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성남·서초=권신구 기자 수도권 집중 유세에 나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본진’을 넘나들었다. 경기도 안성에서 유세 행보를 시작한 윤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본진격인 경기도 성남을 찾아 이 후보를 향해 활시위를 겨눴다. 이어 그는 본인의 터전이었던 서울 서초구를 찾아 민주당에 대한 심판을 호소했다.
수도권 집중 유세에 나선 윤 후보는 17일 오후 1시경 경기도 성남시를 찾았다. 성남시는 지난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이 후보가 시장으로 재직했던 곳이다. 이를 바탕으로 경기도지사를 거쳐 대선 후보로 출마하게 된 만큼, 이 후보의 ‘상징’으로도 통한다.
사실상 ‘적진’에 뛰어든 윤 후보의 전략은 이 후보의 ‘원천’을 공략하는 것이었다. 성남시장 당시 보여준 행정력이 이 후보의 정치적 자산으로 여겨지는 만큼 이를 흠집 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공격 무기는 단연 ‘대장동 의혹’ 등 이 후보 재직 시절 불거진 각종 의혹이었다. 윤 후보는 이를 일일이 열거하며 “이게 행정인가”라고 힐난했다.
윤 후보는 “성남이 정말 서울의 강남 못지않은 훌륭한 곳인데 참 대장동 게이트라는 것 때문에 우리 시민들께서 자존심 상해하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도대체 도시 개발을 한다고 해놓고 3억 5,000만원을 넣은 사람이 8,500억을 받아 가게 하는 건 대한민국을 떠나 지구상 어디서도 본 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현동 개발 의혹’에 대해 그는 “대체 시민들 사는 아파트에 50m 옹벽을 쳐놓은 걸 대한민국 산림청장도 처음 봤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에 임대아파트 지어서 저소득층 청년들 주거 보장하겠다고 한 건데, 임대는 10%만 달라고 하고 (시행업체만) 떼돈을 벌게 만들었다”고 힐난했다.
윤 후보는 성남 FC 후원금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맹폭을 가했다. 그는 “여러분이 사랑하는 성남FC 축구단, 시민의 사랑받고 지원을 해줘야 한다”면서도 “그런데 성남시 용도변경 현안 있는 기업에게 3년 동안 165억원을 거둬들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남시의회가 이 165억 용처 대라고 하니까 못댄다고 한다”며 “그걸 왜 공개를 못 하는 건가”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부정부패’라며 날을 세웠다. 그는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 인구 100만 성남시를 이렇게 운영했는데 5천만 대한민국 운영하면 나라 꼬락서니가 어떻게 되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26년간 보수‧진보, 내 편‧네 편 할 거 없이 부정부패만 감시해온 사람”이라며 “국민의 이익을 위해 불법적인 기득권의 이 행태를 타파하고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 “악의적 집값 폭등”… ‘부동산 정책’ 맹폭
경기도를 떠난 윤 후보는 서울 송파구를 거쳐 서초구 집중 유세에 나섰다. 상대적으로 보수당의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뿐만 아니라 그가 실제로 거주하는 지역인 데다가 검사 출신인 그에게 서초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상징’처럼 볼 수 있는 지역이다.
서초 유세에 나선 윤 후보의 공세 포인트는 ‘부동산’이었다. 그는 “이 사람들은 도무지 건국 이래 구경하지도 못한 이런 집값 폭등을 만들어 냈다. 스물여덟 번의 주택 정책으로 계속 실패를 거듭해 왔다”며 “저는 이 사람들이 실수한 거라고 생각지 않는다. 이건 일부러 악의적으로 집값을 폭등시킨 것”이라고 맹폭했다. 양극화를 심화시켜 서민들의 표를 받기 위한 정치적 술수라는 설명이다.
윤 후보는 “국가가 할 수 있는 건 집을 갖고 있다가 팔고도 크게 세금 걱정을 안 해도 되고, 새로운 형태의 주거를 원하는 국민들에게 시장이 계속 주택 공급을 할 수 있게 규제를 원만히 해주면 그냥 돌아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서울시를 10년 동안 장악하는 동안 추진되는 재건축, 재개발도 다 중단시켰다”며 “거기에 세금은 또 무지하게 때리고, 다주택자는 또 범죄자 취급한다”고 힐난했다.
이 자리에서 윤 후보는 이번 대통령 선거는 ‘민주당에 대한 채찍질’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윤 후보는 “국민 여러분께서 저를 이 자리에 서게 하신 것만으로도 부패하고 무능한 이 민주당 정권의 파산선고나 다름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철 지난 좌익 혁명이론에 빠져서 수십 년 끼리끼리 자기들끼리 동지의식으로 살아온 사람들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거덜내고 있다”며 여권을 정조준했다.
윤 후보는 “제가 늘 말하지만 민주당에 훌륭한 정치인이 많이 있다. 그런데 철지난 좌익 혁명이론에 빠져있는 사람들이 민주당을 다 장악해 과거의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을 배우고 자란, 상식과 애국심을 갖춘 민주당 정치인들이 기를 못 펴고 있다”며 “그래서 저 대장동 사건을 만들어낸 그런 사람이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로 선출이 된 그런 정당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나라가 잘 되려면 국민의힘만 갖고는 안된다. 민주당도 제대로 서야 한다”며 “제대로 서려면 국민 여러분께서 과거 선거 때마다 여러 차례 국민의힘을 심판해 주셨듯이 이제 더 늦추지 말고 이 민주당을 심판해 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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