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는 6일 국민의힘 강원도당을 방문해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지적하며 강원도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한 대북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홍 의원은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넘어서며 ′골든 크로스′를 자신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 대선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오차 범위 내 우세한 지지율을 기록하면서다. 홍 의원이 공언한 ‘추석 전 골든 크로스’가 생각보다 빨라졌다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홍 의원은 한 여론조사에서 ‘야권 1강’이었던 윤 전 총장에 오차범위 내 우세한 지지율을 기록했다. 알앤써치가 경기신문의 의뢰로 실시한 ‘국민의힘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 따르면, 홍 의원이 32.5%를 기록하며 줄곧 1위를 지켜온 윤 전 총장(29.1%)을 3.4%p 앞질렀다. 

홍 의원의 상승세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의 의뢰로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홍 의원(13.6%)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11.7%)와 비교해서도 오차범위 내 우세한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조사에서 윤 전 총장(26.4%)에게 밀리긴 했지만, 야권의 ‘양강 체제’ 구축 신호탄을 쏜 셈이 됐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전 총장은 그간 각종 구설과 논란에 시달리며 지지율이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홍 의원은 이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상승세의 발판을 마련했다. 윤 전 총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갈등 국면에서 이 대표에게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준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 ‘검찰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서도 윤 전 총장을 연일 직격했다. 그는 이날도 “청부 고발사건 추이를 보니 자칫하면 당도 말려들 것 같은 느낌도 받는다”며 “겸허하게 대국민 고백을 하고 수습 절차로 들어가라”고 압박했다.

◇ 일시적 지지율 반등일까

다만, 홍 의원의 지지율을 둘러싼 해석은 분분하다. 홍 의원은 ‘골든 크로스’가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불안 요소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지지층 내에서 홍 의원의 존재감이 윤 전 총장에 비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 일례다.

앞선 알앤써치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53.2%인 반면, 홍 의원은 27.2%에 그쳤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층에선 홍 의원이 37.4%, 윤 전 총장이 6.9%로 나타났다. 역선택 등으로 홍 의원의 지지율이 일시적으로 올랐다는 해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당장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페이스북에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은 어대명(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 홍나땡(홍준표 나오면 땡큐)의 야당 버전"이라며 ”본질적으로 무야홍 현상은 우리 야당의 필패카드“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정통보수층 △호남과 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 △20·30 이준석 대표 지지층의 일시적 지지를 상승세의 이유로 꼽았다.

그러나 홍 의원은 이같은 해석을 일축하고 있다. 오히려 외연 확장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판단이다. 그가 “보수, 진보, 중도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며 “특정 지역이 아닌 대한민국 전지역에서 고른 지지를 받는 국민의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고 말한 것도 이와 결을 같이한다.

지지율 상승세에도 박차를 가할 심산이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지율 50%를 목표로 뛰겠다”고 공언한 데 이어 이날도 “골든크로스를 만들어 주신 당원 동지 그리고 국민 여러분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윤 전 총장에 대한 실망감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홍 의원의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은 비전이 있고 정치역량이 있어서 상승세를 탔던 게 아니라 정권과 검찰, 여야 싸움 속에서 반문진영의 대표주자가 돼 올랐던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의 행보에 실망을 한 사람들이 보수의 적통이고, 대선 경력이 있고 정치력이 있어 여당과 싸울 수 있는 사람으로 홍 의원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이 지지율 유지를 위해 ‘막말’ 등 그간 발목을 잡았던 리스크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 평론가는 “홍 의원이 ‘막말’ 등 다른 변수만 없다면, 윤 전 총장의 지지는 꺼질 수밖에 없다”며 “만약 홍 의원도 불안하다, 외연 확장력이 없다고 한다면 유승민 전 의원 쪽으로 향하는 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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