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마친 뒤 청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마친 뒤 청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5·18 폄훼 발언’ 등으로 논란을 산 국민의힘 노재승 공동 선대위원장에 대한 여론이 연일 악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에서도 우려를 표하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 위원장의 거취와 관련해 ‘버티기’로 일관하던 국민의힘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노 위원장의 논란 발언은 지난 5월 18일 자신의 SNS에 ‘5·18의 진실’이라는 한 유튜브 영상을 공유하며 “대한민국 성역화 1대장”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관해 노 위원장은 “5·18을 폭동이라 규정한 바 없다. 특별법까지 제정돼 민주적 토론을 불가하게 만드는 점에 대한 의문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노 위원장이 촛불집회에 대해 “무식한 손석희의 이야기를 믿고 멍청하게 광화문으로 나갔다”거나 “가난하게 태어났는데 그걸 내세우는 사람이 정말 싫다” 또는 “정상적인 교육을 받았으면 좋겠다. 이래저래 열등감으로 검정고시 치른 것을 자랑한다”는 내용의 글을 SNS에 공유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커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독립운동가 김구 선생에 대해 “국밥 좀 늦게 나왔다고 사람 죽인 인간”이라고 비하하는 페이스북 댓글을 단 사실도 확인됐다.

◇ 윤석열 후보에 입장 표명 요구 쏟아져

노 위원장과 함께 내정된 함익병 씨가 7시간만에 내정이 철회된 뒤 노 위원장에게서도 같은 논란이 일자 정치권에서는 일제히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8일 “영입된 지 3일 만에 드러난 비니좌 노씨의 과거 망언들은 ‘1일 1망언 후보’에 버금간다”며 “21세기 친일파를 자처하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문제 제기를 폄훼하고, 일본의 무역 보복에 맞선 국민의 자발적 불매운동에 대해선 ‘반일은 정신병’이라며 비아냥거렸다. 심지어 항일 독립운동가 김구 선생을 살인자라며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말로 모욕했다”고 노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열거했다.

그러면서 “영입된 지 7시간 만에 내정이 철회된 함익병 씨는 김종인 위원장의 추천이었음이 밝혀졌다. 그렇다면 노씨는 도대체 누가 영입한 것이냐”며 “윤석열 후보는 노재승씨를 영입한 경위와 망언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히라”고 압박했다.

정호진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도 “국민의힘이 5.18을 폭동으로 볼 수도 있다고 주장했던 노재승 공동선대위원장을 안고 가는 모양새다”라며 “각성했으니 기회를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사실상 두둔하고 있다. 전두환 씨 사망 당시 공식 논평 한 줄도 내지 않은 정당답다”고 비판했다.

이어 “5.18 폄훼 발언뿐 아니라 세월호 추모행사 비난, 정규직 폐지, 집회 때 경찰의 실탄 사용 등 그동안 발언은 극우세력들이 쏟아내는 반사회적인 발언과 맥이 닿아 있다”며 “물론 그동안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밝혀왔던 입장에 비춰봤을 때 코드가 통하는 인사는 분명하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일베 대통령이 되고 싶은 것이냐”고 지적했다.

특히 노 위원장의 검정고시 폄하 발언에는 검정고시 출신의 반발이 거셌다. 청년정의당 강민진 상임선대위원장은 본인이 검정고시 출신임을 밝히며 “당시 만연했던 체벌과 학생인권침해를 그냥 견딜 수 없어서 중학교 때 학교를 자퇴했다”며 “이런 제 인생이 남들보다 우월하지는 않지만 열등하지도 않다. 저 같은 사람 역시 ‘정상인’이다”고 호소했다.

◇ 국민의힘, 악화되는 여론에 “검토 중”

이와 같은 압박에 국민의힘도 노 위원장이 내정된 5일부터 7일까지는 버티는 형국을 보였으나 8일부터는 여론의 악화에 태도를 바꾸는 모습이다. 직접적인 언급을 꺼리던 윤 후보는 8일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선대위에서 이 분이 민간인 신분으로 한 이야기들에 대해 전반적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전에 한 이야기들을 쭉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영입철회 가능성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이후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위 수석대변인도 국회에서 “종합적으로 우려 깊은 눈으로, 주의 깊게 보고 있다”며 “생각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생긴 문제에 기성 세대와 똑같은 잣대를 대야 하는지 이견이 있어서 (판단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 젊을 때는 생각이 한쪽으로 깊게 쏠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노 위원장은 다분히 30대 중반인데, 20대에 적용될 만한 판단(기준)을 적용하는 건 너무 과하고 아전인수 아니냐는 비난도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권의 반응과 별개로 노 위원장은 본인의 과거 발언에 대해 “얼마든지 저에 대한 논평을 해주셔도 좋지만, 일개 사인이 온라인에 단문으로 적은 글이 함의하는 바를 최대한 왜곡 유포하려는 행위를 멈춰달라”며 “직책을 맡기 전과 후의 제 행동은 분명히 다를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외부 영입인사들의 과거 행적 때문에 내정 철회 또는 자진 사퇴가 이어지는 가운데 노 위원장의 이와 같은 해명이 여론을 반전시킬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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