 채우지 못해 투표가 성립되지 못한 것이다. 이날 투표에 참여한 인원은 총 195명이다.

윤 대통령의 탄핵이 가결되기 위해선 재적의원 3분의 2인 200명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했다. 192석(민주당 170명·조국혁신당 12명·개혁신당 3명·진보당 3명·기본소득당 1명·사회민주당 1명·무소속 2명)인 범야권의 힘만으론 부족했기 때문에 국민의힘에서 최소 8표 이상의 이탈표가 필요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해제와 관련해 ‘잘못’이라고 보면서도 ‘탄핵’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당은 계엄 사태 이후 여러 차례 의원총회를 거치면서도 ‘탄핵 반대’라는 당론을 바꾸진 않았다.

당내 일각에서 탄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이날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나오며 분위기는 달라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생중계로 진행된 대국민 담화에서 “저의 임기를 포함하여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했다. 당에 ‘탄핵안 부결’을 요청하면서 ‘2선 후퇴’ 의사를 표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결국 국민의힘은 의원들은 이날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표결을 마친 뒤 본회의장을 이탈하며 탄핵안 표결에 불참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거 자리를 떠난 가운데,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만이 표결에 참여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탄핵안 표결에 앞서 제안설명에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돌아오라’고 외쳤다. 야당 소속 의원들도 모두 자리에 일어나 동참했다.

이날 본회의에서 탄핵안 투표가 불성립된 가운데, 민주당 등 야당은 이를 재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될 때까지 반복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12월 10일이 정기국회 종료일이 되는데 11일이 되면 즉각 임시국회를 열어 탄핵을 재추진하겠다”고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본회의 산회를 선포하며 “이토록 중대한 국가적 사안에 대해 투표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이 사안에 대한 투표 불성립은 국가 중대사를 놓고 가부를 판단하는 민주적 절차조차 판단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를 대표해 국민께 죄송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