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PF 금융환경 냉각 등 현 부동산 상황 부정적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의 계획 대비 공급실적(분양진도율)이 27.7%에 머물고 있어 전체 분양계획 중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치가 나왔다고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가 14일 밝혔다. 사진은 대한민국의 아파트 전경. / 뉴시스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의 계획 대비 공급실적(분양진도율)이 27.7%에 머물고 있어 전체 분양계획 중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치가 나왔다고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가 14일 밝혔다. 사진은 대한민국의 아파트 전경. / 뉴시스

시사위크=이강우 기자  전국의 아파트 분양실적이 연간 분양 계획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미콘, 창호 유리 등 자재비와 인건비 인상이 겹쳤을뿐더러 고금리, 미분양 적재, PF 금융환경의 냉각 등 아파트 분양시장의 공급진도율에 발목을 잡는 요인이 산재했기 때문이다.

14일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이달 9일 기준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의 계획 대비 공급실적(분양진도율)은 27.7%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계획은 33만5,822세대로 잡혀있었으나 이 중 9만2,954세대만 분양됐다. 이는 전체 분양 계획 중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전국 평균 분양진도율 27.7%... 전국의 단 한 곳만 50%넘어

가장 높은 분양진도율을 보여준 지역은 광주광역시다. 광주광역시의 연간 분양 계획은 2만811세대였으며 이 중 1만1,889세대가 분양돼 전국에서 유일하게 50%가 넘는 57.1%의 분양진도율을 보였다.

이 뒤를 △분양 계획 1,475세대 중 728세대를 분양(49.4%)한 제주도 △분양 계획 9,084세대 중 4,139세대를 분양(45.6%)한 전북 △분양 계획 5,163세대 중 2,278세대를 분양(44.1%)한 강원도로 나타났다.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측은 40%대의 공급실적까진 분양 속도가 원만한 편으로 평가했다. 

이어 분양진도율은 △울산이 39.5% △인천 34.8% △전남 33.1% △대전 31.6% △충남 31.1% △경북 28.3%를 기록하며 연간 공급계획의 3분의 1을 넘기거나 전국 평균인 27.7%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해당 지역을 제외한 △경기도(26.3%) △경남(22.7% △충북(21.1%) △부산(16.9%) △서울(13.9%) △대구(12.7%) △세종(0%)은 연내 아파트 분양진도율이 전부 전국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진도율이 평균보다 낮은 지역들의 경우 미분양 물량이 쌓여있는 경우가 많다. 경남의 경우 연간 분양 계획은 5,157세대지만 이미 기존에 분양되지 못하고 남아있는 미분양 아파트 3,872세대가 존재한다. 

대구의 경우 올해 분양 계획이 8,601세대지만 기존에 분양되지 못하고 남아있는 미분양 아파트 9,814세대가 남아있다. 올해 분양 계획보다 기존에 남아있던 미분양 아파트가 더 많은 것이다. 

반면 수도권의 경우 사정이 좀 다른 편이다. 경기도의 분양진도율은 26.3%지만 애초에 연내 공급계획 자체가 10만3,632세대로 전국에서 압도적으로 높다. 이 중 2만7,262세대가 분양됐으며 기존 미분양 현황도 8,340세대로 올해 연간 분양 계획의 10분의 1수준도 되지 않는다.

분양진도율이 57.1%를 기록한 광주광역시의 공급계획은 2만811세대로 경기도와 비교했을 때 5분의 1수준이다. 다만 경기도의 청약 경쟁률은 2.55대 1로 그다지 높은 수치는 아니다. 

서울은 가장 특이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서울의 연간 분양계획은 5만1,979세대로 경기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공급계획이 잡혀있으며, 서울의 기존 미분양 현황도 968세대로 경기도(8,340 세대)와 비교했을 때 약 9분의 1 수준으로 매우 낮았다. 

그러나 서울의 분양진도율을 13.6%로 올해 들어 겨우 7,078세대만 분양됐다. 반면 서울의 청약 경쟁률은 124.85대 1을 찍어 같은 수도권인 경기도와 비교했을 때 압도적인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은 경기도보다 청약 경쟁률은 높아 수요는 많으면서 기존 미분양 물량도 적지만 실제 분양은 매우 낮은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은 올해 들어 1순위 청약경쟁률이 124.86대 1을 기록할 만큼 청약 수요가 풍부하나 분양가 책정을 놓고 갈등하는 정비사업자가 많은 상태”라고 전했다.

함 랩장은 “고금리, PF대출 냉각, 원자재 가격 인상, 미분양 적체 등 여러 요인이 고분양가, 지역별 청약 양극화, 아파트 분양(공급) 진도율 저조 문제를 낳고 있다”며 “조만간 여름 분양 비수기가 도래할 예정이라 지역 내 청약 대기수요가 상당하더라도 시원스런 아파트 공급을 단기에 기대하긴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을 분양 성수기가 도래하기 전까지 청약통장을 손에 들고 분양시장을 바라보는 수분양자의 청약 선택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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