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이동통신 ‘5G’가 암, 뇌졸중 등의 병을 유발하고 면역력을 억제한다는 ‘도시전설’이 국내외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일 5G 관련 기기들의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인체에 무해하다고 밝혔다./ 픽사베이·그래픽=시사위크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5세대 이동통신 ‘5G’가 상용화된 후 SNS(사회 연결망 서비스)등 국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5G는 건강에 유해하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5G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면역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뇌졸중, 암과 같은 질병들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실제로 5G가 인체에 유해하다며 ‘반 5G’ 운동을 벌이는 이들까지 나타난 상태다. 이 같은 소문에 대해 우리나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5G가 인체에 무해하다고 선을 그었다.

◇ 과기정통부, “5G 전자파 방출량, 인체에 무해한 수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9일 5G 휴대전화(스마트폰)과 5G기지국, 생활제품‧공간 등 총 6종에 대해 전자파 노출량 조사 결과 전자파인체보호기준을 모두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생활제품·공간에서 나오는 전자파에 대한 국민의 궁금증과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진행됐다. 전자파 측정은 과기정통부 소속 기관 국립전파연구원에서 실시했으며, 제품 선정과 측정결과는 시민단체‧학계 등 전문가가 참여한 ‘생활속 전자파위원회’에서 검토했다. 

전자파 측정을 실시한 국립전파연구원은 실환경에서의 5G 휴대전화 전자파흡수율, 3.5GHz 대역 5G 기지국, 무선기능이 있는 공기청정기, 음파진동운동기, 벌레퇴치기 등 생활제품과 승강기 기계실 주변에 대한 전자파를 측정‧분석했다.

음성데이터 통화, 대용량메일 전송, 동영상 시청 등 실제 사용 환경에서 5G스마트폰의 전자파흡수율을 측정한 결과, 기준(1.6W/Kg) 대비 1.5~5.8%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부터 2020년 6월까지 전자파흡수율 평가를 받은 5G스마트폰이 기준 대비 평균 43.1%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다.

3.5GHz 대역 5G 기지국도 전자파 강도 측정결과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전파연구원은 5G통신 이용량에 따라 출력을 조정하는 기술특성을 고려한 측정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5G스마트폰으로 고용량 데이터를 내려 받는 상태가 지속되도록 한 후 다양한 설치 유형에서 전자파 강도를 측정했다. 

측정 결과 건물 옥상, 통신주, 지하 등에 설치된 5G기지국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강도는 전자파 인체보호기준 대비 1.35~6.19%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고용량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내려 받는 경우가 아닌 고화질 동영상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시청하는 경우의 전자파 강도는 더 낮게 나타났다. 5G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대기 상태에서의 전자파 측정값은 기준 대비 1%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국립전파연구원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실생활 속 5G의 전자파 수치가 지난해부터 시행된 전자파흡수율 평가보다 훨씬 낮게 측정된 것은 시장 출시를 위해 실험실에서 최대 출력상태에서 진행했기 때문”이라며 “통신사들이 실생활 도입에 맞춰 5G기지국의 출력을 조절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속 기관 국립전파연구원에서 측정한 5G휴대전화의 전자파 흡수율과 5G기지국 전자파 강도 측정 결과.  5G스마트폰의 전자파흡수율을 측정한 결과, 기준(1.6W/Kg) 대비 1.5~5.8% 수준으로 상당히 낮게 나타났다. 5G기지국 역시 건물 옥상, 통신주, 지하 등에 설치된 5G기지국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강도는 전자파 인체보호기준 대비 1.35 ~ 6.19% 수준에 불과했다./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 28GHz 대역 5G 안전성 의문제기도… 국립전파연구원, “검사결과 안전”

다만 고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5G에 대한 새로운 전자파 측정 규정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국내외 통신사들이 5G단독모드와 함께 5G통신서비스의 최종 목표로 삼고 있는 28GHz 대역 서비스를 서둘러 준비하는 만큼 이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기정통부에서 이번에 검증한 5G통신 주파수는 3.5GHz대역으로, 향후 5G통신에 사용될 초고주파 대역인 28GHz에 대한 측정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3.5GHz대 주파수를 이용하고 있는 5G의 전자파 측정은 기존 LTE와 같은 측정 방식이 사용된다. 전자파에 노출된 사람의 체온 변화를 통해 인체 유해성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반면 28GHz와 같은 고주파는 피부 표면에서 흡수돼 인체 내부로 들어갈 수 없다. 때문에 인체의 온도변화를 일으키지 않아 28GHz가 실제로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실히 판단하기 어렵다. 이것이 28GHz 대역 초고주파를 사용하는 5G통신에 맞춘 전자파 측정방식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국립전파연구원은 아직 28GHz대역 5G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결과가 발표되진 않았으나, 평가 방법은 이미 준비됐으며, 실제 테스트 결과도 인체에 무해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국립전파연구원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현재 5G의 28GHz 대역 근거리장 전자파에 대한 측정방법을 도입한 상태”라며 “이제 곧 서비스 예정인 28GHz 5G서비스 출시 이전에 평가를 마쳐야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국립전파연구원에서는 28GHz에 대한 안전 여부 실험 결과를 마친 상태로, 전자파인체보호기준을 모두 통과한 결과를 얻었다”며 “만약 인체에 유해했다면, 기술에 대한 인증 자체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상반기 내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됐던 28GHz 5G서비스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인해 연기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기지국 구축 지연과 칩셋 등 부품 수급이 더뎌지고 있어 5G단독모드와 28GHz 상용화도 늦춰지고 있다”며 “현재는 내년 상반기 쯤 국내서 상용화가 시작될 것으로 보이나 정확한 시기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입장을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