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8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선이 다가오면서 여야의 중도층 표심 잡기 경쟁도 본격화됐다./뉴시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8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선이 다가오면서 여야의 중도층 표심 잡기 경쟁도 본격화됐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내년 대선이 여야 ‘일대일’ 구도로 치러질 경우, ‘49 대 51’의 초박빙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정치권은 중도층 표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야 양자대결로 진보와 보수 지지층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총결집하게 되면 결국 중도층 표심이 승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이 지난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에 이어 2020년 21대 총선까지 연이어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진보층과 중도층의 결합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최근 정치권에서 나왔다.

그러나 지난해 4월 21대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에 지지를 보냈던 중도층은 이후 민주당 지지에서 점차 이탈해 보수와 결합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한국갤럽이 지난해 4·15총선 직후인 4월 21~23일 실시한 정당 지지도(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조사 결과, 중도층에서 민주당은 37%로 19%를 얻은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을 18%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이후 민주당이 참패한 지난 4·7 재보궐선거 직후인 4월 13~15일 실시한 갤럽 조사에서는 중도층에서 국민의힘(30%)이 민주당(26%)을 4%포인트 앞섰다.

◇ 중도층 표심 향배

그러나 내년 대선을 앞두고 중도층 표심은 다시 요동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실시한 정당 지지도에서는 국민의힘(30%)과 민주당(29%)의 지지율 격차가 1%포인트로 좁혀졌다.

한국사회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20~21일 실시한 정당 지지도(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조사 결과에서는, 중도층에서 민주당(32.9%)이 국민의힘(31.4%)을 1.5%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KSOI가 4·7 재보선 직후인 4월 9~10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국민의힘(31.1%) 지지율이 민주당(24.3%)보다 6.8% 포인트 더 높았었다.

대선주자 지지율도 중도층에서 민주당이 참패한 4월 재보선 직후와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KSOI가 4월 9~10일 실시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38.4%로 선두를 달렸고 뒤이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2.1%를 기록했다. 두 주자의 지지율 격차는 16.3%포인트로 나타났다.

그러나 KSOI가 지난 20~21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양강을 형성한 윤석열 전 총장(30.0%)과 이재명 지사(27.3%)의 지지율 격차가 2.7%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

중도층에서 이재명 지사가 윤 전 총장을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MBC가 (주)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난 16~17일 실시한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조사 결과에서는 이재명 지사 27.2%, 윤석열 전 총장 20.6%를 기록했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중도층 민심이 이처럼 요동치고 있는 이유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체제와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은 23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중도층에서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는데 윤 전 총장이 정치권에 등장한 이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지지율이 빠지고 있는 것”이라며 “정당 지지율도 혼전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 논란으로 인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체제에 대한 실망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4월 재보선 때는 중도표들이 보수에 쏠렸다가 최근 빠지는 이유가 있다”며 “중도층이 나름 대안으로 생각했던 윤석열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제3지대에서 보수 혁신을 이끌면서 정권교체를 이루기를 기대했는데 국민의힘에 덜컥 입당하고, 이후 중도층 표심과는 동떨어진 오른쪽에 기운 메시지를 내놓는 것에 대한 실망감이 작용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대선을 앞두고 중도층이 당분간 ‘혼전세’를 보이다가 대선 후보의 자질, 먹고사는 문제 해결 능력 등을 보고 표심을 결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은 “중도층 표심은 당분간 혼전세로 가지 않겠나”라며 “중도층의 표심에는 진영 논리보다는 대선 후보의 자질, 능력, 태도 등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중도층 표심에는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또한 2016년 촛불광장에서 국민들이 요구했던 민심을 민주당이 제대로 대변했는가도 심판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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