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대선 예비후보인 홍준표 의원을 비판한 데 대해 사과했다. 당내에서 김 최고위원의 발언을 두고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 최고위원은 24일 페이스북에 “정치인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고 즐거워하며 제작한 프로그램이 정치인 당사자에게는 상처를 주게 되고 정치적 공격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며 “마음에 상처받은 분께는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정봉주 전 의원과 함께 출연한 유튜브 ‘봉원반점’에서 홍 의원을 비판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김 최고위원은 ‘홍 의원과 손잡을 생각이 없나’라는 질문에 “없다. 싫다”며 “당선 가능성이 별로인 거 같다”고 말했다. 홍 의원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이길 가능성에 대해선 “큰일 난다”고 언급했다.

김 최고위원의 발언에 당사자인 홍 의원은 발끈했다. 홍 의원 캠프는 전날(23일) 논평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 정무수석으로 힘들게 사수한 보수 정권을 망친 장본인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정계에 얼쩡거린다는 게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의원 낙선했을 때 그때 사라졌어야 했다”며 “이제 그만 정계에서 사라졌으면 한다”고 맹비난했다. 

김 최고위원을 향한 비판은 당내에서 이어졌다. 또 다른 대선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하태경 의원이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유 전 의원 캠프 이기인 대변인은 논평에서 “김 최고위원이 봉원반점서 또 낮술을 드셨는지 독언이 심하다”며 “당내 분란을 두고 ‘콩가루 집안’이라고 표현한 게 불과 보름 전인데 이번엔 스스로 분란을 자처한다”고 맹비난했다. 

하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이준석 대표가 그간 당내분란에 대해 사과하고 정권교체를 위해 심기일전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런데 이번엔 최고위원이란 분이 쓸데없는 이야기로 또다시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선 가능성이 있네 없네, 국민과 당원들이 해야 할 후보들에 대한 평가와 판단을 왜 당 지도부가 하나”라고 맹폭했다.

김 최고위원은 사과 후 유튜브 출연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인이 대신 나서보자는 단순 호기심으로 촬영했다. 중국음식점의 좌파 지배인과 우파 주방장이 정치 소재로 언쟁을 벌이는 설정이 스스로 재미있기도 했다”며 “그러나 이제 중단한다. 몇 시간 동안 뒷담화로 서로 떠들고 그중 재미있는 장면을 뽑아내 단막극으로 편집하는 현재의 방식은 사고가 수시로 날 수밖에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