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취리히 연방공과대학에서 열린 '양자 석학과의 대화'를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취리히 연방공과대학에서 열린 '양자 석학과의 대화'를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의 새해 첫 순방의 성과로 ‘정상 경제외교를 통한 실질적 투자 유치’를 꼽았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과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은 19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의 프레스센터에서 윤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 성과를 발표했다. 

이 수석은 UAE 국빈 방문과 관련해 300억불(약37조원) 투자 협약, 48개 양해각서(MOU) 체결, 원전 추가 건설 가능성 등을 성과로 제시했다. 

이 수석은 “UAE 국빈 방문을 통해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인 UAE와 전방위적으로 경제 협력을 강화했다”며 “한-UAE 비즈니스 포럼에서 에너지, 방산 등 전통적 협력 분야와 함께 수소, 바이오, 스마트팜, 디지털 전환, 메타버스 등 신산업 분야에서도 양해각서가 체결돼 한-UAE 간 경제 협력이 고도화되고 다변화되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무함마드 UAE 대통령과 함께 바라카 원전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양국이 추가적인 원전 분야 협력과 제3국 공동 진출 등 확대된 성과를 창출했다고 전했다. 

또 이 수석은 “정상 경제외교를 통해 실질적인 투자 유치 성과를 창출했다”며 “한-UAE 정상은 회담을 통해 UAE 국부펀드 등이 에너지, 원전, 수서, 방산 등 여러 분야에서 한국 기업에 300억불을 투자하고, 한국 정부는 이를 적극 지원하기로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UAE의 국가 간 투자협약 중 사상 최대 규모다.

앞으로 정부는 이번 정상 간 투자 합의를 신속하고 차질없이 이행하기 위해 ‘한-UAE 투자협력 플랫폼’(가칭)을 구축해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이 수석은 윤 대통령의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방문한 스위스에서 베스타스, 머크, 노바티스 등 총 8억불의 투자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덴마크의 베스타스는 세계 1위 풍력터빈 제조기업이다. 이번 다보스포럼을 계기로 베스타스는 3억불 투자를 신고하고 아태지역 본부를 한국에 이전하기로 했다. 이에 한국에 핵심부품 공장이 생길 전망이다. 공장 부지로는 울산과 전라남도 지역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수석은 이에 대해 “한국이 아태지역 풍력발전 제조허브로 도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머크, 노바티스 CEO도 산업부 장관과 5억불 규모 투자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경제부총리도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국 경제 설명회를 개최해 한국 경제 안정성에 대해 홍보했다. 

이 수석은 “이번 순방은 정부와 민간이 원팀으로 함께 협업해 수출 계약, MOU 체결, 투자 유치 등 많은 성과를 창출했다”고 자평했다. 정부는 원스톱 수출·수주지원단, 투자 협력 포럼을 통해 순방 성과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세밀한 후속 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 후속 조치는 수출전략회의에서도 논의될 방침이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스위스 순방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정상으로서 9년 만에 다보스포럼에 대면으로 참석해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위상을 강화했다”며 “윤 대통령은 단독 특별연설에서 글로벌리더들을 대상으로 범세계적 경제위기 극복, 세계시민의 자유 확대를 위한 연대에 대해 연설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지속가능한 경제적 번영을 위한 글로벌 공급망의 복원력 강화, 기후 위기 대응 및 에너지 확보를 위한 청정에너지 전환, 보건 격차 해소를 위한 글로벌 협력 강화, 저희와 번영에 기여하는 디지털 질서 구현을 위한 협력과 연대의 길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국제사회에 천명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또 연설에 이어 진행된 클라우스 슈밥 WEF 회장과의 질의응답에서 윤 대통령이 다양한 국가와 협력을 통해 반도체 공급망 원활한 작동, 신재생 에너지 분야의 국제협력을 통한 탄소중립, 가치공유 국가와의 협력 등 중요한 기치를 설명했다고 했다. 

또 김 실장은 “윤 대통령은 글로벌 CEO 오찬간담회를 갖고 우리 정부의 시장 중심 경제 정책을 피력하고 한국에 대한 투자 확대를 당부했다”며 “특히 한국의밤 리셉션에서는 기후위기, 디지털격차 등 인류 당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부산 이니셔티브를 강조하며 부산 엑스포를 홍보했다”고 전했다. 

다만 대통령실에서 이같은 부분을 성과로 내세우고 있으나, 윤 대통령의 ‘UAE의 적은 이란’ 발언의 여파는 아직 수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이란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는 취재진의 지적에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이란 측에서 다소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이란이) 동결 자금 문제, 윤 대통령의 핵 관련 발언 등을 문제 삼는 것 보고 초점이 좀 흐려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해를 했기 때문에 초점이 흐려지는 것”이라며 “오해였다는 것이 역설적으로 증명이 됐기 때문에, 우리 측에서도 주한이란 대사를 초치해서 설명을 명확하게 한 것으로 알고 있고, 그것을 통해서 오해가 풀린다면 제가 볼 때는 정상화가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특사 파견 혹은 고위급 대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오해를 증폭시켜서 문제를 어렵게 만들 생각은 양측 모두 없을 것”이라며 “그렇기에 이런 방법들(특사 파견, 고위급 대화)은 현재로서는 조금 오버하는 행동”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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