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와 한동훈(왼쪽) 후보가 지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나경원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와 한동훈(왼쪽) 후보가 지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손지연 기자  최근 ‘한동훈-김건희 문자’ 논란으로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의 사퇴 촉구 성명서하는 ‘연판장’이 돌다가 중단되자 한 후보는 이를 ‘제2의 연판장’ 사태로 규정했다. 이에 나경원 당 대표 후보는 지난해 3·8 전당대회 직전 자신을 대상으로 한 연판장을 주도했던 인사들이 이 프레임을 가져와 피해자라 주장하는 것이 “연판장 호소인 같다”고 직격했다.

나 후보는 8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동훈 캠프에서 자꾸 연판장 얘기하는데 연판장 호소인들”이라며 “그때(지난해 3‧8 전당대회 당시) 서명하고 연판장 원문을 주도해서 작성했다는 분들이 한 캠프에 가 계신 데 연판장 얘기하시니까 참 제가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일부 당협위원장들이 문자 논란에서 촉발된 당정관계 등을 문제 삼아 한 후보의 당 대표 후보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계획하고 성명서 작성을 위해 전화를 돌려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한 후보와 러닝메이트로 나선 장동혁 최고위원 후보자는 이를 ‘제2의 연판장’으로 규정하며 공세에 나섰다. 

장 후보는 전날(7일) 페이스북을 통해 “말도 안 되는 받은 글(지라시) 돌리기, 대통령실의 의중을 빙자한 전화 돌리기, 연판장에 이은 기자회견, (당) 윤리위원회 제소 등 또다시 구태정치가 전당대회를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며 “구태정치를 청산하고 새로운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1월 국민의힘 초선의원 50여 명은 유력 당권주자로 거론된 나 후보의 불출마를 압박하는 규탄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나 후보는 원외당협위원장 신분으로 대통령실·친윤계와 갈등 끝에 불출마했다. 당시 ‘연판장 사건’의 당사자인 나 후보는 한 캠프에서 ‘제2의 연판장’이라는 프레임을 사용하려는 것이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그 연판장과 이 연판장을 비교하는 게 굉장히 불쾌하다”며 “그때는 저를 쫓아내려고 근거 없이 시작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나 후보는 이어 “재미있는 게 그때 연판장 주도했던 분들이 지금 한 캠프에 가 있다”며 “주도자들이 지금 거기 가 계신다”고 밝혔다. 이어 한 캠프의 배현진 의원, 장 후보 등이 당시 연판장에 서명했냐고 묻자 “더 이상 말씀 안 드리겠다”며 “그저 웃지요”라고 에둘러 표현했다. 그러면서 “작년 연판장 프레임을 그대로 가져다 써서 뭔가 피해자인 것처럼 말씀하시는데 작년 연판장과는 다르니 ‘연판장 호소인’ 같다고 하는 것”이라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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