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제354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출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 격차가 다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뉴시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제354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출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 격차가 다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쟁구도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오랜 고민은 강성 친문의 비토가 강하다는 점이다. 이 지사는 지난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친문과 극심한 갈등을 엮었다. 이 때문에 이 지사가 강성 친문 지지층의 마음을 얻는 것은 대선 경선 승리를 위한 최대 과제 중 하나로 꼽혀왔다.

대선 본선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된 최근에도 정치권에서는 이 지사에 대한 강성 친문 지지층의 비토가 여전히 강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이 지사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지지율 50%를 넘기며 이낙연 전 대표와의 지지율 격차를 더욱 더 벌렸다. 지난 7월 예비경선을 거치며 지지율 상승세를 탄 이낙연 전 대표가 이재명 지사를 바짝 추격했었지만 다시 두 주자의 지지율은 벌어졌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달 27~28일 범진보권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를 실시한 결과,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재명 지사(54.0%)가 이낙연 전 대표(29.7%)를 24.3%포인트 앞섰다.

같은 기관의 7월 9~10일 범진보권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재명 지사(46.1%)와 이낙연 전 대표(35.9%)의 지지율 격차가 10.2%포인트였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기관이 합동으로 지난달 23~25일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를 실시한 결과,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 지사의 지지율은 54.0%, 이낙연 전 대표는 21%로 집계됐다. 두 주자의 지지율 격차는 33%포인트였다.

같은 기관의 지난 7월 12~14일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재명 지사(47%)와 이낙연 전 대표(30%)의 지지율 격차는 17%포인트였다.

◇ 이재명, 본선 시 고민

그러나 이 같은 지지율 격차에도 불구하고 이 지사는 마냥 웃으며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지사가 경선에서 승리해 본선에 진출할 경우 민주당 지지층이 이탈하는 흐름이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KSOI의 ‘지지 후보가 최종 후보가 되지 못할 경우 후보 선택’에 대한 조사(지난달 27~28일)에서 이낙연 전 대표 지지층 가운데 ‘같은 정당의 최종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45.2%)은 50%를 넘지 못했다. 나머지 41.7%는 이 지사에게 흡수되지 않고 ‘다른 정당 최종 후보 지지’(19.7%) 또는 ‘아무도 지지하지 않겠다’(22.0%)를 선택했다. ‘잘모르겠다’는 응답은 13.1%로 집계됐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7월에도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JTBC 의뢰로 7월 17∼18일 실시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3.1%포인트) 결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낙연 전 대표의 양자 가상대결에서 이재명 지사를 지지하는 응답자 가운데 63.2%는 이 전 대표를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윤석열 전 총장 지지 응답은 6.8%에 불과했고 없음·잘모름은 30.1%로 집계됐다.

그러나 ‘윤석열 대 이재명’ 양자 가상대결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 지지층 가운데 이재명 지사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33.5%에 불과했다. 31.3%는 윤 전 총장 지지로 이동했다. 없음·잘모름은 35.3%였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최근 이낙연 전 대표 경선 캠프의 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이 이 같은 지지층 이탈 흐름을 지적했다가 ‘대선 경선 불복’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에 이재명 지사는 지난달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상대 후보 지지자 일부가 끝까지 저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도저히 저를 지지하라 설득하지 못하겠다는 타 후보 측 말씀. 온전히 받아들이고 그만큼 더 노력하겠다”며 “진심을 다해 더 노력하겠다. 부족함을 채우겠다. 실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아보겠다”면서 비토 세력 끌어안기에 나섰다.

그러나 이 지사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명낙대전(이재명·이낙연 대전)’이 더욱 심화되면서 경쟁 후보 지지층의 마음은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1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명낙대전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은 상당히 견고한 듯 보이지만 문제는 이재명 지사가 본선 후보가 됐을 때 이낙연 전 대표 지지층 상당수가 이탈한다는 점”이라며 “친여 성향의 표가 상당 부분 이탈한다는 것은 본선 경쟁력에도 빨간불이 켜진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 지사 입장에서는 상당히 심각한 사안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재명 지사가 경선에서 승리할 경우 패자 지지층을 어떻게 포용할 것인지 전략적 사고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