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선거관리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공정경선 서약식 및 선관위원장 경선 후보자 간담회에 윤석열, 최재형 후보 사이로 입장하고 있다. 서 발언하고 있다. 홍준표, 유승민, 하태경, 안상수 후보는 '역선택 방지조항 제외'를 주장하며 이날 행사에 불참했다.
정홍원 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공정경선 서약식 및 선관위원장 경선 후보자 간담회에 윤석열, 최재형 후보 사이로 입장하고 있다. 서 발언하고 있다. 홍준표, 유승민, 하태경, 안상수 후보는 '역선택 방지조항 제외'를 주장하며 이날 행사에 불참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가 당내 갈등의 진원지가 된 ‘역선택 방지 조항’을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1차 경선에서 당원 투표 비율을 반영하기로 하고, 본 경선에서 ′본선 경쟁력′ 조항을 넣는 등 절충안을 마련했다. 경선룰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진화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정홍원 선관위원장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선관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역선택 조항에 몰두하다 보니 서로 합의점에 도달하기 어려웠다”며 “발상의 전환을 해서 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측정하는 방안이 타당하다는 논의로 만장일치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날 선관위는 7시간여에 걸친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다. 당초 당 경선준비위원회는 1차 경선에서 ′여론조사 100%′ 방식을 정했지만 이는 곧 역선택 논란을 불러왔다. 이에 선관위는 여론조사 비중을 80%로 낮추고, 당원투표 20%를 넣기로 했다. 2차 경선에서는 여론조사 70%, 당원투표 30%를 반영한다.

또한 본 경선에서는 ‘본선 경쟁력’을 묻는 질문을 넣기로 결정했다. 여권 후보와 일대일 가상대결 조사 등이 일례다. 다만, 국민의힘 선관위는 여당의 경선 결과에 맞춰 구체적인 문항은 추후 논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당내에선 그간 경선룰 수정을 둘러싼 진통이 이어졌다. 윤석열‧최재형 후보 등은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홍준표‧유승민 후보 등은 이를 거세게 반대했다. 

갈등은 이날 특히 고조됐다. 홍준표‧유승민‧하태경‧안상수 후보 등은 ‘경준위 원안 고수’를 주장하며 이날 오후 선관위가 주최한 ‘공정 경선 서약식’에 불참했다. 참석한 후보들 간에도 날 선 비판이 오고갔다. 정홍원 선관위원장은 이날 오전 ‘전격 사퇴’ 의사를 내비쳤다가 당 지도부의 만류에 사퇴를 철회하기도 했다.

선관위가 나름의 ‘절충안’을 마련한 만큼, 당내 분위기도 다소 완화되는 듯한 모습이다. 홍준표 후보는 6일 보도자료를 내고 “선관위원 전원의 합의는 존중하겠다”고 밝혔고, 유승민 후보도 페이스북에 “선관위의 결정을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여전한 불씨는 존재한다. ‘본선 경쟁력’ 조사에 대한 의문이 새어 나오면서다. 하태경 후보는 선관위 결정을 수용한다면서도 “당내 경선에서 한 번도 실시한 적 없는 경쟁력 조사를 전격 도입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 의문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윤석열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선관위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최종 결정을 이끌어내기까지 애써주신 정 위원장님을 비롯한 선관위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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