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자사의 PC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메이플스토리'의 확률형 아이템 논란과 관련해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확률 정보 공개, 조작 의혹 등에 대해 말을 아끼는 가운데 넥슨의 행보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메이플스토리 고객간담회 생중계 영상 갈무리
넥슨이 자사의 PC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메이플스토리'의 확률형 아이템 논란과 관련해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확률 정보 공개, 조작 의혹 등에 대해 말을 아끼는 가운데 넥슨의 행보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메이플스토리 고객간담회 생중계 영상 갈무리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넥슨이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자사의 PC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을 만나 확률형 아이템 논란과 관련해 직접 사과한 것. 대부분의 게임사들의 확률 정보 공개 및 조작 의혹에 대해 말을 아끼는 가운데 넥슨의 행보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거듭 고개숙인 넥슨… 업계선 “진정성은 장기전”

넥슨은 11일 온라인을 통해 이용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강원기 넥슨 총괄 디렉터와 △백호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김창섭 기획팀장 △이근우 운영팀장이 메이플스토리 운영진 대표로 자리해 이용자 대표 10인의 다양한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를 통해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확률 아이템 정보가 미흡한 점에 대해 사과했다. 강 총괄 디렉터는 “이용자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이번 자리가 열리게 됐다는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이번 간담회에서 나온 내용들이 메이플스토리의 앞으로를 만들어갈 주춧돌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조작 논란이 불거진 ‘보보보(보스몬스터 공격 데미지 능력 3개)’, ‘방방방(몬스터 방어율 무시 능력 3개)’, ‘드드드(아이템 드롭율 증가 능력 3개)’ 등 최고사양 옵션들이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절대 속이려는 생각은 없었다”며 이용자들에게 로직에 따른 확률과 관련 모든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특히 일각에서 제기하는 ‘변동 확률’ 존재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용자에게 불리한 방식의 변동 확률이 현재 게임 내에 적용되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강 총괄 디렉터는 “메이플스토리에는 어떠한 형태의 확률 변동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소 복잡하고 제한이 많은 큐브 로직 중 특정 요소만 안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그러나 이제부터 확률 공개와 투명한 정보를 제공해 드리겠다고 약속했고 이를 앞으로 지켜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어빌리티 확률을 이달 중 공개를 목표로 작업 중이며 아직 공개되지 않은 무료 인챈트 영역 ‘수상한 큐브’, ‘장인의 큐브’ 등 잠재 능력을 재설정하는 무료 큐브의 확률 정보 등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확률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상시 확인할 수 있는 ‘확률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도 이른 시일 내 선보이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강 총괄 디렉터는 “오늘 간담회를 진행하며 죄송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일주일 넘는 기간 동안 간담회를 위해 자료들을 이용자 대표단이 준비해준 점에 부끄럽다고 생각했다”며 “메이플스토리를 한다는 자체가 떳떳하고 자랑스럽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 메이플스토리의 미래를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

넥슨의 이번 간담회를 놓고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용자들과 직접 대면하고 논란에 대해 정면돌파를 선택한 넥슨의 행보를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사태가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는 게임사들도 적지 않은 상황에 넥슨은 최대한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메이플스토리는 넥슨의 핵심 수익원인 만큼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사태를 원활히 수습하지 않을 경우 이용자 이탈은 물론이고 매출 감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넥슨의 한국 매출은 1조7,6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올랐다. 모바일 게임이 많은 인기를 누렸지만 메이플스토리를 비롯한 PC온라인 게임들의 역할이 컸다.

그러면서 넥슨이 이번 문제를 이용자들과 직접 대면하지 않았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업계에서 압도적으로 나온다. 일부 게임사들의 경우 현재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와 관련해 별다른 조취를 취하지 않고 있어 이용자들의 반발이 극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임사가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다. 

현재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이슈에 휘말렸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은 엔씨의 경우 모바일 MMORPG ‘리니지M’의 이용자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빅데이터 플랫폼 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달 안드로이드 기준 리니지M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18만7,822명으로 전월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리니지2M도 11% 감소한 8만553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간담회를 시작으로 넥슨과 이용자간 신뢰가 회복 단계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의 이탈, 매출 감소 등은 크게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넥슨이 무료 큐브 확률, 확률 감시 시스템 공개 등 이 자리에서 내세운 약속들이 언급한 시일 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메이플스토리는 국내 매출을 견인하는 타이틀 중 하나인데다가 충성 이용자들이 많아 현재의 논란을 해결하지 않으면 상황은 더욱 악화됐을 것”이라며 “진정어린 소통과 반성, 이에 따른 개선이 이용자들의 마음을 얼마나 돌릴 수 있는지에 대한 좋은 사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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