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는 상반기 수입차시장에서 3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공고한 입지를 지켰다. /시사위크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 등 독일 자동차 브랜드가 한국시장 수입차 판매량 상위권을 독식했다. 독일 3사 중 벤츠와 아우디는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섰음에도 판매량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최근 메르세데스-벤츠와 포르쉐, 닛산 등 3개 수입차 브랜드가 과거 배출가스를 조작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또 아우디가 지난해 10월부터 국내에 새롭게 출시한 준대형 세단 A6는 주행 중 시동꺼짐 및 차량 하부 물고임 결함이 발견돼 최근 리콜(결함보상·소환수리)을 진행했다. 그럼에도 수입자동차 업계에서 독일 자동차 브랜드가 상위권을 독식하는 모습이 다시 나타났다. 

◇ 결함·기망 행태에도 판매량 상위권… ‘소비자와 접점↑’ 영향 분석  

한국 소비자를 기망하는 행태나 자칫 생명을 잃을 수 있는 결함 발생 등 구설수가 이어지는 중에도 한국시장에서 벤츠와 아우디, 포르쉐 등 독일 자동차 브랜드의 판매량은 줄곧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한때 ‘불자동차’ 오명을 쓴 BMW도 현재는 다시 상위권에 올랐다.

한차례 논란으로 판매대수가 급감했으나 다시 회복한 일부 자동차 브랜드의 공통점으로는 소비자와 접점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실제 수입차 브랜드 판매량 1위 자리를 4년 연속 독식하고, 올해도 1∼5월까지 줄곧 1위를 수성하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의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수는 독보적이다. 벤츠의 전시장 수는 공식홈페이지 기준 서울 17곳, 경기권 16곳, 부산 6곳 등 전국에 총 59개 지점이 구축돼 있다. 이와 함께 서비스센터 수도 서울 19곳, 경기 16곳 등 전국에 63개 센터를 운영해 고객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이어 과거 차량결함으로 인한 화재사고로 판매량이 급락했다가 수입차 업계 2위에 다시 올라선 BMW는 전국에 52개 전시장과 61개 서비스센터를, 배출가스 조작사태로 한국시장에서 인증 취소를 겪은 후 다시 판매재개에 돌입해 최근 수입차 업계 3위 자리를 탈환한 아우디는 36개 전시장과 41개 서비스센터를 구축해 한국시장에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아우디 다음으로는 폭스바겐이 34개 전시장, 35개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볼보(전시장 26곳·서비스센터 27곳) △미니(21곳·24곳) △지프(18곳·21곳) 순이다.

올해 5월 기준 수입차 브랜드 판매량 상위 10개사는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쉐보레 △볼보 △포르쉐 △미니 △지프 △렉서스 순이다. 올해 누적 판매량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볼보까지는 순위 변동이 없으며, 7위부터 △미니 △포르쉐 △포드 △지프 순이다.

앞서 한국지엠을 통해 영업망을 넓힌 쉐보레와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를 제외하면 판매량 상위권 수입차 브랜드는 ‘전시장 수=월간 판매량 순위’가 일치한다. 일본차 브랜드의 경우 토요타·렉서스는 20개 이상의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렉서스 52곳)를 구축했으나, 지난해 보이콧재팬 직후 판매량이 급감하고 아직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독일차들이 수입차 브랜드 판매량 상위 10개사 중 1∼4위와 8위를 차지하는 등 상위권 절반 이상을 독식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100여년의 기간 동안 쌓여온 기술력을 꼽기도 한다.

실제로 한국연구재단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에 등재된 논문 ‘브랜드 역사가 브랜드 디자인 선호도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비교적 더 오랜 역사를 지닌 브랜드를 더욱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김대건 대경대학교 자동차딜러과 교수는 “자동차의 경우 소비자에게 영향을 많이 미치는 부분으로는 대외적으로 비쳐지는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가 중요하다”며 “여기에는 자동차 브랜드의 역사와 서비스품질, 영업사원의 태도 등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BMW나 아우디는 한때 논란의 중심에 선 브랜드지만, 최근 다시 판매량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그간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의 결과물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동차 판매 대리점이 많거나 A/S센터 구축이 잘 돼있을 경우 소비자와 접점이 상대적으로 많을 수 있는데, 이 경우 판매량 증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이와 관련해서는 연구가 진행된 사례가 거의 없어 직접적 영향관계가 있다고 확답을 하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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