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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들 앞서 나가는데”… 규제에 막힌 韓 ‘ICT산업’
“선진국들 앞서 나가는데”… 규제에 막힌 韓 ‘ICT산업’
  • 박설민 기자
  • 승인 2020.08.0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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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빅데이터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선진국들은 해당 분야 산업에 적용된 규제를 완화가고 윤리적 규범을 포괄하는 등 전방위적인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ICT기술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각종 규제에 가로막혀 산업 발전이 더딘 상태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오랜 세월 과학기술은 생명체와 같이 끊임없이 진화하고, 변화했다. 진화하는 과학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인 집단은 결국 승리했고, 그렇지 못한 집단은 도태됐다. 잔인하지만 이것이 인류 문명이 발전한 ‘적자생존’의 방식이다.

물론 현재는 과거처럼 전쟁과 같은 폭력적인 방식으로 과학기술이 밀리는 국가가 점령당하는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과학기술은 지금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글로벌 선진국들은 미래차,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핵융합, 통신 등의 새로운 과학기술분야에서 엄청난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 해외 선진국, AI·빅데이터·자율주행차 등 신(新)산업 지원 ‘적극’

6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이 발표한 ‘주요국 신산업 지원 정책 실태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들이 AI·빅데이터 등 ICT분야 신산업 분야에 파격적인 지원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4차 산업혁명 분야의 ‘꽃’과 ‘쌀’이라 불리는 AI와 빅데이터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선진국들은 해당 분야 산업에 적용된 규제를 완화가고 윤리적 규범을 포괄하는 등 전방위적인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먼저 미국의 경우, AI분야에서 자국의 리더십 유지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을 공표한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2월 ‘미국 AI 이니셔티브(The American AI Initiative)’ 행정 명령을 발표했다. 

해당 행정명령에는 AI 연구개발 투자 확대, AI 학계·산업계 종사자 대상 정보 인프라 개방, AI 인재양성, 자국의 가치와 이익에 부합하는 AI 시장개방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또한 올해 1월 ‘AI 어플리케이션 규제에 관한 가이드’도 발표하고, AI 기술개발과 활용을 저해하는 규제 장벽을 최소화할 것을 강조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 2018년 4월 50개 이상의 기업·기관들과 총 10억 파운드(한화 1조 5,578억) 규모의 AI 관련 민관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AI 분야 박사 인력 1,000명을 지원하고, 세계 최초의 데이터 윤리 및 혁신센터 설립을 추진할 방침이다.

일본도 2016년 ‘AI 산업화 로드맵’을 통해 경제·사회 전 영역을 복합적으로 연결시키는 AI 생태계 조성 전략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데이터 기반의 AI 서비스, 공공 AI 서비스 및 대중의 활용 확대를 강조했다. 지난해에는 ‘AI 전략 2019’에서 AI 시대의 인재 육성과 글로벌 AI 연구·교육 네트워크 구축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글로벌 자율주행차 시장이 오는 2035년까지 약 1조 달러 이상 규모의 성장과 함께 전체 자동차 판매 대수의 24.8%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글로벌 선진국들도 활성화를 위해 보조금 지원, 통신망과 충전설비 확장 등 상용 인프라 구축을 통한 미래 자율주행차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Shutterstock
글로벌 자율주행차 시장이 오는 2035년까지 약 1조 달러 이상 규모의 성장과 함께 전체 자동차 판매 대수의 24.8%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글로벌 선진국들도 활성화를 위해 보조금 지원, 통신망과 충전설비 확장 등 상용 인프라 구축을 통한 미래 자율주행차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Shutterstock

또한 AI·빅데이터 분야가 적용된 자율주행 자동차 분야에 대한 글로벌 선진국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전경련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자율주행차 시장이 오는 2035년까지 약 1조 달러 이상 규모의 성장과 함께 전체 자동차 판매 대수의 24.8%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글로벌 선진국들도 활성화를 위해 보조금 지원, 통신망과 충전설비 확장 등 상용 인프라 구축을 통한 미래 자율주행차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16년에는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차의 안전강화를 위한 ‘연방자율주행차량 가이드라인’을 공개하며 자율주행차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2018년에는 미국 전역의 자율주행차에 대한 일관된 운영 원칙과 환경 조성을 위해 ‘자율주행시스템 3.0’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는 뉴욕에서 자율주행 셔틀버스 ‘옵티머스 라이드’ 운행시작하는 등 시범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정부와 민간이 협력 하에 자율주행차 분야를 이끌고 있다. 현재 중국의 대표적인 ICT기업인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은 정부의 지원 아래 ‘스마트카’ 분야의 운영체제를 개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자율주행차 도입을 위해 30개 도시에 5G테스트베드도 구축하고 있다.

일본의 도요타는 AI 연구개발 거점으로 도요타 리서치 인스티튜트(TRI)를 미국 실리콘 밸리에 설립하고, 5년간 10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또한 일본 자동차연구소(JARI)는 지난 2017년 이바라키현에 건설하고, 일본의 기업과 대학 연구소에 대여해 산·학·연 공동 연구기반시설로 활용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해당 연구시설에서 평가방법을 확립시켜 자율주행차의 업계 표준을 구축하고 있다. 

◇ “규제는 많고, 필요한 법안은 없고”… 고통 받는 韓 ICT산업

글로벌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역시 정보통신기술(ICT)분야를 중심으로 과학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발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우리나라는 스스로 만든 ‘규제’라는 장벽에 가로막혀 과학기술 발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는 AI·빅데이터 분야는 규제와 관련 법안의 미흡함에 가로막혀 발전이 지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자율주행차 분야의 경우, 허가 구역에서 임시 운행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제 네거티브 전환이 지연되고 있다. 자율주행특구 규제샌드박스 도입도 추진이 더디다. 이밖에도 공공장소에서의 영상정보 수집 제한, 자율주행차용 주파수 할당도 미비한 상태다. 

AI분야도 제반 윤리규정과 가이드라인, 필수 법규 등이 부족해 제정이 필요한 상태다. 빅데이터 분야도 데이터 3법 개정안이 통과되긴 했지만,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데이터를 확보하고 안전하게 유통·거래할 수 있는 제도와 데이터 활용 활성화법 등의 제정도 요구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가 발표한 2019년 국가경쟁력 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총 141개국 중 정부 규제 부담 항목에서는 87위를, 정부 정책 안정성 항목에서는 76위로 매우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그래픽=박설민 기자

세계경제포럼(WEF)가 발표한 2019년 국가경쟁력 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총 141개국 중 ‘기업의 기술발전과 비즈니스 활동을 제약하는가’를 평가하는 ‘정부의 규제 부담’ 항목에서 87위를 기록했다. 이는 방글라데시(84위)나 에티오피아(88) 등 세계 최빈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정부의 정책 안정성’ 역시 76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세네갈, 케냐, 카메룬보다 못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졋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주요국들의 신산업 육성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국 속에서도 혁신을 저해하는 규제를 해소하려는 노력은 계속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단기간에 시장성 검증과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신산업은 장기적 관점의 연속성 있는 정부 지원책이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혁신성장 2020 전략투자 방향’ 등의 신산업 지원정책을 발표하고 신기술·신서비스의 원활한 시장진출 지원을 위해 실증테스트를 허용하는 ‘규제 샌드박스’도 도입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2020년 규제혁신 추진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달 3일에는 가상·증강현실(VR·AR) 선제적 규제혁신 로드맵’(이하 규제혁신 로드맵)을 발표하고, 제조, 교통, 산업, 공공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VR·AR기술이 활용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정부는 향후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로드맵의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기술발전 양상과 환경변화를 고려해 주기적으로 정비해나갈 계획”이라며 “한국판 뉴딜 관련 로드맵 수립을 지속 추진해 올해 안으로 로봇, AI 등에 대한 규제혁신 로드맵도 수립·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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