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2·3 비상계엄 사태’ 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목표로 전방위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사진은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12·3 비상계엄 사태’ 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목표로 전방위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사진은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2·3 비상계엄 사태’ 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목표로 전방위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 내란죄를 수사하기 위한 상설특검법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이번 주 내란죄 수사를 위한 일반 특검과 ‘김건희 특검법’ 등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박성재 법무부 장관, 조지호 경찰청장 탄핵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여당에서 윤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을 언급하는 등 조기 대선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정국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러한 가운데 이날 673조3,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본래 정부가 국회에 제출안 예산안은 677조4,000억원 규모였지만, 여야가 예산안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4조1,000억원을 감액한 예산안이 야당 주도로 통과된 것이다. 이처럼 여야 합의 없이 ‘감액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은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 내란 상설특검, ‘여당 일부 찬성’ 속 통과… 민주당 “다음은 탄핵”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선 윤 대통령의 내란죄를 수사하기 위한 상설특검법안(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수사요구안)이 통과됐다. 재석 287인 중 찬성 210인, 반대 64인, 기권 14인으로 본회의 문턱을 넘은 것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상설특검 표결을 자율 투표로 진행한 만큼, 일부 찬성표가 나오기도 했다. 

상설특검 수사 대상엔 윤 대통령을 비롯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한덕수 국무총리,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이 포함됐다. 표결 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측 간사인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심사 보고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상설특검법에 정해진 절차를 따르지 않고 특검 도입을 방해하는 행위 역시 내란 범죄의 일부로 간주될 수 있음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날 표결에선 여당의 비윤계(비윤석열계)·친한계(친한동훈계)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졌는데, 민주당은 이를 계기로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상설특검의 다음 단계는 탄핵을 통한 대통령 직무 정지”라며 “오늘 반대표를 던진 국민의힘 의원들은 내란 수괴 윤석열을 처벌하라는 국민의 압도적인 요구에 귀를 기울이라”고 촉구했다.

이날 본회의에선 ‘내란범죄혐의자 신속체포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본래 결의안엔 △김 전 국방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여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육군특전사령관 △조 경찰청장 등 7명이 포함돼 있었지만, 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내란 범죄 우두머리’로 규정하고 수정안을 통해 결의안에 포함시켰다. 

민주당은 이날 상설특검법 통과를 시작으로, 이번 주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우선 ‘내란 일반 특검’과 김건희 특검법을 오는 12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2개의 특검법안은 전날(9일) 국회 의안과에 제출된 바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12·3 내란 특검법’을 12일 처리를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했고,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서도 “12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김건희 특검도 비상계엄 선포의 주요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되는 만큼, 이 역시 윤석열이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법무 장관과 조 경찰청장 탄핵안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2차 탄핵안’은 오는 14일 처리를 벼르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오는 토요일(14일) 대한민국 정상화를 위해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불확실성을 반드시 종식하겠다”고 말했다.

10일 국회 본회의에선 673조3,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됐다. 사진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18차 본회의에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진성준 정책위의장,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와 안건 조율을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10일 국회 본회의에선 673조3,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됐다. 사진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18차 본회의에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진성준 정책위의장,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와 안건 조율을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 사상 첫 ‘감액 예산안’ 국회 통과… 내년 예산 673.3조원

이러한 가운데 이날 본회의에선 673조3,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이는 야당이 내놓은 ‘감액 예산안’으로, 여야 합의 없이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우리 모두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오늘 민주당은 예산안 처리를 끝내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따라 여야는 본회의 전까지 예산안 협상을 이어갔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을 향해 “재해대책 등 예비비 1조5,000억원, 민생침해 수사 관련 경비 500억원, 유전개발 예산 500억원 등 총 1조6,000억원을 복원하고 민생·안전·농어민 등 사회적 약자, AI 등 경제활성화 예산으로 1조5,000억원과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예산을 3,000억원 등 총 1조8,00억원을 증액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야의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예산안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 방탄’이라며 반발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두 번째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의) 일방통행식 예산안은 이 대표 방탄용이자 국가 마비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민생이 희생돼도 이 대표만 있으면 된다는 식의 국민 겁박용 예산안 처리”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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