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중 ‘이란 주적’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자 국민의힘이 이를 적극 방어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공세가 ‘순방 성과를 폄훼하려는 것’이라며 자중을 촉구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엄청난 순방 성과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에서 발언을 문제 삼아서 민주당은 집요하게 순방 성과를 폄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당 논란은 지난 15일 윤 대통령이 UAE에 주둔한 아크부대를 방문해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라고 언급하며 불거졌다. 대통령실은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한 취지”라고 해명했지만, 이란이 불쾌감을 드러내며 외교 문제로 비화될 조짐도 보였다.

즉각 민주당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윤 대통령의 발언에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전날(24일)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외교의 기본조차 모르는 정부여당의 자세에 국민의 한숨만 깊어간다”며 “더욱이 윤 대통령은 아직도 사과조차 없다. 자신의 실언으로 흔들리는 대한민국 외교가 보이지 않는 것인가”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러한 민주당의 비판이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폄하하기 위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UAE의 300억 달러 투자 유치 약속을 비롯해 스위스 풍력 발전 기업들과의 투자 협력 방안 논의 등 대통령의 경제외교 성과가 ‘실언 논란’에 묻히는 것을 경계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이러한 논란이 불필요하게 확대됐다는 측면에 집중했다. UAE와 이란의 관계가 좋지 않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각종 언론 보도 등을 통해서도 이러한 사실이 여러 차례 언급된 적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주 원내대표는 “이 발언은 기본적으로 사실관계가 맞는 발언”이라며 “수없이 반복된 말들”이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민주당이 이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며 외교 관계를 악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우리나라가 이란을 주적으로 규정한 것이 아니고 UAE를 지원하기 위해 나가 있는 아크부대에게 UAE의 안보 현실이 이렇다는 것을 주지시킨 것 뿐”이라며 “우리 속담에 ‘상주보다 곡쟁이가 더 서럽다’는 말이 있는데 국익 외교 앞에 한목소리를 내야 할 민주당이 이걸 확대 재생산해서 외교 관계를 이간질하려는 의도까지 보이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인 신원식 의원도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은 그동안 북한의 대변인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이제는 이란 대변인까지 자처하고 있다”며 “언제쯤 대한민국 대변인이 될지 매우 궁금하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 당시 아크부대 철수를 고려해 UAE와 관계가 악화될 뻔한 것을 거론하기도 했다. 사실상 외교 참사는 민주당이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취지다. 신 의원은 “무조건 외교참사 호소당 행태는 문재인 정권의 헛발질 데자뷔”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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