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일본법인이 1,0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대량 매수했다. 올해 1분기부터 시작된 부정적 이슈들을 단기간 돌파하기 쉽지 않고 일부 라이브 게임들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신작 개발, 인력 충원 등 투자비용 확보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시스
넥슨 일본법인이 1,0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대량 매수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넥슨이 일본법인을 통해 1,0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수했다. 그동안 블록체인과 관련한 별다른 사업을 전개하자 않아온 넥슨이 최근 가치 논쟁이 극에 달하고 있는 비트코인을 매수한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넥슨, 1,000억원 규모 비트코인 매수… 시세차익으로 현금 유동성 확보 노리나 

넥슨은 일본법인이 약 1억달러(한화 약 1,13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수했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매수 개수는 총 1,717개이며 매수 평균 단가는 5만8,226달러(한화 약 6,580만원)이다. 이번 비트코인 매수액은 넥슨 전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의 2% 미만이다.

이에 대해 넥슨은 “주주가치 제고 및 현금성자산의 가치 유지를 위한 전략”이라며 “현재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안정성, 유동성을 이어가고 미래 투자를 위한 자사의 현금 가치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최근 비트코인의 시세를 놓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넥슨의 비트코인 매수 소식이 들려오자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비트코인으로 시세차익을 거둔 기업들이 적지 않은 만큼, 업계에선 넥슨도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으로 시세차익을 거둔 대표적인 기업이 미국의 전기차 기업 ‘테슬라’다. CNBC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공시 서류에서 지난달 기준 보유 비트코인 평가액은 24억8,000만달러(한화 약 2조7,537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26일 실적발표를 통해 비트코인 일부를 매각해 1억100만달러(한화 약 1,121억원)의 차익을 얻었다고 공시했다.

현재 테슬라가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 규모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적지 않은 시세차익을 거두면서 비트코인을 향한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업계에선 넥슨도 유통 가능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비트코인을 매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넥슨은 올해 1분기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신작 개발에 속도를 내는 한편 개발 인력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넥슨에 따르면 현재 개발 중인 신작은 멀티플랫폼 기반 신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비롯해 △프로젝트 SF2 △HP △테일즈위버M △MOD △DR △P2 △P3 △페이스플레이 등 9개다. 출시를 앞두고 있는 신작은 ‘코노스바 모바일’, ‘커츠펠’ 등이 있다. 

이들 신작들의 출시, 개발 상황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신규 프로젝트 개발, 인력 충원 등 투자비용이 적잖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넥슨의 라이브 게임들이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투자비용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넥슨은 지난 2월 4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1분기 매출은 약 8,587~9,241억원, 영업이익은 3,661~4,345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를 밑도는 전망치다. 메이플스토리 등 라이브 게임들의 확률형 아이템 확률 조작 의혹, 신작 부재, 던전앤파이터의 해외 매출 감소 등 부정적 이슈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이슈들을 단시간에 돌파하기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과 수익원 확보를 위해 테슬라 등 일부 글로벌 기업들이 수익을 거두고 있는 비트코인 매수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간 해소할 수 있는 이슈들이 산적해 있어 전개하고 있는 게임, 비게임 사업만으로는 안정적으로 투자비용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9개의 신작도 오는 2022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단기간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비트코인 매수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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