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플레이가 21일 ‘2020년 소비자 트렌드 - 초개인화 기술’을 주제로 ‘구글플레이 개발자와의 대화’를 진행했다./ 구글플레이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시작되면서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기술이 우리 생활 속 깊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이용한 ‘초개인화 기술’이 올해 소비자 트렌드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초개인화 기술은 AI를 통해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실시간으로 소비자의 상황과 맥락을 파악한 뒤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나 상품을 제공하는 기술을 말한다. 

그동안 마케팅 업계에서는 고객들을 큰 그룹 단위로 분류해 마케팅을 해왔다. 그러나 이제 초개인화 기술을 통해 개인 하나하나의 취향에 맞춰 마케팅을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AI에 기반한 초개인화 기술이 향후 기업 마케팅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스타트업들 역시 초개인화 기술로 인한 마케팅 변화 추세에 맞춰 다양한 앱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으며 개인 맞춤형 서비스 강화와 해외시장 진출 확대의 목표도 세우고 있다.

◇ “당신에게 맞는 직장, AI가 찾아드립니다”… 구직자 연결 서비스 ‘원티드’

구글플레이는 21일 ‘2020년 소비자 트렌드-초개인화 기술’이라는 주제로 ‘개발자와의 대화’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빅데이터를 이용해 취업을 돕는 서비스 △아기 울음소리 AI앱 △인공지능 수학 풀이 검색 서비스 등 다양한 초개인화 기술 서비스를 개발한 원티드, 디플리, 매스프레소 등의 스타트업 기업들이 소개됐다.

먼저 지인 추천 채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원티드랩은 2015년에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효율적인 채용을 원하는 기업과 지신에게 의미 있고 가치있는 일을 찾는 구직자를 연결해주는 앱 서비스 ‘원티드’를 개발했다. 

원티드는 AI를 통해 사용자 및 기업 모두에게 성공률 높은 매칭을 제안하고 지원자에게 합격 가능성을 예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원티드를 통해 지인을 회사에 추천해서 채용이 성사되면 추천자와 취업자에게 각각 소정의 보상금을 제공한다. 현재 120만명 이상의 사용자가 이용 중이며 누적 지원 건은 110만 건 이상이다. 

2015년에 설립된 스타트업 '원티드랩'에서 개발한 구직자 연결 서비스앱 '원티드'. AI를 통해 사용자 및 기업 모두에게 성공률 높은 매칭을 제안하고 지원자에게 합격 가능성을 예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스토어 캡처

원티드는 서비스 출시 이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총 217억원의 누적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현재 7,000여개의 글로벌 기업들이 원티드를 이용하고 있다. 현재 원티드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홍콩, 싱가폴 등 총 5개 국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전체 이용자 중 25%이상은 해외 유저다. 

해외 서비스의 경우 지난 2017년 일본에서 처음 서비스됐다. 황리건 제품 총괄자는 “일본의 HR(인적 자원)시장은 한국의 50배 이상의 규모일정도로 크다”며 “가까운 곳에 큰 시장이 있어서 해외 진출의 처음 시작을 일본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AI가 사람을 대신해 채용을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일부 존재한다. 이에 대해  황리건 제품 총괄자는 “이러한 피드백은 소중히 여기면서 개발에 힘쓰고 있다”며 “AI가 채용 담당자를 대신하는 것이 아닌 채용담당자가 보다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도구로 원티드가 사용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우리 아기는 무슨 생각을 할까”… 디플리의 AI, 아기의 생각을 읽다
 
원티드에 이어 소개된 기업인 디플리는 2002년 설립된 사운드 기반 AI 스타트업이다. 일상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소리의 의미를 이해하고 이를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사운드 기반 AI 엔진을 만들고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디플리는 주로 헬스케어 분야의 비언어적인 음성을 부석한 후 추출된 정보를 인간의 언어로 해석해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런 기술을 적용한 대표적인 서비스가 AI 기반 아기 울음 분석 앱서비스 ‘와(WAAH)’다. 이 서비스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의 기술 전시회 CES 2020서 해외 IT기업 관계자들에게 소개된 바 있다.

‘와’ 앱은 아기가 내는 소리를 다양한 센서로 감지하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 분석한 후 총 6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한다. 이후 약 7만 시간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0~6개월 사이의 신생아 소리 데이터와 비언어적 소리에 대한 감지 및 상황인지 기술을 기반으로 아기 울음 소리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배고픔, 졸림 등의 아기 상태와 기저귀 교체, 안아주기 등 부모가 상황에 맞춰해야할 행동을 미리 알려준다. 정확도는 디플리 자체 평가 결과 9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빅데이터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소리 데이터가 쌓일수록 정확도는 더 높아진다.

디플리에서 개발한 AI 기반 아기 울음 분석 앱서비스 ‘와(WAAH)’. AI를 이용해 약 7만여시간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신생아 울음소리 데이터를 분석해 아기의 상태를 예측해준다. 이 서비스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의 기술 전시회 CES 2020서 해외 IT기업 관계자들에게 소개된 바 있다./ 디플리 홈페이지 캡처

특히 와앱은 청각장애를 가진 부모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기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는 청각장애인들의 경우 와앱을 통해 자신의 자녀가 어떤 상태인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파악하기 수월해진다. 

디플리 이수지 대표는 “청각장애인 분들이 사용하는 제품들 중에서는 특정 소리를 감지해 구분하는 제품들은 와앱 이외엔 나와 있지 않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며 청각 장애인 사용자 분들의 반응 하나하나에 큰 감동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플리는 더 나아가 목소리를 통해 사람들의 감정을 파악하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현재 다른 기업들과의 R&D(연구개발)을 통해 사용자들의 목소리에서 부정적인 감정이 나오는 상황 등을 캐치해 분석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수지 대표는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분석해서 많은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며 “또한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와앱은 기능을 더 확대해서 많은 신생아 부모들이 이용하는 서비스로 확대하고 AI스피커나 디바이스와 연계해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전했다.

◇ “교육도 AI시대”… 매스프레소의 수학 문제 풀이 서비스 ‘콴다’

초개인화 기술은 교육 분야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소개된 매스프레소는 2015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전 세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AI 수학 풀이 검색 서비스 ‘콴다’를 운영하고 있다.

배우는 학생 입장에서 가장 필요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개발된 콴다앱은 AI 기반의 독자적인 광학문자인식(OCR)기술을 적용됐다. 풀이 검색 서비스의 지속적인 품질 향상을 위해 누적 5억건 이상의 데이터를 구축해 문제 및 개념 추천을 고도화 하고 있다.

콴다를 이용하는 학생들은 ‘풀이 검색’, ‘1:1 질문답변’ 등의 서비스와 개념 영상 및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받는다. 모르는 문제는 사진을 찍어 검색하고 5초 안에 해설과 함께 비슷한 유형의 문제까지 공부할 수 있다.

또한 사진 속 수식을 인식해 단계별로 자세한 풀이 과정을 제공하는 ‘수식 계산기’, 유형, 개념, 난이도 등을 기준으로 약 2만 개 이상의 문제를 추천해주는 ‘문제집 서비스’, 주요 개념을 검색하면 관련 강의까지 볼 수 있는 ‘개념 검색’도 제공하고 있다. 현재 누적 다운로드 700만 건, 40만 명 이상의 일간 활성 사용자가 일 평균 180만 건의 문제를 검색하거나 질문하고 있으며 해결한 문제 수는 약 5억 건에 달한다.

매스프레소는 2015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전 세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AI 수학 풀이 검색 서비스 ‘콴다’를 운영하고 있다. 콴다를 이용하는 학생들은 ‘풀이 검색’, ‘1:1 질문답변’ 등의 서비스와 개념 영상 및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받는다./ 매스프레소

특히 매스프레소 측은 최근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인해 온라인 개학 등이 발생하면서 콴다의 이용량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봤다. 매스프레소 정원국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많은 우려가 있었으나 콴다의 사용량과 사용자 모두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조금씩 성장했다”며 “인도네시아에선 신규 유입 사용자가 3배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매스프레소는 향후 콴다를 이용하는 학생들의 정·오답 데이터를 딥러닝을 분석해 완전한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정원국 최고기술책임자는 “콴다는 방대한 수학 문제의 데이터를 ‘레이블링(AI학습할 수 있도록 어떤 데이터가 맞고 틀린지를 구분해주는 작업)’작업을 통해 개발된 서비스”라며 “향후 정·오답 데이터와 수학 문제를 사진으로 촬영한 데이터의 노이즈들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힘들지만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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