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고발 사주 의혹′의 중심에 선 김웅 국민의힘 의원의 해명이 ′재탕′에 그치면서 유승민 전 의원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검찰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 유승민 전 의원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의혹의 ′키맨′이자 캠프 대변인 출신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여전히 석연치 않은 해명을 내놓으며 당 안팎의 비판을 그대로 받고 있기 때문이다. 후위 주자로 걸음이 바쁜 유 전 의원이 걸림돌에 걸린 모습이다.

김 의원은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유승민 캠프 대변인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자신이 의혹의 중심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캠프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이유다. 그러면서 “제가 정치공작에 가담했다는 루머를 퍼뜨리는 세력이 있다”며 “이는 명백한 허위사실유포이며 엄중히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신과 캠프는 이번 사안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앞서 김 의원이 고발장을 당에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정치권의 시선은 유 전 의원으로 향했다. 김 의원은 새로운보수당 시절 유 전 의원의 ‘1호 영입 인사’였을 뿐만 아니라, 대선 캠프 대변인직을 맡으면서 막역한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때리며 그로 인한 반사 이익을 노렸다는 의구심이 새어 나오기도 했다. 윤석열 캠프 대외협력특보인 김경진 전 의원은 지난 6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김 의원을 겨냥 “비겁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 홍준표, 반사 이익 톡톡 

유 전 의원 측도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당내 ‘암투극’까지 거론된 만큼, 캠프로 악재가 덮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탓이다. 당장 유 의원은 전날(7일) 서울 강서구에서 열린 경선 후보 정책발표회 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에서 다른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굉장히 우려하고 있다”며 이러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그는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김 의원에 대해 비겁하다느니, 마치 진실을 숨기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부분에 대해 김 의원에게 모든 걸 있는 그대로 사실대로 이야기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에게 이번 사안에 적극적인 해명을 주문한 것이다.

그러나 김 의원의 기자회견이 이전 입장을 되풀이하는 수준에 그치면서 유 전 의원 측의 타격도 불가피해 보인다. 당장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전여옥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이런 사람이 국회의원인 것도 창피하지만, 유승민 캠프도 처참하다”고 맹비난했다.

이번 사태를 둘러싸고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최대 수혜자로 지목되고 있는 상황도 썩 편치만은 않은 형국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최근 윤 전 총장의 하락세와 맞물려 야권 대선 정국이 홍 의원과 유 전 의원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상승세인 홍 의원을 추격해야 하는 입장에서 이번 사안에 연루된 모습만으로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비단 어느 후보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닌 야권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유 전 의원에게 안 좋은 상황인 것만은 사실이지만 지지율이 미미한 만큼 큰 타격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야권 주자 중에 (수혜자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이날 페이스북에 “정권교체와 당의 존망이 달린 문제”라며 “이준석 대표의 신속하고 뚜렷한 조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